앨리꿈 이야기  2018. 03. 01. 목


새로운 회사에 입사하는 꿈이다. 꿈 중에서도 가장 재미없는 꿈이 이런 현실적인 소재의 꿈이 아닐까 한다. 일하는 꿈, 회사에서 스트레스받는 꿈, 시험 치는 꿈 등.. 차라리 공룡에게 쫓기거나,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게 쫓겨서 끝없이 도망을 다니며 온 세상을 누비는 꿈이 더 재미있긴 하다. 


이미 현실에서 충분히 겪은 일들을 꿈속에서 또 겪고 싶진 않으니 말이다. 현실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경험하면서 짜릿한 쾌감을 느끼기도 해야 꿈 꿀 맛이 나지 않겠는가? 그것이 비록 악몽이라 할지라도 모험을 즐기는 나에겐 더없는 기회의 장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꿈이란 것이 현실을 바탕으로 한 온갖 짜깁기의 기술로 탄생한 종합예술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새로운 직장에 첫 출근을 하여 일을 하고 있다. 본사 직원과 통화해서 전달받아야 할 사항이 있어서, 전화를 걸었고 여자분이 받는다. 내 소개를 간단히 하고 본론을 얘기하려고 하는데 그쪽 업무가 너무 바빠 보인다. 통화 중에 그쪽 다른 전화벨이 쉴 새 없이 울려서, 그녀가 다른 전화를 받고 올 동안 기다렸다가 다시 통화하면 또 전화가 오고 기다리고.. 계속 이런 식이라서 제대로 얘기를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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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쁘지 않은 시간에 전화를 좀 달라고 부탁하고 끊는다. 때마침 사장님이 나와서 어떻게 됐냐고 물으시고, 나는 방금 전의 상황을 보고한다. 내가 먼저 들어가서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한발 늦은 것이 마음에 조금 걸린다. 60대 정도로 추정되는 남자 사장님이다. 


다른 일을 한참 하고 있는데 회사 전화벨이 울린다. 받으며 어떤 상호를 말했는데,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조금 전에 통화했던 여자분이 아니라 나이가 꽤 지긋한 어떤 남자분이다. 서로의 소개를 간단히 하고 일상적인 대화를 좀 나누다가 업무에 관련된 얘기를 본격적으로 하려고 하니, 그 분도 바쁘신지 전화를 자꾸 끊으려고 하신다. 


도대체 이 회사는 무슨 업무 전달 한번 받는데 이렇게나 힘든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안 바쁘실 때 언제라도 연락 달라고 말한다. 덧붙여 "내일 점심때도 좋고, 오전 일찍 전화 주셔도 좋고.. 저는 언제든 좋습니다."라고 말하고 통화를 끊는다. 아까부터 나와서 내 통화를 듣고 있던 사장님이 대뜸 이렇게 말한다. 





"오전은 무슨 오전!! 아침 댓바람부터 재수 없게 왜 여자랑 통화하겠냐고!!"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말 같지 않은 말에 대꾸를 할 필요도 없는데, 꿈속에선 꽤 화가 많이 났나 보다. 현실 같았으면 그 정도 수준의 인격밖에 안되는 사람과 굳이 이성적인 대화를 나누려고 시도하진 않았을 것이다.


맨 정신의 사람이 만취한 사람과 굳이 이성적인 대화를 나누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맨 정신인 사람이 그 상황을 알아서 피하면 된다. 만취한 사람보다 더 대화하기 힘든 사람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냥 무시가 정답이다. 


꿈속에서 나는 그리 현명하진 못했다. 화가 난 그대로 할 말을 모조리 다 하고, 사장에게 대들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 사장은 나를 아이 대하듯 하며, 회초리를 맞아야겠다고 말하며 갖가지 종류의 회초리를 들고 오는 것이다. 그중에는 얇은 회초리뿐만 아니라 두꺼운 각목까지 있다. 지금 저걸로 나를 때리겠다고? 나는 너무 어이도 없어서 더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나는 참지 않고 모든 말을 다 쏟아붓고, 회사 문을 쾅 닫고 그곳을 빠져나온다.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날았다. 높게 날진 않았고 비교적 낮은 높이로 빠르게 날고 있다. 그렇게 날아가면서 생각해보니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직장을 잃은 건 둘째치고, 그 대표는 꽤나 파워가 있는 사람으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단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내 신변의 위협은 물론이거니와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위험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몰려든다. 


그가 사람들을 시켜서 나를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우선 안전한 곳을 찾아서 가족 모두를 피신시켜야겠다고 생각한다. 긴 강줄기를 따라 날아가다 보니 어떤 마을이 하나 나온다. 날아다니며 아래를 보니 외국인들이 많다. 무슨 영어 마을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나를 숨겨주고 도와줄 사람이 없을까 간절한 마음으로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그때 그 남자가 보인다. 자각몽 상태에서 항상 찾게 되는 그 남자.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남자. 물론 형상은 그 사람이 맞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은 내가 만들어낸 것일 뿐이다. 


한없이 따뜻하고 다정하고, 언제나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사람이다. 그가 보이자 나는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그를 향해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간다. 그에게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데 눈물만 줄줄 나오고 그를 보자 긴장이 풀려서 제대로 걸을 수도 없다. 그는 나를 부축해서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준다.



앨리의 꿈 일기 : 직장 상사에게 화내는 꿈, 소리치는 꿈, 말싸움, 말다툼하는 꿈 해몽




이전에 다른 꿈 포스팅에서 화내고 소리치는 꿈에 대해서 다룬 적이 있다. 일반적인 해몽으로는 내가 상대방에게 화내고 소리치는 꿈은 길몽으로 풀이하는 반면, 상대방이 나에게 화내고 소리치는 꿈은 좋지 않게 풀이한다. 실제로 다투게 될 일이 생기거나, 상처받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꿈속에서는 내가 화내고 소리쳤으니 길몽일까? 물론 길몽이라고 믿고 싶다. 결론적으로 든든한 사람의 보호를 받으며 이야기는 끝났기 때문에 길몽이라고 생각한다. 


꿈을 꾸면서, 혹은 꿈을 꾸고 나서 내 기분은? 조직 안에서 권력을 가진 자가 부정, 부패, 권력 남용, 약자를 괴롭히는 불의의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분개할 때가 많다. 내가 일했던 작은 조직 안에서도 마찬가지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불쾌한 감정들, 분노, 불안함, 답답함이 꿈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한다. 


그들과 대적할 힘도, 불만을 토로할 현실도 되지 않아서 꿈속에서라도 맘껏 퍼부은 것일까? 어쨌든 통쾌하고 시원한 마음은 없었고, 찝찝하고 불안한 마음이 컸다. 그런 마음이 든 것은 그만큼 현실에서 내가 약자이기 때문이다. 불안하고 절실한 순간 이상형의 그 남자를 만났을 때는, 엄마를 만난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요즘 꿈 내용이 이런 식으로 쫓기고, 칼에 찔리고, 공격당하고 놀라서 깨고... 계속 악몽의 연속이다. 정확한 해결책은 당장 찾지 못하더라도 이런 나의 상태를 직시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정확한 상태를 아는 것이 해결책을 찾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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