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사람들은 밤에 꾼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꿈을 꾸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간밤에 꾼 꿈 이야기를 떠올려보고, 스토리를 정리하는 것이다. 


그것은 나의 오래된 습관이다. 그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큰 의미는 없다. 다만 하루 일과를 마치며 일기를 쓰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무의식 상태로 꿈 여행을 한 시간들을 정리하는 것 뿐이다. 


꿈이란 때론 괴이하고, 앞뒤가 맞지 않고, 황당하고 엉뚱하다. 또는 너무나 신비롭고 아름다우며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감동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또는 하루종일 보고 듣고 행동한 것들의 일부 조각들이 재편집되기도 하고,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의 숨겨진 심리가 드러나기도 한다. 


드물게는 가까운 미래나 혹은 먼 미래의 일들을 미리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꿈의 세계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들은 많지만, 확실히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심리적 분석과 과학적인 증명도 꽤 좋아하지만, 가끔은 있는 그대로 꿈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이 카테고리에서는 매일 꾸는 꿈과 과거에 꾼 꿈들 중 특별한 이야기를 하고, 그에 따른 내 생각, 심리 이야기나 해몽 등을 덧붙여 볼까 한다.


2017. 12. 26. 화


 앨리의 꿈 일기  시험 보는 꿈  시험 망치는 꿈  개한테 물리는 꿈 


책상 앞에 앉아 있고, 시험지가 눈앞에 보인다. 고등학교? 다시 고등학생이 된 걸까?? 수능시험을 치는 것 같기도 하고, 한글 지문이 긴 것으로 보아 언어영역인 것 같다. 글자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고, 울렁울렁 거리며 움직이는 것도 같다. 


움직이는 글자를 붙잡으려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애를 쓰고 있다. 시간은 째깍째깍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시간이 모자랄 것 같은 불안감. 지문이 제대로 읽히지도 않는데, 문제를 풀 수나 있을까! 


그래도 주어진 이 상황에서 어떻게든 최선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 집중 또 집중했다. 내 속도가 너무 느린 것 같다. 이러다가 문제를 다 풀지 못하고 제출하게 생겼다. 조급한 마음에 손에는 식은땀이 난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한 페이지를 다 풀고 뒷장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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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갑자기 종이에서 동영상이 플레이 된다. 오~~ 해리포터 한 장면 같다. 시험지에 이런 기술이 들어가다니.. 지금은 대체 몇 년도지? 그 신기한 동영상을 넋을 잃고 보다가 시간을 너무 많이 지체해 버린다. 


아 시간.. 시간이 모자라. 아직 절반도 풀지 못한 것 같은데, 시계를 보니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이미 제정신이 아니다. 집중도 되지 않고, 문제를 집중해서 풀 수도 없다. 안되겠다. 찍기라도 해야지. 


그렇게 남은 절반 이상을 찍기를 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친구가 "아닌데? 그거 3번 아니고 1번인데?"라고 한다. 그리고는 아예 자신의 시험지를 보여주며 답을 다 알려주고 있다. 


급하면 찍는 것보단 친구 답안지를 베끼는 게 나을 텐데 무슨 자존심인지 나는 그 시험지를 쳐다도 보지 않는다. 나는 차라리 그냥 찍는 것을 택한다. 꿈에서까지 나는 너무 바른 인간인가.. 쯧쯧. 


그때 교실은 갑자기 어릴 때 살던 우리 집으로 바뀌고, 내 앞에 어릴 때 엄마가 사용했던 좌식 화장대가 보인다. 밑에는 사람 손이 하나 정도 들어갈 공간이 있다. 그 구석이 갑자기 클로즈업 되더니 거기에 무언가 살아있는 생명체가 있다. 새끼 강아지 같은데, 왜 저 안에 있는 걸까? 



손을 내밀자, 더 구석으로 기어들어간다. 그 모습이 너무 가엾고 처량하게 느껴져서 마음이 아프다. 
그때 갑자기 전속력으로 튀어나와서 내 손을 콱 깨문다. 아직 새끼라서 많이 아프진 않았지만, 이빨이 느껴진다. 빨간색 겨울 니트를 입은 조그마한 강아지다. 


놓지 않고 계속 물고 있으니 점점 이빨이 파고드는 게 느껴져 고통스럽다. 계속 시간은 흐르고 시험은 쳐야 하고.. 너무 난감하다. 친구들은 문제를 진작 다 풀었는지 시험지를 덮고 쉬고 있다. 친구들에게 시험 마무리 좀 하게 이 강아지 좀 잡고 있어 달라고 말한다. 


정말 몇 분 남지를 않았다. 그런데 이 강아지는 왜 화장대 밑에 있었던 것인지, 내가 언제부터 이 강아지를 키웠는지, 내가 돌본 기억이 없는데 뭘 먹고 지냈던 건지, 먹이지도 씻기지도 못한 것이 갑자기 미안해져서 시험에는 더더욱 집중이 되질 않는다. 


내 손을 물었던 것은 마치 원망 같다. 자신을 버려두고 돌봐주지 않아서 얼마나 화가 났을까.. 시험은 망쳐버렸을까.. 시험은 마무리도 못하고 그렇게 다른 꿈으로 이어진다.


다시 학생이 되는 꿈, 특히 시험을 보는 꿈은 꿈 중에서 가장 재미없는 꿈이 아닐까 한다. 심리 상태가 불안하고 초조할 때 많이 꾸는 편이다. 시험 시간이 말도 안 되게 부족하거나, 눈이 보이지 않아서 문제를 전혀 풀 수 없거나, 시험공부를 전혀 하지 않아서 아는 문제가 하나도 없거나, 손이 말을 듣지 않아서 답안 체크를 할 수 없거나, 시험지의 글자들이 울렁울렁 거리면서 도망을 다니거나...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시험을 망치는 꿈이다. 



왜 그 순간 자각을 못했을까
꿈이라는걸. 자각해 버리면 꿈을 재밌게 바꿔버릴 수 있는데 말이다. 시험을 치지 않아도, 다시 학생이 되는 꿈 자체가 참 재미가 없다. 나는 항상 현재가 좋고, 나이가 10~20살이 다시 어려질 수 있다고 해도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꿈은 또다시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생각에 갑갑함이 밀려온다. 그렇게 반복적으로 꾸고도 '또 학생이네 또 학교 다녀야 하네? 졸업한 것 같은데 또 다녀야 하나.' , '대체 언제까지 다녀야 하지?' 라는 걱정과 고민을 꿈속에서 한다. 


그리고 꿈에서 깨면 그게 꿈이란 사실이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곤 한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기분으로 열심히 치열하게 살고 있지만, 결과물은 못마땅한 지금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꿈같다.


꿈해몽을 해보자면 좁은 화장대 밑에 숨어 있던 강아지, 내 손을 아프게 깨물고 놓지 않았던 강아지가 나 자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잠을 자거나 먹는 것을 소홀히 하며 스스로 잘 돌보지 못했던 것을 무의식 세계에서 스스로 원망하고 질책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개인적 상황이 구석으로 숨고 싶은 기분이라 그 강아지는 어둡고 좁은 곳에 숨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런 자신을 가엾고 처량하게 느끼는 또 다른 나. 


여러 가지 일들에 모든 에너지를 쏟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외면하고 보살피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돌보는 것이 첫째이다. 어떤 경우에도 그게 미뤄져서는 안된다. 무의식 상태의 자아가 내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 같은 기분이다. 잊지 말고, 미루지 말고 나를 더 사랑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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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9 - [▶ DREAM TRAVELER] - 꿈 일기를 통한 해몽 : 개한테 물리거나 개를 죽이는 꿈 / 새가 쪼는 꿈.


  1. 2018.01.05 21:45

    비밀댓글입니다

    • 2018.01.05 22:0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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