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의 꿈 일기  - 87번째 - 바보 같은 사랑 이야기



2018. 05. 21. 월


하룻밤 꿈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등장할까? 내 꿈에는 수많은 사람, 군중, 동물, 사물, 장소 등이 등장한다. 


가족, 친구, 동료, 친한 사람,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 한두 번 스친 사람, 전혀 모르는 사람, 사랑했던 사람, 애증이 남은 사람, 썸 탔던 사람, 썸 타는 사람, 유명한 가수, 배우, 이상형의 사람 등등...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꿈을 워낙 많이 꾸니까 하룻밤 꿈에 많은 사람들이 번갈아가며 등장할 때가 많다. 어떤 날은 특정한 한 사람이 꿈 내내 나타날 때도 있다. 배경과 함께 스토리는 계속 바뀌는데 특정한 한 사람은 계속 등장하는 것이다. 


계속 여기저기 나타나 나를 따라다니거나 혹은 반대로 내가 그를 찾아헤매 다니기도 한다. 보고 싶어서, 사랑하니까..라고 단정 짓기에는 이 감정도, 우리 사이도 참 애매하고 복잡하다. 살다 보면 이런 애매한 관계가 생기게 마련이다. 내 감정도 너무 애매해서 뭐라고 확답할 수 없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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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기 전에 예전 드라마 시가(시크릿 가든)를 다시 보고 있다. 제주도에서 김주원, 길라임, 오스카 세 명이 만나는 장면에서 오스카가 김주원에게 묻는다.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두 사람 대체 무슨 사이야?? " 


그러자 김주원이 답하길 "전 세계가 약 230개국이고 그중에 나 같은 사람은 5개 국어를 하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무슨 사이인지 규정할 말이 없네?" 라고 말한다. 


그렇다. 내 꿈속에 자주 등장하는 이 사람도 뭐라 규정짓기 힘든 존재이다 내겐... 그럼 꿈 이야기로 들어가 본다.


꿈꾸는 내내 그가 종일 보인다. 깨고 나니 기분이 꽤 이상하다. 이 느낌은 대체 뭐지? 처음 시작은 어떤 학교 안이다. 나란히 붙어있는 책상의 왼쪽 자리에 앉아 있다. 원래는 오른쪽 자리가 내 자리였는데, 잠시 왼쪽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 


오른쪽 내 책상 위엔 필기하고 있던 두꺼운 노트가 펼쳐져 있다. 교실 안에는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Maroon5의 payphone 이다. 몇 년째 마룬5의 곡들을 지겹도록 들어도 아직 질리진 않는다. payphone은 이별한 남자의 감정을 이야기한 노래다. 


좋았던 시간으로 되돌리고자 했던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남자는 그녀를 향한 그리고 이 상황에 대한 슬픔, 미련, 원망, 분노, 체념 등의 복잡한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나는 교실의 왼쪽 자리에서 그 노래를 흥얼흥얼 따라 부르고 있는 중이다. 그때 내 옆의 오른쪽 자리로 누군가가 와서 앉는다. 나는 고개를 돌려서 보지는 않는다. 그 사람이란 걸 직감적으로 안다. 하지만 상관하지 않고 계속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는 내 노트에 있는 어떤 내용을 열심히 옮겨 쓰고 있다. 수업시간에 필기를 하지 못했나 보다. 꿈속 역할에 충실하자면 우리 사이는 별로 친하지 않은 같은 반 친구 정도인데, 왜 내게 양해도 구하지 않고 베껴 쓰는 건지 좀 황당했지만... 그가 내 노트를 그냥 들고 가져간들 난 아무 말 하지 않을 것이다. 


열심히 옮겨 적던 그가 불쑥 "무슨 곡이에요?" 하고 존댓말로 물어온다. 나는 그때야 고개를 돌려서 그를 본다. 그 사람 맞네. 그 사람 목소리 맞네.. 보고 싶었다..


무슨 어려운 질문을 했다고, 갑자기 내 머릿속은 하애지고 이 곡의 제목도 가수도 기억나지 않는다. "어... 이 곡은... 그러니까... 이 곡의 제목은.. 뭐지? 뭐더라? 왜 생각이 안 나지? 이상하다.. 생각이 안 나네.."라고 중얼거리며 당황스러워하는 나.


그가 존댓말로 물었으니 나도 존댓말로 답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입에서는 자꾸 반말이 나온다. 사실 반말이라기보다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느낌? 그에게 할 말이 많은데, 해야 할 말이 많았는데 무언가 더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눴어야 하는데, 바보같이 난 거기서 말을 맺고 만다. 



그는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고 없다. 나는 그가 무얼 그렇게 열심히 적었는지 궁금해서 내 노트를 살펴본다. 거긴 payphone의 가사가 적혀있다. 그는 이 곡을 몰라서 내게 물었던 게 아니다. 


그냥 내게 말을 걸고 싶은데, 무슨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을 뿐이다. 이 가사를 적으면서 그는 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좀 전에 보인 바보 같은 내 행동에 너무 속상해서 한참을 책상 위에 엎드려 있는다. 우린 둘 다 왜 이렇게 바보 같을까?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지만, 그래도 나는 늦지 않았다고 그를 찾아다니고 있다. 여기저기를 계속 헤매 다니다가 어떤 카페에 들어갔는데, 반려견 모임을 하는데 그중에 그가 보인다. 현실에선 따로 키우는 강아지는 없는데, 꿈에선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앉아 있다. 


내가 그에게 다가가자 그는 사라지고 없고, 그의 강아지만 남아 있다. 나는 그 강아지를 품에 안고 쓰다듬어 주며 예뻐한다. 카페에서 나와 길을 걷는다. 인적이 드물고 광활한 사막 같은 길이 나오기도 하고, 험한 언덕이 나오기도 한다. 



강아지는 없고 나 혼자다. 이 광활하고 험한 길은 그에게 가는 여정인가? 왜 내 사랑은 이렇게 늘 어긋나고 어렵고 힘든지에 대해 생각하자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 나는 홀로 걸으며 울기도 하고, 또 감정을 추스르기도 하며 계속 걷고 또 걷는다. 나는 아마도 매우 단단해졌을 것이다. 


어떤 언덕을 넘어가는 중에 커다란 달력이 눈앞에 보인다. 그중에 하나의 날짜에 동그라미 표시가 선명하게 되어 있다. 그 날짜 아래에 그의 이름이 쓰여있다. 저 날은 무슨 날이지? 그때 그의 모습이 보인다.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인 그는 꽤 바빠 보인다. 


바빠 보이니까 더 다가갈 수가 없다. 나는 먼 발치에서 그를 바라보다가 결국은 그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밤새도록 그를 찾아헤매고, 아슬하게 잠깐씩 모습을 보여주고 사라지는 그는 나를 너무 애타게 만들었다. 처음에 그를 그렇게 보낸 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 


이런 꿈, 내 감정을 고스란히 반영한 꿈을 꾸고 나면 기분이 꽤 이상하다. 며칠 동안은 이 꿈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제 사랑이란 감정에 많이 무뎌진 것 같은데, 이런 꿈은 다시 나의 뿌리까지 뒤흔들어놓는 기분이다. 바보 같은 사랑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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