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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성장/마음공부 & 감정읽기

나도 오늘 머릿속이 터진 만두 속인데, 오픈 마인드나 해볼까 우리?

by 앨리Son 2019. 4. 13.

 

2007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경성스캔들 2회 중에 나오는 송주와 완의 대사이다. 

 

송주 : 표정 한번 복잡하네. 머릿속이 복잡하다는 뜻?

 

완 : 너 기생 관두고 작두 타라.

 

송주 : 왜? 또 여자한테 맞았어?

 

완 : 아이.. 좀. 

 

송주 : 나도 오늘 머릿속이 터진 만두 속인데... 오픈 마인드나 해볼까 우리?

 

더 트렌디하고 작품성이 뛰어나고 재밌는 드라마가 많지만, 이 드라마가 아직까지는 내 인생 드라마이다. 아마도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만난 작품이라 그럴 테지. 16부작으로 짧았지만 회당 백번 이상 볼 만큼 한때 심하게 중독되었었다. 그냥 틀어놓고 라디오 듣듯이 들었으니까... 

 

주옥같은 명대사, 명장면과  OST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드라마 소개를 보면 "근대적인 윤리관 속에 서구문물이 유입되던 1930년 경성을 배경으로 독립운동과 모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라고 되어 있다. 일제강점기에 시대적 아픔을 지닌 청춘 남녀들의 사랑 이야기다. 

 

 

특히 달라도 너무 다른~ 모던 보이 선우완과 조마자(조선의 마지막 여자)라 불리는, 나여경이 어떻게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만들어가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드라마는 아프고 무거운 배경 속에서 사랑을 이야기한다. 남녀의 사랑, 동성의 우정, 이성의 우정을 모두 담고 있다. 

 

기생인 송주와 부잣집 도련님인 완 역시 솔메이트(소울메이트)라 불리는 사이다. 남녀 간의 사랑도 좋지만, 이런 우정이 정말 갖고 싶었는데... 현실에선 역시 쉽지 않은 것 같다. 모든 관계가 그렇겠지만 이성 간의 우정도 한쪽만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남녀가 친구가 될 수 있다! 없다!에 관한 논란이 얼마나 많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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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 끌림은 1도 없지만 이 사람 너무 편하고 말이 잘 통해서 평생 친구로 지내고 싶은 사람이 있다. 서로의 마음이 똑같다면 좋겠지만, 상대가 원하는 건 다른 관계다. 상대는 나를 이성으로 느끼는데, 나만 친구로 생각하며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다. 

 

상대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당분간은... 하지만 그 또한 평생은 불가능하다. 한 사람에겐 평생 못할 짓이 아닌가! 이렇게 서로 원하는 바가 달라서, 감정을 숨기지도 드러내지도 못해서 딜레마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 

 

글을 쓰다 보니 자꾸 산으로 간다. 요즘 주변에 사공이 너무 많아서 배가 자꾸 산으로 간다. 드라마 경스에 대한 소개를 하려고 이 글을 시작한 건 아니다. WYP? My point is, 제목 그대로다. "나도 오늘 머릿속이 터진 만두 속인데, 오픈 마인드나 해볼까 우리?" 

 

길을 걷다 보면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이 많다. 강아지는 흙을 파헤치고 냄새를 맡으며 오랜 시간 머문다. 사람은 기다려주지 못하고 목줄을 끌어당긴다. 강아지는 가기 싫어서 온몸으로 버티고 있는 게 명백히 보이는데, 사람은 강아지를 질질 끌고 간다. 온몸에 힘을 준 상태로 질질 끌려가니까 정말 힘들어 보인다. 

 

사람은 사람대로 강아지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없을 것이고, 강아지 역시 자기의 욕구가 있을 것이다. 사람에게도 사정이 있겠지만, 여하튼 강아지에게 순간 감정이입이 되어 너무 불쌍해 보였다. 저 강아지에게서 요즘 내 모습을 본 걸까? 

 

 

인간에게 있어서 자의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스스로 선택하고 원해서 하는 일은, 힘들어도 견딜 이유가 충분하다. 그게 감옥이든 지옥불이든 이유가 있어서 스스로 선택했다면 말이다. 내 인생 설계도를 내가 그려서 온 것이라면, 분명 지금 이 상황들도 내가 모두 설계했고 세부사항 역시 순간순간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기억을 지운 채 살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자의가 아닌 타의로 질질 끌려가고 있는 것 같은 나를 순간순간 발견한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엿 같은 기분이다! 공부를 막 하려는 순간에, 엄마의 공부하라는 소리는 공부하고 싶은 의욕을 말살시킨다고 하지. 

 

누군가는 방을 막 청소하려는 찰나에 청소하라는 소리를 듣고 청소하기 싫은 반발심이 생겨서 그 뒤로 몇 달간 청소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간에겐 이런 청개구리 심리, 반발심, 반항심이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나 보다. 

 

일과 인간관계 모든 상황에서 요즘 이리저리 휘둘리고, 질질질 끌려가는 기분이 든다. 내 기분이 그렇게 느낀다는 것이지, 반드시 그렇다는 건 아니다. 애초에 세운 목표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기분이 들고, 그래서 망망대해에서 정처 없이 떠도는 느낌도 든다. 그러니 기분이 나쁠 수밖에!!

 

사공이 많으면 정말 배가 산으로 간다. 거기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데.. 모든 사람의 요구 조건을 맞춰 줄 수는 없다. 거절해도 괜찮다! 정말 거절해도 괜찮다!! 우선순위의 일을 먼저 하는 게 맞다. 전날 잠을 못 잤다면 오늘 일을 마치고 해야 할 첫 번째 할 일은 잠을 자는 일이다. 

 

비몽사몽 좀비 같은 상태로 누군가의 요구를 맞춰줄 필요는 없다. 누군가에게 어떤 일이 있어서, 누군가는 우울해서, 누군가는 답답하고 힘들어서, 누군가는 놀고 싶어서 나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내게 우선순위의 다른 계획이 있다면 거절하는 게 맞다. 

 

한동안은 거절을 잘 했는데, 최근 들어서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졌다. 아마도 거절하고 나면 내 마음이 더 안 좋을 거라고 판단되는 경우다. 누구 때문에, 이런 상황 때문에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이리저리 휘둘리는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것이다.

 

일 또한 마찬가지다. 애초에 계획이 있었고, 그러면 그 계획대로 그냥 밀고 나가면 될 일이다. 계획을 변경할 만큼 내게 득이 되는 달콤한 제안도 아니다. 어떤 면에서는 실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왜 흔들리지? 거절을 못 해서? 

 

요즘 나는 갈대 같고 억새 같다. 바람이 부는 대로 미친 듯이 흔들린다. 바람이 부는데 흔들리지 않으려고 꼿꼿하게 서 있으면 부러진다. 바람이 불 때는 그 방향에 몸을 실어 유연하게 흔들리는 게 옳다. 그래서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거야? 중심을 잡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왜 결론이 이렇게 나지;;;

 

 

사람들은 겉으로 보이는 걸 많이 믿는다. 나 역시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이 술자리를 세 번 정도 거절했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술을 못 마시고 싫어하거나 술자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 사회생활 못하는 사람으로 찍힐 수도 있다. 원래는 주당인데 술로 몸이 망가져서 몸 관리를 하느라 참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각자의 숨겨진 사정은 다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보이는 게 다 진실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을 쉽게 갖는다. 타인들이 갖는 나의 인식에 나는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나는 단지 잘 참고 맞추는 편이다. 아무리 예뻐도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은 안 입는 게 정답이다. 

 

하지만 때로는 맞지 않는 옷에 억지로 몸을 욱여넣어야 하는 상황이 있다. 내 고통과 불편함은 오로지 나의 몫이지만, 굳이 드러낼 필요는 없다. 단지 나는 책임감이 강할 뿐이다. 그게 전부다! 당신들은 나에 대해서 완전히 속고 있습니다!! ㅎㅎ 라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꿀꺽 삼킨다. 

 

무슨 상관이람? 인간이란 다 자기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어떤 사람이 내게 무얼 좋아하냐고 물었고, 나는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그 후로도 그걸 두세 번 더 물었고 나는 분명히 싫어한다고 똑같이 답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아직도 내가 그걸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ㅎㅎㅎ 

 

서너 번이나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멋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람은 내가 그걸 좋아한다고 믿고 싶은 것이다. 믿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정말 어이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그쪽으로 믿으려 하는 마음은 어느샌가 말도 안 되는 거대한 환상의 틀을 만들어낸다. 

 

나 역시 아니라고 부인할 수는 없다. 환상의 틀이 산산이 부서지는 날, 그 조각에 베여 피가 철철 나는 날에야 비로소 '아... 대체 내가 그동안 무슨 짓을 한 거지?'라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타인에 대한 어떤 판단도 하고 싶지 않고, 타인이 내게 하는 어떠한 판단에도 신경 쓰고 싶지 않다. 요즘은 안팎이 다 너무 시끄럽다. 밖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내면이 고요할 수 있다면 중심을 잡는 일은 어렵지 않다. 이 외부의 소음들은 아마도 내면의 고요함이 먼저 깨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겠지. 

 

내면의 고요함을 찾기 위해 명상을 하지만, 요즘은 앉아있으면 나도 모르게 기절해서 잠들어 버린다. 작년에 못 잔 잠을 올해 한꺼번에 재우기라도 하는 듯, 신은 요즘 나를 무조건 잠재우신다. 장시간 이어지는 철야 명상도 내겐 어렵지 않은 일인데, 요즘은 여러 면에서 색다른 경험을 많이 한다.

 

"이 상황 속에서 내가 배워야 할 점은, 깨달아야 할 점은 무얼까?"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이 질문을 책상 위 한쪽에 그냥 그대로 둔다. 거기에 대해서 생각하진 않는다. 이미 생각이 포화상태니까, 생각은 하지 않기로 한다. 당분간은 머가리를 좀 떼놓고 다녀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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