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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성장/DREAM TRAVELER

꿈 일기 : 악몽을 해피엔딩으로 만드는 인간의 의지

by 앨리Son 2018. 1. 5.

 

앨리의 꿈 이야기  

 

참 오랜만에 밤새 악몽에 시달렸다. 아침에 눈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간밤에 무슨 꿈을 꿨는지 생각하는 일이다. 꿈은 현재의 나를 가장 잘 비추는 거울이다. 때로는 과거를, 때로는 미래를 내다보는 거울이기도 하다. 

 

악몽 중에는 깜짝 놀라서 깨는 꿈이 있는가 하면, 계속 악몽에 시달리다가 마무리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꿈도 있다. 어제 꿈은 후자에 속한다. 그중 앞부분 악몽 파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핵심 키워드는 밤, 비, 숲, 하늘을 날다. 이렇게 4가지 요소이다. 

 

이 모두는 분명 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 밤에 깨어서 무언가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비 오는 날은 햇빛 쨍쨍한 날 못지않게 좋아한다. 그 빗소리와 비 내음, 촉촉함과 신선한 공기를 좋아한다. 푸르게 우거진 숲속에 맑은 공기와 새소리를 좋아한다. 

 

그리고 꿈속에서만 가능한 하늘 날기는 내 평생 계속 해온 일이자 가장 짜릿한 일이다. 그런데 이 네 가지 요소가 접목되니 더 없는 공포로 다가왔다.

 

시작도 알 수 없는 길게 이어지는 악몽 속, 답답한 건물 안에서 밖으로 나가기 위해 창문에 단단히 붙어있는 방충망을 힘겹게 뜯어내고 창밖으로 몸을 날린다. 앞서 꿈 이야기에서도 몇 번 언급했듯이 이 방충망과의 사투는 과거 꿈의 단골 소재다. 그걸 힘들게 뜯어내고 창밖으로 몸을 날리는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 이 꿈을 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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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처럼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넓은 세상을 날아다니고, 저 밑 세상 푸른 산과 바다, 동물들, 도시와 사람들이 펼쳐진 멋진 풍경을 기대하며 몸을 날렸건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창밖으로 날아오른 순간 내 몸에 닿는 건 차디찬 빗줄기였고,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캄캄한 어둠이었다. 

 

게다가 나뭇가지와 무성한 잎사귀 틈에서 시원하게 날 수조차 없다. 좀 더 높이 날아올라 하늘로 빠져나가려 해도 좀처럼 무성한 숲을 벗어날 수가 없다. 마치 벗어날 수 없는 덫에 걸리거나, 늪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는 작은 짐승이 된 기분이다. 

 

몸에 닿는 빗줄기가 너무 차갑다. 추운 건 질색인데 너무 추워서 견딜 수가 없다. 그리고 너무 캄캄하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싶은 순간이다. 눈을 뜨고 있어도 감은 것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그게 이토록 공포스러울 줄은 몰랐다. 그건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짙은 검푸른색 바다에 갇힌 꿈보다 더 무서웠다. 그 순간은 잠깐 자각몽이었다. 창문을 향해 세상 밖으로 몸을 던지고 날아오르면 늘 상쾌한 최고의 스릴과 짜릿함을 느꼈는데, 이건 너무 예상치 못한 반전이라 당황스럽다. 

 

꿈이란 사실을 느끼고도, 이 현장의 생생함 때문에 좀처럼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잠깐 시간이 흘러 어둠 속에서 서서히 적응된 내 눈에, 우거진 숲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후.. 정말 다행이다.

 

이 꿈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어떤 고통과 암흑 속에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우린 진정과 적응의 단계를 거쳐서 문제 해결 실마리의 눈을 뜨게 된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 밤중에 여기서 뭐 하세요? 비도 오는데. 여기 있으면 큰일 나요. 자, 얼른 타세요." 하는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는 말을 타고 있었다. 이건 뭐 백마 탄 왕자님도 아니고. ㅋㅋㅋ 어둠 속에서도 잘 빠진 갈색 말이 보였는데, 정말 윤기가 좔좔 흐른다. 비에 젖어 더 윤기가 난다. 

 

말에 올라타 그의 뒤에 앉았고, 말의 몸을 한번 쓰다듬는다. 그 느낌이 너무 좋다. 얼마 달리지 않아, 그 남자의 거처에 도착한다. 추위와 공포에 떨고 있다가 따뜻한 곳으로 들어오니 갑자기 긴장이 풀리고 온몸이 노곤하다. 

 

 

그는 내게 음식을 가져다준다. 하얀색 접시에 아주 얇은 밀전병 같은 음식이다. 색감은 핫케이크에 가까운데, 얇아서 세 번 정도 접힌 삼각형 모양이다. 소스가 있어서 찍어 먹으니, 음~ 정말 맛있다!! 입안에서 사르륵 녹는데, 정말 부드럽고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다.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참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다. 눈으로 휘익 한번 둘러본다. 집 벽면은 모두 짚으로 짜여 있어서 더욱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여기저기 특이한 목각인형과 장식 소품들이 아기자기하게 많다. 순간 저 남자가 너무 따뜻하게 느껴진다. 나를 살려 준 사람. 생뚱맞게 모 연예인의 모습을 하고 나와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악몽 끝에 마무리는 훈훈해서 좋았던 꿈이다.

 

누구나 악몽을 꾸고 나면 찝찝한 기분이 들 것이다. 아침 컨디션이 하루 온종일을 좌우할 수도 있고, 그 나쁜 기분이 며칠 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도했든 아니든 그 악몽의 스토리를 전환해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으면, 아침에 꿈을 떠올렸을 때도 기분이 좋고 그 기분은 며칠 이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꿈에서 먹었던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밀전병과 그 소스의 맛은 대체 현실 어디에서 다시 느낄 수 있단 말인가? 어쩌면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천상의 맛은 아닐까. ㅎㅎ 어떤 이는 꿈을 흑백으로 꾼다고 한다. 그리고 자세한 스토리가 기억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떤 느낌이나 촉각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에 비해 내 꿈은 총천연색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 같은 색감까지 더해지니, 눈이 시리다는 느낌마저 든다. 실제보다 훨씬 선명한 고해상도의 초대형 TV 화면을 보며 눈이 시리고 부담이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오감에 육감까지 더해진 생생함이 전해진다. 특히 자각몽에서 그 효과는 더 뛰어나다. 무의식 세계에서의 감각은 현실을 초월한다. 이런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늘 축복이라 여기며 살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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