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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성장/마음공부 & 감정읽기

[간식 선물] 유종의 미, 헤어짐을 위한 준비

by 앨리Son 2019. 7. 27.

 

어제 금요일, 약 6개월을 함께 일한 곳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반년이란 시간. 어차피 기간이 정해진 일이라 끝나는 날이 금방 다가올 것을 알았지만, 역시나 시작만큼이나 끝은 쉽지 않다. 나를 좋게 봐주고 다른 제안을 해주시는 것도 모두 감사한 일이지만, 사람은 맺고 끊을 때를 잘 알아야 한다. 

 

맺고 끊음을 제대로 못해서 질질 끌려다니며 낭비한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정신이 번쩍 든다. 그곳에서 그동안 날 뭘 느끼고 배웠을까? 항상 성장 욕구가 강해서 어떤 곳에서든 배울 게 있고 깨달음 하나 얻어 가면 성공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에게 스승이 될 수 있고, 어떤 곳에서 무슨 일을 해도 배울 점이 있다. 그래서 이 짧은 시간도 내겐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

 

 

 

 

함께 일하던 곳에서 헤어질 땐 항상 작은 선물을 주고 나오는 게 어느새 습관이 되었다. 바로 전 직장에서는 직원이 많지 않아서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간식의 양이 훨씬 더 많았다. 음료, 소시지, 과자, 비타민 등등 푸짐하게 섞어서 넣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인원이 많다 보니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양이 그리 많지는 않다. 

 

 

단기 알바로 일주일 일하고도, 나오기 전에는 항상 비타민 음료 하나씩이라도 돌리고 나온 것 같다. 처음에 들어가서 간식 선물을 돌리는 건 나를 잘 봐달라는 일종의 뇌물(소소한 간식거리를 뇌물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사회성이 좋고, 인사성 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겠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올 때 돌리는 작은 선물은 사심 없이 줄 수 있는 마지막 감사의 표현이다. 시작은 미미하고 어설플지라도,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습관이 생긴 것 같다. 

 

 

 

미리미리 준비했다면 대형마트나 온라인으로 좀 더 맛있고 다양한 종류의 간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량 구매했을 텐데, 언제나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급하게 하는 성격이라 하루 전에 부랴부랴 준비했다. 대형마트로 갈 시간도 안돼서 가까운 편의점에 들렀는데, 거의 낱개로 판매하다 보니 대량으로 있는 간식거리가 부족하다.

 

24개씩 준비하는데 집는 것마다 개수가 모자란다. "혹시 이거 박스로 된 거 없어요?"를 몇 번이나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네, 죄송해요. 낱개로 팔아서 거기 있는 게 다예요." 이걸 집었다, 저걸 집었다 수차례 고민하다가 몇 가지 종류를 섞어서 담아온다. 계산대에서 개수를 세느라 한참이나 시간이 걸린다. 

 

아, 대형마트를 갈 걸 뒤늦은 후회가 몰려온다. 한 보따리 들고 집으로 돌아와 소분 작업에 돌입한다. 간식 종류는 마켓오 네이처(Market O NATURE) 오! 그래놀라 바 단호박 고구마, 검은콩, 포스트 골든 그래놀라 밀크바, 맥스 포테이토 크리스프(Max potato Crisp) 바비큐맛, 샤워크림향, 트롤리(Trolli) 피자 젤리, 트윅스 미니(Twix minis)이다. 

 

 

사진에 보이는 비닐 포장지는 따로 구매한 것은 아니다. 내 손으로 비닐포장지를 구매하는 일은 거의 없다. 비닐, 일회용품을 전혀 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될 수 있으면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떤 물건을 구매할 때 원치 않는 사은품으로 저 선물용 비닐포장지가 함께 왔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일회용품 비닐류 사용만 줄여도 지구가 더 건강해지고 인류가 더 건강해질 것이다. 

 

 

 

간단한 감사 인사말이 들어간 메모도 준비한다. 같은 팀에 있었던 분들께는 짧은 개별 편지도 추가한다. 답례품, 사무실 간식, 어린이집 생일 답례품, 선물포장을 하는 업체가 요즘 정말 많다. 100명 이상 대량 선물이 필요할 때는 이런 업체를 이용하는 게 가격이나 시간 절약 면에서 두루두루 이득일 것 같다. 

 

인사말이 들어간 스티커도 정말 예쁘게 잘 나온다. 썩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코팅된 스티커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진 않지만... 손글씨를 쓰고 싶었지만,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과 손목 팔의 통증이 있어서 참고 포토샵을 열었다. 

 

프레임 디자인을 해서 넣고 싶었으나, 집에 프린터를 사용할 일이 별로 없으니 컬러 잉크가 다 된지 오래다. 그래서 디자인은 생략. 하트에 빨간색은 사인펜으로 일일이 칠한다. 포스트잇에 프린트할 때 사이즈를 잘 맞춰서 A4 용지 위에 붙이고 여러 장을 동시에 프린트하면 된다. 

 

그런데 포토샵이 사용 도중 가끔 에러가 발생하는데, 하필 이럴 때! 24번을 다 따로 프린트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게다가 우리 집 프린터가 여러 장을 넣으면 잘 씹혀서 한 장씩 한 장씩 따로 출력하다 보니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손글씨보다 더 고생했지 뭐야~ ㅋㅋㅋ 

 

폰트는 손글씨처럼 동글동글하고 깔끔하고 귀여운 MD이솝체를 사용했다. 내 손글씨보단 훨씬 가독성 좋은 폰트라고 생각한다. 과자는 먹고 메모는 결국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테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기쁨이 크다. 

 

원래 받는 기쁨보다 주는 즐거움이 더 큰 법이다. 그걸 잠시 잊어버린 사람들은 끝없이 애정을 요구하기만 한다. "나 좀 사랑해줘, 나한테 관심 좀 가져줘, 내 말 좀 들어줘." 라고 말하며 끝없이 자신의 결핍을 타인에게서 채우려 한다.

 

사랑받고 싶으면 먼저 사랑을 주면 된다, 관심받고 싶으면, 타인에게 먼저 관심을 기울이면 된다,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길 원한다면, 먼저 남의 얘기를 정성껏 들어주면 된다. 주는 것은 잊어버리고 받기만을 원하면 절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받을 수 없다. 

 

인생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다. 살면서 다양한 곳에서 일하며 정말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 관계가 오래 이어진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이제 연락할 일이 없을 거란 걸 서로 직감적으로 안다. 친밀한 관계를 맺지 않았어도 헤어짐은 언제나 어렵다. 언제쯤 헤어짐이 쉬울까? 평생 불가능한 일이겠지..

 

감사한 마음을 안고, 이제 내 목표를 향해 에너지를 집중, 또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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