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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성장/마음공부 & 감정읽기

연상연하커플 부부 지인 "존댓말 vs 반말" 호칭에 대한 생각

by 앨리Son 2020. 5. 5.

 

이번 시간에는 존댓말 vs 반말이라는 주제로 생각을 나눠보고 싶다. 부부, 연인, 나이 차이가 나는 인생 선후배, 지인 등과 처음 관계를 맺을 때 호칭 정리를 먼저 하게 된다. 특히 한국 사회는 이런 부분을 중요시 여긴다. 생일이 빠른 사람이 있으면 호칭 족보가 이상하게 꼬이기도 한다. 

 

이름이 있지만, 이름을 부르지 못한다. 직장에서는 직급을, 나보다 연상이면 언니, 오빠, 형, 누나, 선배 등의 정해진 호칭으로 불러야 한다. 자식이 부모의 이름을 장난스럽게 부를 때도 있다. "00씨~ 00여사님~" 하면서 아빠, 엄마가 아닌 한 사람으로 대하고 싶을 때가 있다. 잃어버린 부모님의 이름을 그렇게라도 한번 불러주고 싶다.

 

왜 이름을 부르는 건 예의 없는 행동일까? 이름은 이름일 뿐이고, 부르라고 지은 것인데... 나이 차이가 있는 관계에서 서로 반말하는 경우는 많지만, 호칭까지 친구처럼 트는 경우는 아직 한국 사회에선 드문 일이다. 

 

 

 

연상연하커플 부부 지인 
"존댓말 vs 반말" 호칭에 대한 생각

 

 

나 같은 경우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윗사람에겐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고, 아랫사람에겐 관대하게 대하는 편이다. 윗사람이 먼저 말을 놓으라고 하기 전까지는 존댓말을 쓰고, 아랫사람에겐 먼저 말을 놓으라고 말하는 편이다. 

 

 

이런 말을 하기 전에 자연스럽게 반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반대로 말을 편하게 하라고 해도 극존칭을 고수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향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존댓말과 반말에서 느끼는 감정 또한 다르다.

 

누군가는 반말에서 친밀감을 느끼고, 존댓말에서 거리감을 느낀다.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친밀감을 확인하기 위해 관계에서 반말로 소통하길 원한다. 반대로 누군가는 반말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존댓말에서 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혹은 그 상대에게 실제로 거리감을 느끼거나, 적당한 거리를 두기(선 긋기) 위해 존댓말을 쓰기도 한다.

 

나도 반말에서 친밀감을 느끼는 편이라, 나이와 상관없이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과는 반말을 하는 편이다. 과거에 친하게 지냈던 언니가 11살 연상이었는데, 먼저 말을 놓으라고 해서 반말을 하며 지냈다. 11살이 많든 스무 살이 많든 성향만 맞다면 친구로 지내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하는 알아서 말을 잘 놓는다. 10살 이상 어려도 알아서 말을 잘 까더라. 누군가는 이런 행동이 '예의가 없다, 기어오른다.'라고 느껴져서 불쾌할지 모르겠지만, 그냥 내 생각은 그렇다. 이 생에서 겨우 100년 정도 사는 인간에게 몇 년, 몇십 년 차이가 뭐가 그리 중요할까 싶은 마음이다. 

 

직장 동료나 선후배 사이가 아니라 친구관계를 유지할 사람이라면, 나이와 상관없이 동등한 입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한쪽은 존댓말을 쓰고, 한쪽은 반말을 쓰다 보면 관계가 동등하게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같이 반말을 하든, 같이 존댓말을 하든 동등할 때 편하다고 느낀다.

 

연인, 부부 사이를 보자. 남자가 연상인 경우 보통은 여자가 "오빠"란 호칭을 많이 쓴다. 자기, 여보, 다른 애칭들도 있겠지만, 가장 흔하게 오빠라고 많이 부른다. 연인에서 부부관계가 되어도 여전히 호칭은 오빠이고, 오빠 오빠 하다가 결국엔 (누구) 아빠가 되어버린다. 

 

여자가 연상인 경우는 남자가 여자에게 "누나"란 호칭을 쓰는 경우가 드물다. 상당수 연상연하커플 사이에선 누나라는 호칭이 금기시되기도 한다. 최악의 호칭 중 하나가 "누나"인 것이다. 연상연하커플 호칭은 동등한 입장에서 부를 수 있는 애칭이나 이름이 좋다고 생각한다. 

 

남자는 "오빠"라는 호칭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자는 "누나"라는 호칭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그건 왜일까? 연상녀의 입장에서 한번 바라보자.

 

이 또한 오래된 고정관념으로 여자는 젊고 예뻐야 사랑받는다는 믿음이 있다. 외적으로 남자보다 더 늙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면 여자는 스트레스 받는다. 특별히 의부증이 있어서가 아니라, 남자의 특성상 더 젊고 예쁜 여자를 찾아 바람을 피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빠진다.

 

자신이 더 늙어 보여서 예뻐 보이지 않는 것은 사랑받지 못하고 버려질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자존감이 높은 경우는 예외이지만, 보통의 여자들은 그런 고민을 한다. 그래서 "누나"란 호칭을 통해서 굳이 자신이 나이가 더 많음을 수시로 재확인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어리고 애교 많은 연하 남친을 동생처럼 아들처럼 보듬고 챙겨주는 걸 기쁨으로 여기는 연상녀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연하남이 누나 누나 하며 '난 너보다 나이가 어려~' 하는 느낌을 팍팍 주는 경우 이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나이가 젊다는 게, 어리다는 게 좋은 것은 맞지만 연상연하커플에서 남자가 어린 게 무기가 되진 않는다. 반대로 여자가 어린 커플은 여자가 어린 게 무기가 될 때가 많다. 연상인 여자는 어린 남자가 귀여워서 만날까?

 

어린 나이에서만 가능한 귀여움, 상큼함은 존재하겠지만, 이는 유효기간이 짧아 보인다. 나이와 상관없이 귀여운 행동은 사랑하는 사람 눈에는 잘 보인다. 연하남의 무기는 오히려 듬직함이다. '나보다 어리지만 생각보다 성숙하네? 뭐지 이 오빠 같은 든든함은?'라는 식의 반전 매력이 더 무기가 된다. 

 

여자가 "오빠"라는 호칭을 쓸 때는 아무 문제 없지만, 남자가 "누나"라는 호칭을 쓸 때는 왜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연하남의 입장에서 한번 바라보자. 연상연하커플이 아무리 대세라지만, 결국 관계에서 남성이 오빠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주도권)는 관념이 아직도 남아있다. 

 

연상남이든 연하남이든 남자가 여자를 동생처럼 대한다고 여자가 자존심 상하는 일은 없다. 오히려 여자는 좋아하거나 심쿵할 것이다. 하지만 여자가 남자를 동생처럼 대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남자가 실제로 연하라 할지라도 말이다. 이는 남녀 성향의 차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남자가 여자를 누나로 부르면서 동생 같은 모습만 보여준다면, 여자는 상대가 점점 남자로 느껴지지 않아 남동생처럼 막 대할지도 모른다. 남자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잦아지고, 의기소침해진다. 

 

그래서인지 남자는 본능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연상에게 "누나"라고 부르기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 여성을 엄마처럼 느끼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연상녀를 엄마처럼 느끼고, 그런 애정을 기대하는 관계는 개인적으로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이 묻어난 주관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상당수 여성이 이렇게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남녀 성향 차이를 떠나서 부부, 연인 관계는 누가 누구를 지나치게 보살핀다든지, 한쪽이 지나치게 의존하는 관계는 좋을 수가 없다. 동등한 관계에서 서로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연상연하커플에선 연하남이 반말하는 것보다, 연상녀가 반말하는 게 더 조심스럽다. 가끔은 웃기게도 연하남은 편하게 반말하고, 연상녀는 존댓말을 섞어하는 경우가 있다. 연상녀는 연하남을 동생처럼, 아이처럼 대해서 남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까 봐 말을 더 조심하게 된다.

 

서로 존댓말을 쓴다면 어떨까? 반말에서 친밀감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관계에서 존댓말을 쓰기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특히 부부관계에서는 존댓말의 장점이 많은 듯하다. 반말을 하면 호칭도 때론 "야!"가 될 수 있고, 싸우면 욕설이 나오기도 더 쉽다.

 

존댓말을 쓰면 호칭도 함께 존칭이 되고, 싸울 때도 큰 싸움으로 이어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나도 반말이 더 편하고 익숙하지만, 이런 이유에서 결혼하면 서로 존댓말을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애시절부터 존댓말을 쓰면 더 좋을 것이다. 결혼과 동시에 바꾸려고 하면 그것도 쉽지 않을 테니..

 

말의 높임과 낮춤에 따라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부부 관계의 존댓말은 극단적인 나쁜 상황으로 치닫는 걸 막아주는 효과는 분명 있는 듯하다. 이 부분에서 서로 동의한다면, 서로 존댓말을 쓰는 오글거리는(?) 관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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