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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구 동촌유원지 해맞이다리 비오는날 풍경 (Feat. 가짜 노을)

by 앨리Son 2020. 7. 18.

 

얼마 전 비오는날 약속이 있어 대구 동촌유원지에 오랜만에 갔다.

 

마지막으로 간 건 4년 전 9월이었다. 엄청난 지진이 몇 차례 왔던 날인데, 허름하게 다 쓰러져갈 것처럼 생긴 맛집에서 갈비를 열심히 뜯고 있던 중이었다. 맛집의 노후된 건물은 더더욱 심하게 요동쳤고, 여진이 몇 차례 더 올 때 아쉽지만 남은 갈비를 뒤로하고 그곳을 빠져나왔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강렬한 기억 때문인지, "대구 동촌유원지=지진+갈비"가 바로 연상된다. ㅋㅋ 

 

비 오는 날 퇴근길은 많이 밀릴 것이고 가볍게 술도 한잔할 겸, 친구에게 차 놔두고 지하철 타고 오라고 미리 말하려고 하다가 말았다. 아니나 다를까 약속 장소로 오는 길에 도로는 정체되어 꼼짝하지 않는다는 친구의 연락이 계속 온다. 지하철을 타고 간 나는 일찍 도착한다. 

 

 

 

대구 동촌유원지 해맞이다리 
비오는날 풍경 (Feat. 가짜 노을)

 

 

늦어도 괜찮으니 천천히 조심해서 오라고 말하고, 혼자서 동촌유원지 비오는날 풍경을 만끽하기로 한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약속 펑크가 난다든지, 상대방이 약속 시간에 늦어서 기다리는 게 짜증 난다든지... 이런 일은 살면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럴 때 가방에 책 한 권이 있다면 책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좋고, 책이 없으면 주변을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좋고, "상대방이 약속 시간에 늦는 것=나 자신과 데이트할 시간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면 기다림도 지루하지 않다.

 

 

 

 

비오는날 하늘은 시커먼 먹구름이 잔뜩 끼여 우중충하기 그지없다. 상상 속에서라도 해 질 녘의 노을을 약간 만들어 본다. 진짜 노을빛만큼 예쁘진 않지만, 어둡고 시커먼 하늘보단 봐줄 만한 듯. ㅎㅎ

 

지하철 1호선 동촌역 2번 출구로 나오면, 근처에 동촌유원지로 진입하는 계단이 바로 보인다. 그 계단을 올라가서 보면 금호강 줄기와 함께 우측에 동촌해맞이다리가 바로 보인다.

 

 

 

 

건너편에 깨알같이 정박한 오리배들도 보인다. 오랜만에 오리배를 타볼까 했는데, 비가 와서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햇빛 쨍쨍한 날에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비오는날 동촌유원지는 꽤 조용해 보인다. (길에만 조용할 뿐 음식점, 술집, 카페에 그 사람들 다 모여 있음.)

 

 

 

 

오른쪽으로 가면 동촌해맞이다리 진입로가 바로 나온다. 자전거는 끌고 가라고 한다. 휴대폰 사진에, 저화질로 올려서 보이진 않지만 비는 제법 많이 내리고 있었다. 비오는날 걷기는 언제나 즐겁다.

 

 

 

 

"동촌해맞이다리는 금호강을 가로지르는 폭 8m, 길이 222m 사장교로 2011년 개통하였다. 동촌의 금호강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여 동쪽과 서쪽 사람이 만나는 화합의 다리라는 상징성을 가진다.

 

옛날 출렁다리라고도 불렸던 동촌구름다리의 추억을 연상할 수 있고 보행자와 자전거 전용 다리로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특히, 금호강 수면과 어우러진 야경이 아름다운 경관 명소이다."

 

 

 

 

밤에 다리에 불이 들어오기 때문에 야경이 더 아름답다. 다리 위의 길은 두 갈래로 되어 있고, 중간에는 이런 철골 구조물이 있다. 이런 구조물들을 보면 처음에 어떻게 구상하고 설계하고, 만들었을지 궁금해진다. 상상과 현실로 완성된 모습을 수없이 시뮬레이션했을 것이다.

 

 

 

 

사진 찍으며 천천히 걷느라, 뒤에서 따라오고 있던 한 커플에게 먼저 가라고 길을 내어준다. 사실은 입고 있던 원피스 자락이 미친 듯이 휘날려서 뒤에 사람이 있는 게 신경 쓰였다. 

 

 

 

 

이 다리가 좀 더 높고 아찔한 출렁다리였으면 좋겠다. 고소공포증은 있지만, 은근히 아찔한 걸 즐기는 편. 혹시 흔들리진 않을까 혼자 콩콩 뛰어본다. 가소롭다는 듯 다리는 묵직하게 자리를 지킨다.

 

 

 

 

밤이 되면 이 선들은 모두 불을 밝힌다. 선들 사이에 이렇게 사각형으로 와이어가 고정되어 있다. 뭔가 장엄한 것이 로켓 발사를 앞둔 것 같은 비장함마저 감돈다.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하다.

 

 

 

 

다리 난간 사이로 보이는 풍경, 이름처럼 여기는 해맞이, 일출 명소이다. 다음에는 비 오는 날 말고 햇빛 쨍쨍한 날 일출사진 찍으러 다시 와야겠다.

 

 

 

 

다리 길이가 제법 짧아서 

금방 건너편에 도착해 버린다.

 

 

 

 

계단을 내려와서

 

 

 

 

동촌해맞이공원 산책은 다음에~

 

 

 

 

놀이공원 놀이기구를 보는 듯한 느낌.

 

 

 

 

추억의 오리배!

 

 

 

 

통통통 오리배가 어느새 전동오리배로 바뀌고~

수성못은 아직 수동 아닌가?!

 

 

 

 

친구 만나서 저녁 먹고 나오니 깜깜해졌다.

화질이 이 모양인 것이 아쉽지만, 

저 멀리 동촌해맞이다리에 불이 켜졌다. 

 

 

 

 

저녁을 너무 많이 먹어서 소화도 시킬 겸 좀 걷고 싶었으나, 다른 일행이 합류하기로 해서 곧장 2차 술집으로 향한다. 동촌유원지에서 새벽까지 먹고 마시고 잘 놀았다. 다음에는 카메라 가져가서 일출도 찍고 공원 산책도 하고 전동오리배도 타고 여유롭게 놀다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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