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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작업시간/인테리어·리모델링

벽선반 주문제작으로 정리정돈 쉽게 하기

by 앨리Son 2020. 8. 13.

 

우리 집 뒷베란다(발코니) 쪽은 확장 공사를 하지 않아 거의 창고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한쪽에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짐이 어수선하게 한가득 쌓여있고, 그 맞은편에는 책장에 책이 가득했다.

 

집수리 공사를 시작하기 전, 어지러운 짐들을 미리 정리정돈하기 위해 주문한 벽선반을 가장 먼저 설치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이 방을 포함한 2개의 방은 어차피 도배와 바닥을 하지 않아, 방 전체를 짐들로 꽉꽉 채워둔 상태였다.

 

신축 아파트에는 수납공간이 워낙 잘 되어있지만, 오래된 아파트는 공간 활용이 실용적이지 못하다. 간단하게 벽선반을 달아주는 것만으로도 정리정돈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벽선반 주문제작으로 정리정돈 쉽게 하기


 

창고 용도이다 보니 특별히 요구하는 디자인 없이 가장 단순한 형태로 주문제작했다. 그전에는 부피가 큰 짐들을 그대로 쌓아올려 놓다 보니, 위쪽 공간까지 알뜰하게 활용할 수 없고 아래쪽에 있는 짐은 꺼내기 힘든 불편한 점이 많았다. 

 

 

 

 

렇게 단순한 칸막이 2개만 달아줘도 정리정돈이 훨씬 쉬워진다. 문이 달린 수납장을 짜넣어서 더 깔끔하게 정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문이 열리는 공간만큼 앞에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앞에도 짐이 많아서 문이 없는 게 더 실용적이었다. 

 

 

 

 

이곳이 아무리 창고 용도라지만, 왜 도배를 하지 않았는지 지금 봐도 참 의문이다. 벽지의 색깔이 이중, 삼중이다. 페인트칠이라도 한번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맨 아래쪽에는 길쭉한 짐들을 넣기 위해 가장 높게, 2, 3층 공간은 동일한 높이로 달았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온풍기, 전기난로 등이 이 창고에 몇 년째 처박혀 있었는데 마침 필요하신 분들을 찾아서 드릴 수 있었다.

 

 

 

 

맞은편에 있던 책장은 버리고, 그 자리에 내방에 있었던 공업용 재봉틀을 넣으니 딱 맞았다. 재봉틀이 있는 벽에도 실이나 부자재 등을 간단히 올릴 수 있는 사진처럼 간단한 선반을 하나 주문했다. 예쁜 디자인은 온라인에서 얼마든지 구매 가능하지만, 오로지 실용성만 생각해서 인테리어 업체에 모두 맡겼다.

 

 

 

 

그런데 우리가 주문한 것과는 전혀 다른 벽선반이 도착했다. 처음에 우린 물건이 잘못 왔다고 생각했다. 우린 그냥 나무판 하나 정도의 가벼운 형태를 원했을 뿐인데, 전혀 예상치 못한 벽선반이 온 것이다. 의사전달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인테리어 사장님이 상의도 없이 이게 더 실용적이라고 만들어오신 것이다.;;;

 

 

어떤 용도로 어떻게 사용할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실용적일지 아닐지는 고객이 판단할 문제다. 한번 달아보고 정 마음에 안 들면 그때 다시 떼는 걸로 합의를 보았다. 벽의 정중앙에 달아달라고 분명히 부탁드렸는데, 잠시 자리 비운 사이 하필 창문 쪽에 붙여서 달아놓으셨다. 아...;;;;

 

 

 

 

3층으로 만든 선반은 투박하지만 튼튼하게 잘 만들어 주셔서 안정감 있어 보인다. 화이트나 연한 원목 느낌이 더 좋지만, 그건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 세세하게 요구하진 않았다.

 

 

 

 

나무 판때기 하나만 올리면 무게를 지탱하기에 힘이 약하다. 아래쪽에는 지지력을 높이기 위해 이렇게 튼튼하게 만들어져 있다. 2, 3층에는 가벼운 짐 위주로 보관하지만, 꽤 무거운 것을 올리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1층에는 높이가 높고 무거운 짐을 위주로 정리한다. 커다란 상과 책장이 들어가는 높이다. 이 책장도 예전에 주문제작한 것으로 처음에는 책꽂이 용도가 아니라, 옷 정리 수납 용도였다. 방 안에 있는 책장에는 비교적 자주 보는 책들로, 이 책장에는 처분하기엔 아깝지만 자주 보지 않는 책 위주로 정리했다.

 

 

 

 

어릴 때 보던 세계문학 전집은 요즘도 종종 읽곤 한다. 오래된 책에서 나는 냄새, 빛바랜 누런 종이, 큰 책 사이즈에 비해 깨알 같은 글씨, 맞춤법이나 표현에서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책장의 깊이가 깊어서 책을 두 겹으로 꽂을 수 있다.

 

 

 

 

세계문학 전집보다 더 오래된 루이제 린저 책은 초등학생 때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건 엄마가 처녀 때 월급 받아 산 책들이다. 이런 건 아무리 오래돼도 버릴 수가 없다. 아니, 오래될수록 오히려 그 가치가 더욱 빛나는 느낌이다.

 

 

 

 

분명히 책을 몇 차례나 정리했지만 어디서 숨은 책이 계속 계속 나온다. 책장 뒤쪽으로도 공간이 있어서 책을 담은 몇 박스를 쌓아뒀다. 아무래도 책 정리는 몇 차례 더 필요할 듯하다.

 

 

 

 

이렇게 1~3층을 구질구질한 짐들로 가득 채웠다. 미관상 아름답진 않지만, 꽤 실용적이고 편리하다. 이곳을 이렇게 창고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다면, 페인트칠해서 예쁘게 꾸며봤을 텐데 말이다.

 

 

 

 

재봉틀 위에 달았던 무거운 선반은 결국 떼어내서 바닥에 자리 잡았다. 크고 툭 튀어나와서 창가에 딱 붙어 있으니 보기에도 답답하고 좋지 않았다. 잘못 제작했으니 반품시키는 게 옳았으나, 다른 수납 용도로 쓰기로 했다.

 

 

 

 

안타깝게도 한쪽 모서지는 진작 박살 나 버렸다. 어디까지나 선반의 용도이지, 성인 남자가 발을 디뎌도 될 만큼 튼튼하진 않다. 발을 디디는 사람이 더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게 좋겠다.

 

 

 

 

아빠가 밭에서 수확해 오신 양파와 감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도 외관상 아주 보기 좋고 깔끔하게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간단하게 벽선반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정리정돈이 쉬워져서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다. 이전보다 수납공간이 넓어지고 물건 꺼내기도 훨씬 수월해져서 좋다. 

 

짐 한번 꺼내기도 힘들고, 볼 때마다 '저거 언제 한번 날 잡아 정리해야 되는데...' 라는 생각에 항상 숙제처럼 남아있던 일을 이번에 해버려서 나름 속이 시원하다. ㅎㅎ

 

다음 시간에는 리모델링 공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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