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의 꿈 이야기     2020. 06. 02. 화


요즘은 영화 같은 긴 스토리의 꿈 못지않게 짧고 강렬한 꿈도 자주 꾸는 편이다. 


화장실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는 순간, 문이 눈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진다. 


타일이 매끈하게 붙어있던 벽면은 순식간에 거친 콘크리트 벽으로 바뀌고, 동시에 나를 향해 점점 좁혀져 오고 있다. 


상상이 되는가? 창문도 문도 없이 양사방이 막혀서 점점 좁아져 오는 육면체 공간에 갇힌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


창문, 문이 없는 공간은 눈, 코, 입이 없는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보다 더 공포스러운 일이다. 나갈 틈새 하나 보이지 않는 공간은 점점 좁혀져오는데, 게다가 바닥부터 물까지 서서히 차올라오기 시작한다. 





벽을 향해 발길질하고, 온몸을 부딪히고 난리를 피워보지만 모두 소용없는 짓이다. 팔을 양쪽으로 뻗을 수 없을 만큼 벽면이 좁아져왔을 때 물은 이미 목까지 차올라오고 있다. 


꿈이란 걸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과연 멘탈이 무사할 수 있을까?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은 인간의 생존본능이다. 하지만 죽기 전엔 죽은 것이 아니며, 이성을 잃는 순간 죽음이 찾아올 것이다. 


천천히 심호흡하며 멘탈을 다잡고, 정신을 집중해 본다. 물이 차오르며 육면이 좁아져오는 꽉 막힌 공간 안에서 압축되어 죽을지, 익사로 죽을지, 질식사로 죽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때가 되어 찾아오는 죽음 앞에서도 의연하기 힘든 법인데, 이런 기막힌 죽음 앞에선 누가 과연 담담할 수 있을까!


이제부턴 오로지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몇 분 안에 이 생이 끝나더라도, 눈을 감고 마음을 고요하게 집중시킨다. 그 순간 번쩍이는 눈부신 빛과 함께 깨달았다. '이건 다 허상이야! 그래, 지금 이건 꿈이라고!!' 


자각몽(루시드드림)이 시작되자 더 이상 여기에 갇혀있을 이유가 없다. 팔다리를 양사방으로 힘껏 뻗어 바로 이곳에서 탈출한다. 다른 장소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 좀 전에 내가 겪었던 일을 무용담처럼 얘기하며 여유롭게 웃는다. 




이런 비슷한 꿈을 예전에도 한번 꾼 적이 있다. 정육면체 모양의 대형 압축기에 꼼짝없이 갇혀서 위아래 사방이 좁혀져오는 고통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느꼈다. 온몸의 뼈가 다 으스러지는 고통을 느끼고, 정말 죽었다고 생각되던 순간 탈출할 수 있었다. 


어떤 초인적인 힘이 내부에서 올라와, 내 몸이 그곳을 뚫고 하늘로 높이 솟아올랐다. 루시드드림((自覺夢, Lucid dreaming, Lucid dream)은 아니었지만 상황을 반전시킬 강한 힘이 내 안에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내가 느끼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모두 허상이며,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은 결국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그 꿈을 통해 강하게 깨달았다. 


이건 책이나 누군가의 가르침을 통해 얻게 되는 깨달음과는 사뭇 다르다. 경험을 통해 얻게 되는 값진 깨달음이다. 꿈의 경험 역시 현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무의식은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않는다. 오히려 꿈은 현실에선 불가능한 다채로운 모든 경험이 가능하다. 


언제든 자각하고 상황을 반전시킬 강한 힘이 자신의 내면 깊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그 어떤 악몽도 두렵지 않다. 그건 현실에서의 악몽 또한 마찬가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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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ddangcoobird.tistory.com BlogIcon 땅꾸새 2020.10.30 14:26 신고

    자각몽 한 번 경험해보고 싶네요

  2. Favicon of https://paran2020.tistory.com BlogIcon H_A_N_S 2020.10.30 16:23 신고

    잡꿈을 많이 꿔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있어요ㅠㅠ

  3. Favicon of https://eatandtravel.tistory.com BlogIcon 먹거리볼거리 2020.10.30 19:36 신고

    허상인것을 알면 아무것도 아닌것을 오늘도 전전긍긍 살아가고 있네요ᆢ

    • 그런 게 인생이죠? ^^;;;;
      허상인 걸 알고, 꿈인 걸 알아도
      미션은 통과해야 하기에... 홧팅입니다 ㅎㅎ
      활기찬 한주 보내세요 :)

  4. Favicon of https://blime.tistory.com BlogIcon ilime 2020.10.30 21:04 신고

    자각몽 어떤느낌일까요 한번 경험해보고싶네요 ..ㅎㅎ

  5.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空空(공공) 2020.10.31 07:46 신고

    앨리님의 꿈이야기를 그간 읽어 와서 그런지 요즘 꿈을 꾼걸
    기억하는 횟수가 늘어 나는것 같습니다
    아직 명확하게 기억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조금씩 선명해지는것
    같습니다

    • 제가 그걸 노렸습니다 ㅎㅎ
      남의 꿈 이야기를 계속 듣게 되거나 자신의 꿈일기를 적어도
      점점 꿈을 기억해내는 부분이 많아져요~
      활기찬 한주 보내세요^^

  6. Favicon of https://patchpink0000.tistory.com BlogIcon 뽑기다운타운언니 2020.10.31 17:17 신고

    꿈은 진짜 신기한 세계 같아요...정말이지..
    꿈을 잘 안꾸는 편이라, 꿈을 한번씩 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 조금씩 드러나곤 있지만, 아직은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어서
      꿈은 더 신비하고 신기한 세계 같아요.
      이번주도 활기차게 시작하세요~ :)

  7. Favicon of https://jennablog.kr BlogIcon 제나  2020.10.31 17:58 신고

    바깥이 보이지 않는 벽이 날 향해 좁혀오는 상황이라니
    생각만해도 공포스럽네요. 보통 이런 꿈을 꾸면 답이 안보이던데..
    심지어 물까지 차오르다니.. 재난영화의 한장면 같아요. ㅠㅠ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자각몽으로 여유롭게 탈출하시다니..대단하십니다.
    무의식과 현실속에서 고통을 마주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어떤 힘든 일이라도 피하지않고 마주설 힘을 기른다면 꿈이건 현실이건
    다른 결과로 다가올 수 있을거 같아요 ^^

    • 글의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고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제나님 ㅎㅎ
      어떤 일과 상황이든 그걸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모든 해답이 있는 것 같아요.
      이번주도 활기찬 한주 보내세요^^

  8. Favicon of https://dreamlover2425.tistory.com BlogIcon 드림 사랑 2020.11.01 19:46 신고

    자각몽도 루시드 드림도 꾸고 싶지 않아요
    저만 힘들어지는걸 알기에 말이지요 ㅠㅅㅠ

    • 그렇군요, 제가 생각하는 루시드드림은 그 정반대이지만,
      무의식의 상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부정적인 경험을 하실 수도 있긴 해요.^^;;
      활기차게 한주 시작하세요~ :)

  9. Favicon of https://funfundata.tistory.com BlogIcon 여퐝 2020.11.02 09:27 신고

    저도 정말 실감나는 꿈을 자주 꾸는 편입니다만 이웃님과 같을 정도로 자세히 묘사가 어렵네요..
    벌써 11월입니다. 차가워진 날씨에 감기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여퐝님의 실감나는 꿈 이야기도 궁금해집니다~~
      쌀쌀해지는 날씨에 건강관리 잘 하시고,
      활기찬 한주 보내시길 바랄게요^^

  10. Favicon of https://bottle-93.tistory.com BlogIcon 병구씨 2020.11.02 10:10 신고

    정말 좋은 포스팅이네요
    잘 보고갑니다 ^^

  11. Favicon of https://sesack.tistory.com BlogIcon 세싹세싹 2020.11.02 11:47 신고

    헐 너무 무서울 것 같아요~
    갑자기 문이 없어지고 좁아지면서 물까지 차 오르다니~!
    꿈에서 자신의 힘을 발견하고 현실에 적용하시는 모습이
    넘 멋지신거 같아요^^

    • 칭찬 감사합니다 세싹세싹님^^
      나갈 뻔한 멘탈을 겨우 부여 잡고, 살아남았네요 ㅎㅎ
      쌀쌀한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12. Favicon of https://jiyooooo.tistory.com BlogIcon 지요(JIYO) 2020.11.02 21:17 신고

    예전에 만화에서 갇힌 공간 안에서 물이 차오르는 장면을 보고
    상상도 하기 싫은 모습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리 꿈이라지만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ㅠㅠ
    물을 무서워해서 그런지 물이 점점 차오르는 공포를 이겨내는 것이 정말 어렵겠다 싶어요 ㅎㅎ
    그래도 루시드드림이 시작되어 깨어나셔서 다행이에요!
    요즘 전 꿈을 안 꿀 때가 더 많고, 꿈을 꿔도 기억나지 않아서 아쉬울 때가 많아요ㅠㅠㅋㅋ
    가끔 꿈에서 대리만족도 하고 즐거울 때도 있는데 말이에요 ㅎㅎ

    • 감사합니다 지요님^^
      꿈꾸는 즐거움을 아시는 분들은, 꿈이 기억나지 않으면 아쉬워요~ 그맘 잘 알죠 ㅎㅎ
      갇힌 공간에 물까지 차오르는 상상은 누구도 하기 싫을 것 같아요~
      근데 전 물속에 잠수하거나, 갇힌 공간에 물이 바닥부터 차오르는 건 그나마 괜찮은데
      세면대에 얼굴만 넣거나, 물 속에 머리만 집어넣는 게 더 공포스러워요.
      이건 아마 전생의 물고문 기억? ㅋㅋ
      항상 스윗드림만 꾸시길 바랄게요~
      쌀쌀한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13. Favicon of https://shinseongnova.tistory.com BlogIcon shinseongnova 2020.11.03 13:03 신고

    루시드 드림을 꾸셨군요. 놀라운 경험이었을거 같아요! 저도 루싣그 드림을 꾸고 싶네요!

    • 어릴 때부터 훈련없이 자각몽을 계속 꾸고 있습니다.
      제 삶의 경험 중 아름다운 한 조각이에요~
      그 놀라운 체험 꼭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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