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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작업시간/DIY·리폼·소잉 등 취미생활

조립식 컴퓨터책상 시트지 리폼하기

by 앨리Son 2020. 12. 18.

 

리모델링 과정에서 소파, 책장 2개, 선반 여러 개, 침대, 화장대 등 오래된 가구를 여러 채 버렸다. 버리고 새로 장만할 가구 목록 중 식탁과 컴퓨터책상도 있었지만, 계획을 변경해 아직 그대로 사용 중이다.

 

침실로 쓰는 내방에는 노트북 책상이 따로 있고, 작업실로 쓰고 있는 베란다방에 있는 데스크탑 PC 책상을 버리고 새로 살 계획이었다. 버리는 것도 힘들고 돈 드는 일이라, 새 물건을 구입할 때는 최대한 심플하고 간소한 것을 찾게 된다. 

 

몇 주 동안 컴퓨터 책상을 알아보는데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저렴이 기본형은 5만 원 이하도 있고, 내구성이 좋거나 다른 기능이 더해진 것은 10~20만 원 선으로 구매 가능한 제품이 많았다.

 

찜해놓고 비교하다가, 구매가 망설여지는 후기 몇 개를 보고는 구매 결정을 못 하고 미뤄둔다. 

 

 

 
조립식 컴퓨터책상 
시트지 리폼하기

 

 

온라인으로 구매 가능한 제품은 거의 조립식인데 내구성이나 마감 처리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도 있다. 무게감이 없어 가벼운 흔들림이 있다면 사용하는 내내 안정감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요즘은 내구성과 가성비를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이 워낙 많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조금만 손품팔면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득템할 수 있다. 단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많은 제품들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과정이 이제 너무 귀찮고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그렇게 온라인 쇼핑은 잠시 미뤄두고, 조립식 책상을 버리기 위해 분해하려고 뒷베란다방으로 간다. 원래 오빠가 쓰던 것으로 15~20년쯤 된 것 같다. 크고 무겁고 튼튼해서 안정감 하나는 최고다. 

 

평소엔 커버를 항상 덮어둬서 잘 몰랐는데, 상판 전면에 얼룩이 있고 옆쪽에 필름지가 까진 부분이 있었다. 그 외에는 아주 멀쩡해 보이지만, 아래쪽을 보면 또 그렇지도 않다.

 

 

원목이 아니라 필름지 가장자리가 찢어지고 들뜨고 있었다. 안 보이는 부분이긴 하지만 상태가 이 모양인 줄 알았다면 진작 버렸을~!! 최근 몇 년 동안 버리는 것에 아주 재미(?)가 들린 것 같다. ㅎㅎ (열심히 버려도 물건이 줄지 않는 이 기이한 현상 ;;) 

 

 

꽉 박힌 긴 나사못을 여러 개 풀어서 분해한다. 원목도 아닌 것이 엄청나게 무겁다. 다 분리해서 벽에 세워두는데, 새로 도배한 벽에 기대놓기가 미안할 정도다. 폐기물 스티커 사 온 뒤, 내놓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본드 자국과 스크래치, 묵은 때와 함께 필름지는 벗겨져가고 구제불능 상태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나무 부분은 참 단단하고 짱짱하다. "아, 이러지 마~ 버릴 거야~ 또 작업본능을 자극하지 말라규~ 좀 편하게 살자. ㅠ.ㅠ"

 

 

"뭐 어쩌겠는가! 이 녀석이 또 나를 자극했다. 작업 본능을 건드리고 말았다!" 그렇게 컴퓨터 책상 리폼 돌입~ 빨리 해치워버리고 싶어서 온라인이 아닌, 동네 인테리어 매장에서 몇 종류 안되는 대형 사이즈 시트지 중에서 가장 밝은 색 하나를 골라온다. 모든 면이 아닌 상판과 뒤판 테두리 부분만 붙일 예정~.

 

구겨진 부분이 있어서 여유분을 넉넉히 주셨는데, 가격은 1만 원! 그래, 단돈 만 원으로 죽어가던 책상 한번 살려보자~ ㅎㅎ 작업 전에 우선 전체적으로 깨끗하게 닦고, 지워지지 않는 부분은 매니큐어 리무버로 다시 닦았다. 스크래치와 까진 부분을 제외하고 묵은 때는 웬만큼 사라졌다.

 

 

상판의 테두리 두 면은 각이 있고, 두 면은 둥근 모양이다. 그래서 이 까다로운 테두리 처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잠시 고민한다. 최대한 절개 없이 이어붙이는 방향으로~. 혹시 전체 분량이 모자랄까 봐 안으로 들어가는 여유분은 많이 주지 않았다. 

 

 

이 작은 도배 밀대는 시트지 작업할 때마다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한 방울의 기포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금씩 천천히 밀면서 작업한다. 표면이 매끈하니까 대충 붙여도 잘 붙을 것 같지만, 조금만 방심해도 기포가 올라오니 말이다.

 

 

시트지 작업은 확실히 시간과 공들인 만큼 결과물이 나온다. 상판이 넓어서 사용할 땐 좋은데, 이 작은 밀대로 밀기엔 밀어도 밀어도 끝이 안 나는 기분~ 상판을 겨우 다 붙이고, 뒤판은 찢어지고 너덜거리는 필름지를 가다듬고 남은 시트지를 테두리에만 붙였다.

 

 

양쪽 다리 부분인 옆판 2개는 다행히 리무버로 닦아내는 것만으로도 깨끗해져서 붙이지 않았다. 사실 전체 다 붙일 바엔 새로 사는 게 훨씬~~ 이득이기도 하다! ㅋㅋ 이렇게 투톤이 되었지만, 나쁘지 않다.

 

 

뒤판에 들뜬 필름지를 본드를 쓰기 싫어서 딱풀로 붙였더니, 잘 붙어있는 척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들뜨기 시작한다. 보기 싫지만 뒤판은 안 보이는 부분이니까 괜찮다.

 

 

문제는 조립이다. 뒤판이 바닥에 닿지 않는 짧은 길이에, 그 부분 나사못 두 개가 빠지지 않고 부러지는 바람에 똑바로 세워서 조립할 수 없는 상황이다. 뒤집은 채 조립하는 것도 보조 한 명이 붙잡아줘야 하는 상황인데,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부모님도 주무신다. 

 

우여곡절 끝에 조립을 완성하고 이걸 뒤집어야 하는데... 이건 두 명이 들어도 무겁다. ㅠ 시간은 자정을 넘었으니, 조용하고 얌전하게 잘 뒤집어야 한다. 

 

 

휴우~~ 어쨌든 혼자 뒤집었다. ㅋㅋ "애쓴다 애써~ 네가 참 고생이 많다! 토닥토닥" 뒤판에 붙은 확 튀는 테두리 색이 좀 별로이긴 하지만, 남은 시트지를 활용하자니 어쩔 수 없다. 

 

 

상판은 밝고, 깨끗하고, 매끈해서 대만족~^^

 

 

이만하면 새 책상같다~ㅎㅎ

 

 

투톤이 돼버렸지만,

이질감 없이 잘 어울려서 다행이다.

 

 

다리가 부실한 가벼운 책상 위에 큰 모니터를 올리면 간혹 흔들림 때문에 사용하기 불안한 경우가 있는데, 이 위에는 아무리 무거운 모니터를 올려도 안정감 있게 사용할 수 있다. 사람이 올라가도 거뜬하니 말이다~! 

 

5만 원 이하로도 책상을 살 수 있는 시대에, 재료비 1만 원 + 측정 불가 내 노동비를 감안하면 결코 헐값에 책상 리폼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ㅋㅋ 하지만 폐기물 쓰레기 하나라도 덜 만들어서 뿌듯하고, 이렇게 크고 튼튼하고 짱짱한 내구성 좋은 제품을 다시 살려서 쓸 수 있다는 사실가치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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