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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성장/DREAM TRAVELER

[꿈 이야기] 자각몽(루시드 드림)의 무궁무진한 세계.

by 앨리Son 2018. 1. 20.

 

앨리의 꿈 이야기ㅣ자각몽

 

어떤 건물 안에서 계단을 오르고 있다. 좁고 끝을 알 수 없는 계단을 끊임없이 오르고 또 오른다.

 

지칠 대로 지친 몸은 한없이 무겁게만 느껴진다. 나는 선두에서 계단을 오르고 있고, 뒤따라오는 사람들이 계단 저 아래로 몇 명 보인다. 힘에 부쳐 점점 올라가는 속도가 떨어질 때쯤, 저기 밑에서 물이 차올라 오는 것이 보인다. 깜짝 놀란 나는 속도를 내어 뛰어올라가기 시작한다.

 

물은 계속 따라 올라오는데 계단의 끝은 도대체가 보이질 않는다. 뒤따라 오던 사람들은 외마디 비명소리를 남긴 채 물속으로 사라진다. 더 소름 끼치고 끔찍한 사실은 그 물이 그냥 물이 아니란 사실이다. 뜨겁게 펄펄 끓고 있는 지옥의 물이다. 물속으로 사라진 사람들은 순식간에 유골로 바뀌어 둥둥 떠다닌다. 

 

이런 광경을 본 순간 누가 제정신일 수 있을까!? 온몸으로 공포를 느낀 나는 더 미친 듯이 계단을 뛰어 올라간다. 어느새 옥상 문까지 도달했는데 아주 두꺼운 쇠로 된 문이 굳게 잠긴 채 나를 맞이한다. 이성을 잃은 나는 그 문을 발로 차고 온몸으로 밀면서 살기 위해 발악한다. 그 순간 문이 열린다. 

 

 

옥상은 생각보다 좁고, 물은 목전까지 나를 따라온다. 난간으로 다가가 조심스레 올라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다. 사방이 모두 바다로 둘러싸인 이 빌딩은 바다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었던 것이다. 

 

 

끓는 물에 삶겨서 녹아 죽느니 차라리 바다에 빠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뛰어내리려니 쉽지가 않다. 꿈속에서 그렇게 숨 쉬듯 뛰어내리고 날아다니면서도 역시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건 늘 쉽지가 않다. 

 

머뭇머뭇하고 있는 사이 옥상에는 펄펄 끓는 물이 서서히 차올라오고 있다. 부글부글 거리며 어느새 옥상 전체를 가득 메운다. 다시 바다를 바라보는데 그 순간 '잠깐만! 이거 꿈이잖아. 지금 꿈이야. 자각몽이다!! 자각몽 시작이야! 와우~ 날자~ 시원하게 날아오르자!!'라는 생각이 들며 꿈을 자각하게 된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다를 향해 몸을 던진다. 날아오를 때 온몸으로 맞는 바닷바람이 너무나 시원하고 상쾌하다. 집어삼킬 듯 공포스러운 바다가 자각과 동시에 너무나 아름답고 평온한 바다로 바뀐다. 눈부신 햇살이 부서지는 바다 위를 어느 때보다 가볍고 상쾌하게 날아다닌다. 

 

자각몽을 꾸는 사람들 중 초기에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이 바로 하늘을 나는 것이다.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자각몽을 꿨지만 아직까지도 하늘을 나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 시원하고 자유롭고 상쾌한 느낌과 함께 아래의 세상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끝없는 바다는 어느새 끝나고 저 앞에는 산과 건물들이 있는 육지가 보인다. 저기 가서 착륙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기분이 더 좋아진다. 루시드 드림 상태가 되면 '이번엔 뭘 해볼까?' 하는 기대와 설렘이 있다. 어김없이 늘 찾게 되는 그 사람 이름을 불러본다. 

 

큰소리로 고래고래 소리치며 그를 만나게 될 것을 확신한다. 어느덧 육지에 착륙하여 주위를 둘러본다. 이곳은 멸종 위기에 처한 식물들을 보호하고 특수 식물을 연구하는, 일반인들은 출입할 수 없는 비공개 구역이다. 오르막을 오르는 사람들이 몇 명 보여서 나도 그쪽으로 올라간다. 

 

올라가다가 중턱쯤에서 그들은 어느 건물 안으로 신분확인을 하고 모두 들어간다. 나는 안으로 들어가진 못하고 관계자에게 그를 불러달라고 요청한다. 밖에서 잠시 기다리자 그가 나타난다. 'Yes!! 역시나 부르면 나타난다니까!!'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그는 이곳의 생태계를 총괄하는 책임자다. 그래서인지 정글탐험하기에 딱 어울리는 사파리룩 스타일을 하고 있다. 그와 함께 거닐며 얘기한다. 그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신비한 많은 이야기들을 내게 들려준다. 가끔 꿈에서 나눈 그 많은 대화들이 기억나지 않을 때 아쉬움이 크다. 

 

 

이곳은 정글과 도시가 오묘하게 공존하고 있다. 푸른 숲과 맑고 신선한 공기 속에서 모든 병이 저절로 치유될 것만 같다. 이곳은 대체 어딜까? 그때 그의 어깨에서 무언가를 발견한다. 낡은 군화처럼 생긴 신발이 그의 왼쪽 어깨 위에 놓여있다.

 

그 신발에는 특이한 식물의 새싹이 가녀리게 돋아있다. 아마도 요즘 집중적으로 연구 중인 식물인 것 같다. 그 신발의 식물은 애니메이션 영화 월-E(wall-E)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그걸 어깨 위에 계속 올려놓고 다니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울 법도 한데, 자신의 연구과제에 몰두하는 모습이 그저 멋있다고만 느껴진다그 식물을 조심스레 만져본다. 볼수록 신기하다. 기분 좋은 상태로 꿈에서 깬다.

 


 

악몽을 꾸다가 꿈을 자각하게 되는 순간의 짜릿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꿈을 180도로 완전 뒤바꿔버릴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각몽이 늘 의지대로 조절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어떤 현실적인 문제에 해답을 얻고자 할 때 루시드 드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내면 중심 깊이 들어가고자 할 때, 꿈의 세계는 심하게 요동치며 붕괴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실을 직면하게 될지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극심한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자각몽 초기 단계에서 너무 좋아서 흥분해도, 그 꿈은 곧 무너지고 만다. 감정을 잘 다스려야 꿈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 수 있다. 

 

자각몽을 단순히 악몽에서 벗어나거나 유쾌한 경험을 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걸 넘어서 매일 모든 면에서 발전하고, 성장하고, 진화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이런 거창한 목표가 없어도 과유불급만 잊지 않는다면 이 자각몽의 세계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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