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야기ㅣ2018. 03. 24. 토


요즘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비정상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는 기분이다. 성당을 안 다닌 지 15년이 넘었지만, 열심히 다니시는 엄마 말씀대로 사순절의 고통을 아주 제대로 느끼고 있다. 가족 안에서, 개인적으로, 외부적으로 여러 가지 일들이 생기고, 무엇보다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생기면 모두가 힘들어진다. 


"나는 매일 모든 면에서 성장하고, 발전하고, 진화한다."라는 확언을 입에 달고 살면서부터, 성장에는 성장통이 동반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는다. 무언가 한 단계 올라가기 위해서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집안이 꽤나 시끄러운 요즘 꾸게 된 꿈이다. 


꿈 일기 / 꿈 사례 / 무료 꿈해몽 / 무료 꿈 풀이 / 꿈 해석


오빠는 언제 집에 내려왔는지 아버지와 마주 앉아서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경상도 남자들이 그러하듯 두 남자가 진지하게 속 얘기를 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할 수 있다. 가족 일엔 세상 무관심해 보이던 오빠가 아버지께 평생 쌓아둔 서운함을 내비친다. 


격한 감정의 원망하는 모습은 아니었고, 아주 덤덤한 말투로 조목 조목 얘기하고 있다. 단 한 번도 이런 대화를 나눈 적 없던 부자 사이였기에 그 모습이 아주 낯설면서도 신선했다. 결코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오빠는 아무 표정 없이 남 얘기하듯 팩트 폭격을 날리고, 아버지는 나름대로 변명을 하시거나 화를 내기도 하신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평소와 다른 아버지와 오빠를 본다. 싸워도 좋으니 그동안 묵은 감정을 다 꺼내고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화가 많이 나셔서 흥분하신다. 나는 살짝 개입이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느낀다. 오빠에게 잠시 나가 있으라고 하고, 아버지와 마주 앉는다. 



심리 상담 / 가족 상담 / 심리 치료


아버지를 가만히 바라보는데, 다른 얼굴이다. 손을 마주 잡고, 아버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평생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너무 많았지만, 이해할 순 없어도 사랑할 순 있다고 했다. 내 눈에는 엄마가 늘 옳았고, 엄마가 늘 약자였지만 아빠 편에서 진심으로 이해해주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지금도 내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보다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지만, 오롯이 아버지의 마음을 다독여본다. 아빠도 상처받고 힘든 일이 많았을 거라고, 나는 단 한 번도 누구 한 사람의 편인 적은 없었다고, 나는 두 분 다 똑같이 사랑한다고 말하며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아무리 사랑하는 가족이라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참 힘든 부분이다. 우리 뇌는 끊임없이 판단을 내린다. 좋다, 싫다, 옳다, 그르다, 과거의 경험, 사건들, 트라우마, 반복된 기억...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해도 뇌는 끊임없이 상황을 판단하고 그 사람을 판단하고 해답을 제시하려고 한다. 


최악의 경우는 중용을 지키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조언을 해주고자, 말하는 당사자가 아닌 그를 열받게 한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얘기를 해주기도 한다. "상대방도 이러저러해서 그랬을 것이니까 네가 이해해라." 그 순간 내가 이해해줘야 할 사람은 얼굴도 모르는 제삼자가 아니라, 당신 앞에서 열변을 토하고 힘들어하는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다. 


그게 힘들어서 얘기하는 사람에겐 어떻게 느껴질까? 위로는커녕 부아를 돋우는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들에겐 잠시라도 판단을 멈추는 일이 그토록 힘들다. 그 사람 마음에 거울을 비추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봐 주는 것이 심리 상담의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의 상담에서는 늘 판단과 함께 핵심을 찌르고 싶어지는 욕구가 치솟아 오르곤 했다. 






현실에서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꿈속에서나마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본다. 그러자 아빠 몸 안에서 어떤 밝은 빛이 보인다. 마치 몸이 투명해진 것처럼, 몸 안의 장기가 다 보인다. 심장 근처에서 아주 밝고 큰 빛이 움직이고, 그 주변으로 좀 더 작은 빛 여러 개가 움직이고 있다. 


사람이 있는 그대로 온전히 이해받았을 때, 심장에서 저렇게 밝고 따뜻한 빛이 돈다는 사실을 깨닫고 깊은 감동을 느낀다. 너무나 힘들 때,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큰 힘을 얻을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이지만, 밝은 빛으로 시각화되니 더욱 감동적이었다. 


이렇게 사람의 몸에서 빛(광채)이 나오는 꿈은 느낌 자체로도 길몽일 것이다. 이런 꿈이 태몽일 경우는 공직, 높은 관직에 오를 아이에 관한 꿈이라고 한다. 혹은 자신이 그런 공직이나 합격, 승진, 취업 등의 좋은 일이 생길 길몽이다. 


그 사람을 판단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습관적으로 불평불만과 하소연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의 경우는 예외일 수 있다. 그런 부류의 사람의 행동은 마치 이런 느낌이다. 매일 긍정의 확언과 긍정적인 책, 강의로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 상쾌한 기분을 만들어 놓으면, 그 부정적인 사람이 나타나서 내게 똥물을 끼얹는 격이다. 


씻고 오면 또 똥물을 끼얹고 씻고 오면 또 끼얹고... 그런 것과 똑같은 기분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그렇게 습관적으로 부정의 쓰레기를 사람들에게 투척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내가 쉴 새 없이 이렇게 나쁜 말만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이 인지해야 한다. 



그게 잘 되지 않는 사람과는 웬만하면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내게 오물을 투척할 때 단단히 방어가 필요하다. 항상 준비된 우산을 쫙 펼쳐서 방어하고 그 상황을 재빨리 피한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늘 그러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겐 진심 어린 이해만이 그 마음을 풀어주는 첫걸음이다. 물론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에는 정성껏 들어주고 받아주다가 그게 장기전이 된다 싶으면, 들어주는 사람 입장에서도 슬슬 화가 난다. 


"이제 그만큼 했으면 됐지, 그만할 때도 됐지." 하면서 어서 그 사람이 빨리 좋아지기를 마음으로 또는 말로 강요하게 된다. 그 사람이 진짜 괜찮아질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주지 못하고, 나는 그저 그 사람이 더 이상 힘들지 않고 빨리 좋아지기를 재촉한다. 



우린 그런 식의 위로를 참 많이 한다. 어떤 일로 힘들어하면 "빨리 털고 일어나라고, 힘내라고, 무조건 잘 될 거라고." 말해준다. 왜냐면 우린 힘들어하는 그 모습을 오래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게 길어지면 보기 싫고 짜증도 나는 것이다. 내 마음의 속도와 상처 입은 사람의 마음의 속도가 다르다. 


그게 답답하고 힘들어도 그 사람이 충분히 털고 일어날 시간을 주어야 한다. 빨리 괜찮아지라고 강요하는 것은 내 욕심일 뿐이다. 이건 나 스스로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상처를 너무 오랫동안 끌어안고 있는 것은 물론 좋지 못한 일이다. 하지만 그 사람의 상처가 충분히 아물지 않았는데 "이제 아물 때가 되었는데, 왜 아직도 아물지 않냐."고 화를 내는 것 또한 어리석은 일이다. 


내 한 몸 살기도 버겁고 바쁜 세상에 누가 진심을 다해 내 마음을 이해해줄 사람이 있을까마는 최소한 사랑하는 가족 간에는 그런 이해가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많은 내공이 필요하고, 나 역시, 우리 가족 역시 그 변화의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 있다. 서로의 치부를 다 보이는 가족이기에 판단과 지적이 일상이겠지만, 단 한순간이라도 판단하는 것을 멈춘다면 모든 면에서 좋은 변화가 찾아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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