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의 꿈 이야기  2011. 06. 30


엄마가 고속 터미널에 가야 하는데, 터미널까지 대중교통을 타고 가려고 하니 버스, 지하철, 택시, 기차, 비행기까지 모두 파업을 했는지 운행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집집마다 자가용도 모두 사라졌다.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교통수단이 끊겼다. 세상의 이동경로가 모두 막혀버린 것이다. 세상에, 무슨 이런 일이.. 마침 한 친구도 서울에 갈 일이 있다고 했던 게 생각나 전화를 해서 상황을 말해주니, 무척 놀라며 걱정을 한다. 도대체 믿을 수 없는 이 사태는 뭐란 말인가.. 


밖으로 나가서, 도로를 보니 정말 한산하다. 세상이 이렇게 조용할 수가 없다. 그때, 버스 몇 대가 지나가는 게 보인다. '어? 버스가 운행하네?'라고 생각했는데, 승객은 아무도 없는 텅텅 빈 버스가 쌩하니 지나갈 뿐이었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람. 사람이 맞나??? 갑자기 오싹한 생각이 든다.. 


인적마저 드문 거리를 어떤 친구와 함께 걸으며 얘기하고 있다. 그때, 갑자기 어떤 사람들이 나타나서 총을 쏴댔는지 폭탄을 던졌는지 몇 명 되지 않던 사람들마저 모두 죽고, 나 역시 쓰러진다. 친구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나는 다친 곳은 없었지만 조용히 죽은 척하며 그들의 동태를 살핀다.


한 남자가 죽은 걸 확인하기 위해 이쪽으로 온다. 꼼짝 않고 눈을 감고 그대로 쓰러져 있었지만, 살아있음을 들키고 만다. 윽... 그는 긴 총부리를 코앞에 겨누고,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것 있으면 말해라."라고 말한다. 그나마 마지막 인정은 베풀어 주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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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짧은 시간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하다가 "키스요."라고 말한다. 키스하는 꿈은 상황에 따라서 길몽이 되기도, 흉몽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일반적인 해몽에도 그럴만한 이유는 있겠지만, 글쎄.. 내 꿈에서는 키스 자체에 대한 욕구불만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ㅋㅋㅋ 


좋아하는 미드 '앨리 맥빌'에서는 주인공 앨리가 오랜만에 다시 연애를 하게 되고 그 사이 키스하는 방법을 잊어버렸을까 봐 걱정이 되어서 학습용 키스 영상을 보며 혼자 공부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웃픈 장면에서 공감이 가는 건, 별로 좋진 않구나. ㅎㅎ


그 남자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죽기 전에 키스나 한번 하자고? 그거야 좋지! 아깝지만, 다른 사람한테 넘기지. 저기 저 사람이 몹시 원하고 있거든... 흐흐흣." 하고 소름 끼치게 웃는다. 갑자기 어떤 사람이 나타날지 무척 긴장된다. 내게 겨누어진 총부리 때문에 계속 바닥에 누운 자세로 있다. 


그때 나타난 사람은 장진 감독이다. 꿈의 등장인물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뜬금없기가 말로 표현이 안된다. 평소처럼 싱글벙글 웃으며 다가오는데, 꿈이지만 소름이 쫙쫙 쫙... '시간을 벌고 살아남을 방법을 찾자'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그가 누워있는 내게로 달려든다. 


키스를 하라고 했지, 내 입술을 먹으라고 하지 않았는데 입술이 너무 아프다. 입술 아래 살을 너무 세게 깨물어서 너무 고통스럽다. 도대체 무슨 키스를 이따위로 해!!! 정말 눈물 나게 아프다. 꿈인데 왜 이렇게 고통은 생생할까.. 몇 시간처럼 길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끝나고,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길거리 벽에 붙은 전신거울이 있어서 얼굴을 보니, 입술 아래 살에 선명하게 치아 자국과 함께 맺힌 피가 보인다. 윽.... 분하다! 얼굴을 살피는 척하다가 난 잽싸게 줄행랑을 친다.



도망치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 있었다.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젊은 여자들이 굉장히 많은데 알고 보니 그녀들은 모두 그의 수하들이다. '내가 호랑이굴에 제 발로 들어왔구나.' 하지만 생각을 뒤집어보니 등잔 밑이 제일 어둡다고 내가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기 수하들과 함께 섞여있으면 더더욱 날 찾아내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들에게 이곳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자리가 없다고 모두들 거절한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뒤돌아 나가려고 하는데, 한 여자가 나를 보더니 내 얼굴 중 어딘가가 마음에 든다면서 그 부분을 자기가 가져야겠다고 한다. 그러자 다른 여자들도 몰려들고, 모두 그 부분을 가지겠다고 서로 난리였다. 


수술용 메스를 들고 모두 날 따라오는 것이다. 헉... 꿈이지만 고통을 맛보고 싶진 않아서 힘겹게 겨우겨우 뿌리치고 그곳을 빠져나와 다시 거리로 나온다. 미친 듯이 달리고 달리다가 나와 처지가 비슷해 보이는 한 남자를 만났다. 최수종을 닮은 건지, 최수종인지 모르겠지만 그 남자에게 같이 힘을 합치자고 제안한다. 


그와 함께 움직이다가 어떤 창문을 발견한다. 내 꿈에서 창문은 다른 세계로의 통로이다. 저 창문을 열고 나가면 새로운 세상이 있다. 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세상. 창문에는 역시나 방충망이 아주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다. 힘겹게 그 방충망을 뜯어내고 내가 먼저 그 창으로 몸을 날린다. 


그리고 뒤돌아 그 남자가 들어오는 걸 확인하려고 하는 찰나, 장진의 수하인 한 남자가 나타나서 나와 뜻을 함께한 그 남자를 죽여버린다. 그리고 창문을 넘어 내게로 달려든다. 죄 없는 사람을 내 눈앞에서 죽였다는 사실에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는 분노가 폭발한다.



달려든 그 남자를 바닥에 눕히고 두들겨 패기 시작한다. '당신이 아무리 힘센 남자라도 내 꿈에서 나보다 힘이 셀 수는 없을걸?' 흠씬 패고 난 후 한 손으로 그의 목을 눌러 제압한다. 그때 그 남자 한쪽 손이 주머니에 가 있는 게 수상해 보인다. 아무래도 주머니 속에서 폰을 만지고 있는 것 같다. 


한 손으로 목을 계속 누른 채 그 손을 빼보니, 역시나 폰으로 긴급 호출을 하고 있었다. 당장 폰을 빼앗아 던져 박살 내 버리고 목을 누른 손에 힘을 더 가해 결국 숨통을 끊어버린다. 시체를 한쪽으로 내팽개치고 또다시 뛰었다. 살인을 했다는 죄책감을 느끼기에 난 너무 절박하고 다급했다.


이곳은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저기 멀리서 걸어오는 사람들은 아랍인 같다. 터번을 쓴 무리가 걸어온다. 주위를 둘러보니 어떤 사원도 보인다. 순간 마음의 평온함이 밀려온다. 여긴 어디지? 사원으로 막 들어가려는 순간, 저기 멀리서 달려오는 무리들. 장진의 여자 수하들이다. 


결국 여기까지 왔구나. 다가와 당장 죽일 듯이 나를 협박하다가 나를 끌고 가려고 한다. 그때 터번을 쓴 사람들과 사원에 있던 사람들이 다가와 인간방패를 만들어 나를 에워싸며 지켜준다. 이들은 나를 모르는데 이렇게까지 나를 지켜주는 것에 깊은 감사와 감동을 느낀다. 결국 그 수하들은 물러났고, 나는 살아남는다.


실제로도 진이 다 빠지는 꿈, 읽기만 해도 진이 빠지는 꿈이 아닐 수 없다. 오래전 꿈을 되짚어 봐도 어제 있었던 현실처럼 이렇게 생동감이 넘칠 수가 없다. 항상 고생 끝에 마무리는 훈훈한 영화를 한편 찍는 기분이다. 


살인에 관련된 꿈은 상황별로 다르지만 대부분 길몽이라고 한다. 하지만 목을 졸라서 죽이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을 예고하는 꿈이라는 해몽이 있기도 하다. 일반적인 해몽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믿거나 말거나이다. 스릴 넘치는 영화 한편 찍은 것으로 만족한다. 뭘 더 바라겠는가! 그거 하나면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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