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일이다. 그는 어느 날 평소와 전혀 다른 스타일을 하고 나타났다. 그 당시 내가 잠깐 좋아했던 모 가수의 스타일을 흉내 내고 나타난 것이다. 힙합 스타일!
그 어울리지 않는 모습에 친구들은 모두 박장대소와 함께 그를 놀려대기 시작했다.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 나는 그의 모습에 흠칫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계속 내 눈치를 살핀다. 마치 '널 위해 준비했어. 나 어때?' 하고 묻는 눈빛이다.
어떻게든 편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정말 이건 아니지 싶었다. 터져 나오는 웃음을 나도 참을 수 없었다.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이상하고 어울리지 않았다. 그는 민망함에 얼른 옷을 갈아입고 헤어스타일을 다시 바꾸고 나타났다.
가끔 그때 그 장면이 영화처럼 아련하게 떠올라 나를 미소 짓게 한다. 내 말 한마디 한마디에 즉각 반응하며, 내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그가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오빠는 존재 자체로 멋있었다. 키, 몸매, 얼굴이 완벽한 모델이었다. 태어나 누군가를 보고 첫눈에 반한 적은 아마도 그때가 처음이었을 것이다. 그땐 어렸고, 그 빛나는 외모는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렇다고 그런 완벽한 외모가 내 이상형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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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남자 키가 180cm를 넘어가는 걸 좋아하지 않았고, 더군다나 185cm 이상은 부담스러웠다.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작으니 올려다보기 불편해서 싫었다. 부모님이 키 차이가 워낙 많이 나서 신혼여행 사진을 보면 엄마가 키를 맞추기 위해서 살인적인 높이의 힐을 신고 있는데 그게 정말 부담스러워 보였다.
그때는 나도 어려서 8cm 가량의 힐을 신고 다녔지만,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제는 누군가를 위해 발이 산산조각 날 것 같은 힐을 신고 다니진 못할 것 같다. 남자 키는 170cm 언저리면 충분하고, 175cm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그 키, 몸매에 무엇을 걸친들 멋있지 않았을까? 청순한 헤어스타일, 흰 티에 청바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그 스타일이 그의 색깔이었다. 나는 정말 그의 그 스타일을 좋아했다. 좋아하는 스타일은 시시때때로 바뀌고, 여러 스타일을 동시에 좋아하기도 하는 거잖아.
그는 내가 좋아했던 가수 흉내를 내면, 내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자기만의 고유한 색깔을 가진 게 가장 아름답다. 남을 흉내 낼 필요는 전혀 없다. 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만은 예외도 있는 법.
그 모습은 너무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의 행동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걸, 자기에게 맞지 않는 걸, 자기에게 어울리지 않는 걸, 자기에겐 용기가 필요한 걸 오로지 날 위해 내 취향에 맞춰주는데 감동받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을까? 사랑에 빠지고 눈이 멀면 자기 색깔마저도 버리게 된다.
우린 이렇게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혹은 스스로 더 멋있고 예뻐 보이기 위해 내가 아닌 누군가를 흉내 내기 바쁘다.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인데 어찌 그게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단, 모방으로 시작해서 모방으로 끝나는 게 문제다.
아무리 예쁜 신발이라도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은 신을 수 없다. 몸에 맞지 않는 옷에 몸을 욱여넣으면 소화불량에 걸리고, 온종일 불편할 뿐이다.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은 역시 그런 신호이다. 마음이 왜 불편한가? 뭐가 맞지 않아서이다. 맞지 않는데 억지로 욱여넣고 있었나?
내게 어울리지 않는 건 내 것이 아닌가? 우린 너무 다른가? 그렇다고 해서 어울리지 않는 건 아니잖아. 나는 끝없이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답을 해 보았다. 불편한 마음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 문제를 밖에서, 타인에게서 찾으려 하면 절대로 해답을 얻을 수 없다.
모든 문제는 내 안에 답이 있다. 불편한 마음의 원인을 외부 탓으로 돌리면, 해결책 또한 얻을 수 없다. 결국 문제는 내게 있었다. 정말 너무나 단순 명료하게 문제는 나였다. 나는 왜 거기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지? 그 거부감의 뿌리는 어딜까?
성장 과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답은 쉽게 나왔다. 그래 그럴만해. 정말 정말 충분히 그럴만해.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해 준다. 당장 어떻게 해결이 되는 건 아니지만,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이 문제뿐만이 아니라 다른 문제도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해답은 정말 쉽게 나왔다. 어떤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이 문제였다.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고 힘들어할 시간에, 그 상황을 해석하는 내 관점 하나를 바꾸면 가장 쉽고 빠르다. 물론 그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상황을 바라보는 내 관점 하나 바꾸는 게 어디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겠는가! 마음공부 평생을 해도 쉬운 일은 아니다. 다 떠나서 한 가지만 생각하면 상황은 오히려 더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모멸감과 자괴감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음... 뭐랄까..? 그건 마치 아이패드를 쟁반으로 사용하고 있는 격이랄까?
내 사용설명서를 보여주고 싶었다. 나에겐 이렇게 많은 기능이 있는데, 왜 나를 쟁반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묻고 싶었다. 그리고 애먼 곳에서 인정받으니 오히려 불쾌한 기분마저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래서 문제는 이 상황인가? 물론 아니다.
목적은 하나면 충분하다. 목적이 하나면, 나머지는 그냥 생각하지 않는 게 가장 현명하다. 목적에서 벗어난 가치까지 구하려 하니 마음이 힘들어진 것이다. 목적만 달성하면 그만이다. 다른 건 그냥 잊어라! 아 완전 깔끔, 간단 명료!!! 좋다 좋아~
물론 대부분의 감정 일기는 공개 글로 쓸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진짜 일기장에 감정 일기를 쓰고 자신의 감정을 한번 읽어보자. 상당수의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릴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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