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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성장/DREAM TRAVELER

꿈 일기 89번째 - 짝사랑하는 꿈, 감정, 생각, 느낌에 관한 꿈

by 앨리Son 2018. 10. 31.

 

 앨리의 꿈 일기  짝사랑하는 꿈  감정, 생각, 느낌에 관한 꿈 

 

몇 년 전 꿈 이야기다. 버스를 타고 도시의 한복판을 달리고 있다. 2층 버스는 아닌데, 버스 자체 높이가 매우 높다. 

 

창밖을 보니 길에는 갖가지 종류의 공룡이며 평소에는 잘 볼 수 없었던 거대 동물들이 버스와 함께 달리고 있다. 이 버스는 그 동물들을 피해 도망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곡예운전을 하고 있다. 그 풍경이 과히 장관이다. 

 

버스 안에는 친구와 친구의 딸이 있다. 딸아이가 더 어렸을 때 3-4살 정도의 모습이다. 친구는 아이를 안고 바로 내 뒷자리에 앉아 있다. 그때 버스가 잠시 멈추고 어떤 여자 승객이 한 명 올라탄다. 화려하다 못해 부담스러운 옷차림을 한 그녀는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우리는 그녀와 초면인 게 분명한데 갑자기 친구는 벌떡 일어나 그녀와 함께 저 뒷자리로 함께 걸어가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대화가 얼핏 들리는데 "그 남자" 얘기를 하고 있다. 내 모든 신경이 그 대화에 집중된다. 

 

그때 뒷자리에 혼자 앉아 있던 친구의 딸아이가 무서워해서 안아서 달래준다. 시간이 조금 흘러 집에 도착해서 방안에 있는데 톡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친구가 버스에서 그녀와 나눈 대화에 대해서 얘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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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전에 그 남자와 사귄 사이라고 한다. 믿을 수가 없었다. 외모만 보고 사람을 평가할 순 없지만, 그녀는 그 남자 스타일이 분명 아니다. 그녀는 초면에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 그게 사실인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그녀와 얘기하고 싶다고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한다. 

 

그걸 지금 확인해서 뭐 어쩌려고? 나는 조금씩 이성을 잃어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집에는 여러 명의 룸메이트가 있고, 그 남자도 그중 한 명이다. 방안에 있으니 거실에서 그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난 그에게 직접 물어볼 수가 없다. 

 

 

대체 내가 궁금한 게 뭔지 모르겠다. 과거에 그런(?) 여자와 사귀었으면 왜? 뭘? 그냥 그런 가볍고 경솔해 보이는(어디까지나 나의 편견일 수도) 여자와 사귄 게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쿨한 척 다하더니 나도 모르게 과거에 집착하고 있다. 

 

우리는 적당한 선을 지키는 친구, 룸메이트 관계인데 그에게 곤란한 질문을 할 수는 없다. 그 남자의 친구인 다른 룸메이트에게 물어볼까? 그것을 왜 꼭 확인해야 하는 걸까.. 내가 만들어놓은 그 남자의 환상에 그를 끼워 맞춰 넣으려고 하는 나 자신에 놀라고 만다. 

 

그건 믿음이 아니다. '그는 분명 이런 사람일 거야.'라는 믿음이 아니라 '그는 분명 이런 사람이어야 해.'라는 내 욕심과 바람일 뿐이다. 그게 충족되지 않으면 나는 실망하고 상처받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그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사랑이라 할 수도 없다. 

 

어쨌든 확인하지 않으면 내 머릿속을 계속 괴롭힐 것 같다. 나는 그 남자를 짝사랑하고 있는데 그런 걸 물으면 내가 그를 좋아하는 게 들키게 될까 봐.. 들키면 우정조차 지킬 수 없을까 봐 두려운 마음이 든다. 

 

그때 마침 룸메이트 중 한 명인 남자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나에게 언제 집에 들어왔냐고, 혼자 방에서 뭐 하냐고 나오라고 말한다. 난 그를 붙들고 물어볼 게 있다고 한다. 그는 나를 빤히 보며 내 질문을 기다리는데 나는 머뭇거리며 차마 입을 떼지 못한다.

 

"어... 그러니까... 그게... 뭐더라? 내가 뭘 물어보려고 했더라. 갑자기 기억이 안 나네...ㅎㅎ" 라고 얼버무리고 만다. 꿈속 이 캐릭터는 진짜 내 캐릭터인가! 내게 이런 답답한 구석이 있나... 참 답답하다 너!! 

 

밖에서는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거실로 나갈 수도, 그에게 물어볼 수도 없다. 그냥.. 오늘 이런 여자를 만났는데, 너랑 전에 사귀었다던데 진짜냐고 물어보는 게 뭐가 그리 힘든 거지? 

 

친구끼리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봐도 될 텐데,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내 마음이 들킬까 봐 겁이 난 것이다. 마음은 자고로 좀 들킬 필요가 있는 거지! 그렇게 꽁꽁 숨겨서 어디다 쓸려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밤이 되어 잠을 자려고 텐트 속으로 들어간다. 

 

 

아늑한 잠자리를 위해 텐트를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텐트 안은 정말 아늑하고 편하고 좋다. 텐트 입구는 열려 있어서 닫기 위해 손을 뻗는데 갑자기 그 남자의 얼굴이 텐트 안으로 쑥 들어온다.악!!! 깜놀!! 이 장면은 마음의 문을 닫으려고 할 때마다 불쑥 불쑥 침범해 들어오는 그 남자란 사람을 가장 잘 표현했다. 

 

가지런한 치아를 활짝 드러내며 참 해맑게도 웃는다. 사람 간 떨어지게 해놓고 참... 너란 남자는 보면 볼수록 심쿵이다. 그는 "오랜만이다? 요새 나 피해 다니는 거 같다?" 라고 한다. 아, 눈치는 빨라가지고... 

 

난 " 피해 다니긴.. 내가 언제.." 하고 씩 웃지만 속으론 엄청 찔린다. 순간 물어볼 용기가 생겨서 그녀에 대해서 슬쩍 물어본다. 그녀의 인상착의를 들은 그가 한참을 곰곰이 생각하더니 과거에 만난 여자들 중에 한 명 같기도 하다며...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는 눈치다. 

 

여자를 진지하게 사귀고, 오래 만나는 타입으로 알고 있었는데 잘 기억도 하지 못할 만큼 여자를 많이 사귄 건가? 그의 그 애매모호한 대답이 나를 더 충격으로 몰아갔다. 반대로 너무나 잘 기억하고 아직 잊지 못한다고 해도 역시 기분은 나쁠 테지만, 그 모습이 차라리 더 그 사람답다고 느껴졌다.

 

진지함 없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는 그의 얼굴이나 말투에선 나의 눈치를 본다거나, 나를 배려하는 마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나를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다.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이런 사랑, 짝사랑하는 꿈을 꾸고 나면 한동안은 꿈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느낌이다. 그 남자는 실존 인물이 맞고 스토리는 내가 무의식 상태에서 제작한 내용이지만 상당 부분 내 감정이 담겨있는 게 사실이다. 

 

진짜 사랑이 아닌,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대부분은 자기감정 도취에 지나지 않는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그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이라는 내 감정에 취하는 것 말이다. 

 

사람에 대해서 알다 보면 어느 정도 믿음이 생기게 마련인데, 그 믿음이라는 것도 나의 바람과 욕심이 너무 많이 깃드는 게 문제다. 믿음이 깨어진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나의 바람과 기대, 욕심이 어긋나서 오는 결과이다. 

 

그에 대해서 실망하고 상처를 받는다는 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어리석은 일이다. 누군가를 만족시키려고 사는 사람은 없듯이 누군가를 실망시키고 상처 입히려고 사는 사람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실망하고 상처받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상처 준 사람은 없는데, 항상 받은 사람들만 많다. 그 사람은 그냥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것뿐이고, 애초에 내가 만들어놓은 환상의 틀이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란 왜 그런지 바람과 기대와 욕심이 덕지덕지 붙은 환상의 틀을 자꾸만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사람이 그 틀에서 벗어날 때마다 상처받고 힘들어한다. 사랑도 인간관계도 언제나 참 어려운 것이다. 인간의 모순된 감정까지도 사랑으로 감싸 안을 수 있는 진정한 내공을 쌓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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