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의 꿈 일기 2020. 01. 13. 월
처음 보는 어떤 남자와 함께 인적이 드문 시골길을 걷고 있다. 난 그 사람의 DSLR 카메라를 대신 들고 있다. 그는 경력이 오래된 프로 사진작가다. 그의 카메라를 대신 들고 있는 걸로 봐서 나는 그의 제자나 어시스턴트쯤 되는 듯하다.
그 사진작가는 얼핏 봐도 나와 비슷한 연령대다. 마르고 날카로운 인상에, 무슨 농담을 던져도 전혀 웃을 것 같지 않은 차가운 느낌을 가지고 있다. 내 손에 든 그의 카메라를 내려다본다. 새새아빠백통 렌즈를 달고 있다.
새새아빠백통은 캐논 EF 70-200mm F2.8L IS III USM 망원렌즈의 애칭이다. (카메라 렌즈 애칭은 정말 재밌는 게 많다.)
생각보다 많이 무겁진 않았지만, 크롭바디를 쓰는 내겐 새새아빠백통 렌즈가 장착된 풀프레임은 제법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걸 들고 가다가 손에서 떨어뜨리기라도 하는 날엔 저 남자가 날 가만히 놔둘 것 같지 않다. 그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나도 포스라면 밀리지 않는데 말이다.
몇천만 원짜리 렌즈에 비하면 엄청 비싼 렌즈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구매처에 따라 250만 원 내외로 살 수 있는 렌즈다. 물론 아직 몇십만 원짜리 망원렌즈를 쓰는 내겐 고가의 렌즈다. 사진에 있어서 장비빨도 결코 무시할 순 없지만, 장비 탓할 시간에 아이디어 구상을 하는 게 좋겠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또래 사람이 누구는 잘나가는 프로 사진작가고, 누구는 어시스턴트라면 자존심이 상하고 자격지심이 생길 법도 한데 그런 마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처럼 차갑지만, 오히려 나는 그를 존경하고 있다. 나보다 훨씬 어렸어도 그를 존경했을 것이다. 모든 건 실력과 결과물로 인정받는다.
그렇게 우린 말없이 걷다가 맑게 흐르는 시냇물을 발견한다. 맑고 투명한 물이 청량한 소리를 내며 흘러가고 있다. 그 물에서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 이름 모를 각양각색의 오리들, 야생 동물들이 평화롭게 놀고 있다. 방해가 되지 않게 우린 적당히 떨어진 거리에서 멈춰 선다.
그는 내게 카메라를 달라는 손짓을 한다. 그는 조심스레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나는.. 나는??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았다. 이런!! 옆에서 장비빨과 실력을 완벽하게 겸비한 그가 사진을 찍는 동안, 나는 휴대폰을 주섬주섬 꺼내 쭈글쭈글하게 사진을 찍는다.
사진 찍는 꿈을 많이 꾸는 편인데, 예전에는 항상 셔터를 눌러도 눌러도 사진이 찍히지 않아서 답답해하곤 했다. 너무 절경이라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인데, 그 순간을 포착할 수 없는 것이다. 그 무엇으로도 흔적을 남길 수가 없는 것이다. 내 눈으로밖에는... 하지만 요즘은 꿈에서 사진을 찍으면 예전과 달리 잘 찍힌다.
그냥 눈으로 야생동물의 일상을 구경만 하고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햇살이 시냇물을 간지럽히기라도 하는 듯 물의 표면은 미세하게 파르르 진동한다. 간지러워서 온몸을 배배 꼬며 까르륵 웃는 아이 같다. 모든 풍경이 완벽하게 아름답고 평화롭다.
평화롭게 물놀이하는 청둥오리들 사이로 커다란 흰소가 한 마리 보인다. 황소가 나오는 꿈은 종종 꾸는 편이지만, 흰소꿈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드물게 꾸는 꿈이다. 그 흰 소의 등에는 하얀 날개가 달려있는데, 덩치에 비해서는 제법 작은 날개다.
날개 달린 흰 소라니 너무 신기했는데, 그 날개가 작아서 날아올라가긴 좀 무리겠다는 생각이 든다. '날개가 좀 더 커야겠네.'라고 생각한다. 경이로운 마음으로 넋을 잃고 구경하다가 꿈에서 깬다.
이 꿈에서 강하게 느낌이 남은 건 날개달린 흰소와 평화롭게 물놀이하는 청둥오리, 그리고 내 손안에 착 감기던 그 사람의 묵직한 DSLR 카메라 느낌이다.
물에서 평화롭게 놀고 있는 청둥오리꿈은 하는 일과 주변 환경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청둥오리꿈은 좋은 인연을 상징하기도 하고, 결혼한 사람에게는 부부관계가 돈독해지는 꿈이기도 하다. 오리꿈은 오리가 물에서 평화롭게 헤엄치는 꿈, 알을 깨고 오리 새끼가 태어나는 꿈, 오리 알을 보는 꿈 등은 길몽으로 풀이한다.
흰소꿈해몽은 전에도 꿈일기에서 한번 다룬 적이 있다. 소꿈해몽은 전반적으로 길몽이 많은 편인데, 소가 상징하는 것이 재물, 성공, 조상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흰소꿈해몽은 성공운, 명예운, 재물운이 동시에 세트로 따라오는 대박 꿈으로 풀이한다. 또한 재물운과 능력을 겸비한 아이를 낳을 태몽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날개 달린 돼지라든지, 날개 달린 말이라든지 꿈속에서 동물이 날개를 달고 나오면 길조로 여긴다. 날개는 하늘을 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에 꿈해몽에서도 긍정적인 풀이가 많다. 반대로 소뿔, 뿔 달린 소꿈은 흉조로 풀이하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 소에 뿔이 달렸다고 흉몽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소뿔이 강하게 강조되어 보이는 꿈이라면 그럴 수 있다.
흰소에 달린 날개가 작은 것은, 내가 꿈에서 느낀 그대로 아직 날아오를 때가 아닌지도 모른다. 날아오르기 위해선 날개를 좀 더 키워야 할 것 같다. 어쩌면 이 꿈은 카메라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단순 욕망이 담긴 꿈인지도 모른다 풋~ :D
▶ 2018/09/25 - [DREAM TRAVELER] - 소꿈, 소가 나오는 꿈해몽, 꿈일기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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