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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성장/DREAM TRAVELER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난관을 극복하는 꿈 이야기

by 앨리Son 2019. 7. 20.

 

 앨리의 꿈 일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난관을 극복하는 꿈 이야기 

 

몇 년 전 꿈이다. 언제나 그렇듯 꿈은 상당히 길게 진행된다. 앞부분은 한편의 어드벤처 영화를 방불케한다. SF, 어드벤처 장르를 워낙 좋아해서 꿈도 이런 부류의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앞부분은 너무 길어서 상당 부분 생략하고 중반부부터 꿈 이야기 시작. 기이한 종유석과 석순이 가득한 습하고 어두컴컴한 어느 동굴 안에 그와 함께 있다. 당장 어디서 뭔가가 튀어나올 것 같은 음침한 기운에 우린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마른침을 삼킨다. 

 

우린 이 동굴 안에 왜 들어온 걸까? 이 안에는 그가 수리해야 할 어떤 기계가 있다. 기계를 발견하고 그는 다가갔고, 나는 조금 떨어져서 그런 그를 지켜본다. 그때 동굴 안으로 형광 초록색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대체 이게 뭔지는 몰라도 상당히 위험하게 느껴진 나는 불안한 마음이 든다. 

 

그에게 얼른 이곳을 빠져나가자고 했지만 그의 책임감을 쉽사리 꺾을 수 없다. 이 기계는 많은 사람의 목숨과 연결된 중요한 장치가 분명하다. 그의 그런 면을 깊이 존경하지만, 내심 좀 더 융통성 있고 자신의 잇속도 좀 챙겼으면 하는 마음에 늘 안타깝다. 그때 내 허리를 보니 기다란 밧줄 같은 끈이 묶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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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밧줄의 끝을 쥐고 그의 허리에 단단히 묶는다. 어떤 위험이 닥쳐와도 절대로 그와 떨어지지 않겠다는 굳은 나의 다짐이다. 물리적으로 또한 정신적으로 그와 끈끈하고 단단하게 연결된다. 다행히 기계를 무사히 다 고치고 얼른 그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발길을 재촉한다.

 

하지만 동굴을 나가는 길에는 끊임없이 적들이 나타나 우리 앞을 가로막는다. 우린 각자 총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이쪽을 맡을 테니 너는 이쪽으로 맡으라고 말하며 분주히 적들을 상대한다. 우리는 코드가 잘 맞는 평생 친구이자 궁합이 잘 맞는 연인이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서로 이끌어주는 멋진 팀이다. 

 

동굴을 다 빠져나왔을 때는 우린 이미 체력적으로 한계치에 달한 탈진 상태다. 우린 서로를 격려하며, 사랑보다 더 깊은 일종의 전우애마저 느낀다. 언젠가 누가 남자친구와 가장 같이 해보고 싶은 게 뭐냐고 물었다. 그때 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답을 했다. 죽을 고비를 함께 넘겨보고 싶다고.. 

 

살면서 죽을 고비는 만나지 않는 게 가장 좋다. 극단적인 표현을 썼지만, 우선 개고생을 같이 해보고 싶다는 뜻이다. 사람은 좋을 때는 누구나 좋다. 힘든 순간에 도망치지 않고 함께 힘을 합쳐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 나는 그것이 알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그런 순간을 함께 한 후에는 정말 끈끈한 전우애가 생긴다. 

 

사실 사랑보다 더 끈끈한 전우애가 있으면 평생 함께 살아도 좋지 않을까? 어차피 웬만한 부부들은 의리로 사는 거니까 ㅋㅋ 죽을 고비를 함께 넘기고 서로를 지켜주며 살아남은 우리는 서로 아무 말 없이 걸었다. 더 이상 어떤 말도 필요치 않았다. 

 

드넓은 황야를 걷는데, 엄청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난다. 그 무리에 뒤섞여 우린 또 말없이 걷는다. 그 순간 또 우리를 쫓는 적들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챈다. 수적으로 열세라 맞서 싸우기엔 무리고, 도망은 쳐야 하는데 몸은 천근만근이라 움직이기가 너무 힘들다. 아무리 뛰려고 해도 몸이 너무 느리게 움직인다. 

 

 

꿈에선 이럴 때가 많다. 도망쳐야 하는 순간에 몸이 너무 무겁고 느리게 움직여서 답답함을 느낀다. 꿈에선 항상 결정적인 순간에 함께 있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홀로 서 있곤 한다. 그게 아무리 나와 가까운 사람이든, 깊은 애착을 느끼는 관계이든 상관없이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국 혼자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물론 신을 믿는 입장에서는 단 한순간도 혼자였던 적은 없지만 말이다.) 꿈을 자각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순간에는 늘 혼자가 되었으니 이번에도 그럴 거라고 그가 사라져버릴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는 사라지지 않았고, 내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나와 달리 그는 엄청 빠르게 잘 뛴다. 그에게 내 몸을 완전 내맡긴 채 의지하고 있다. 그는 손을 놓지도 사라지지도 않고 끝까지 나와 함께 한다. 그게 정말 신기하고 든든하고 믿음직스럽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뛰다가 어느 집으로 숨어들기도 하고 좁은 골목을 힘겹게 뛰기도 하고, 우린 계속 뛰고 뛰고 또 뛰었다. 그렇게 적들을 따돌렸는지 지칠 대로 지친 우리는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안도의 한숨을 쉬려고 할 때, 우리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오른다. 중력을 느낄 수 없는 이 가벼움. 

 

햇살이 아련하게 반짝이는 아름다운 바다 위를 우린 두둥실 떠다닌다. 우린 이렇게 황홀경에 빠진 상태로 대화를 나눈다. 나는 그를 오빠라고 부른다. 그가 연하임에도 불구하고 오빠라고 부르는 이유는? 

 

종종 남자들 중에는 "오빠"라고 불리길 좋아하는 남자들이 있다. 오빠라는 말을 왜 그렇게 좋아할까? 왜 그 호칭에 그렇게 집착할까? 하지만 여자도 마찬가지다. 나이를 떠나서 오빠라고 부르고 싶은 사람이 있고, 남자의 어떤 면을 보고 그렇게 부르고 싶을 때가 있다. 

 

연하에게 오빠라고 부르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우리는 차분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눈다. 그는 장난기가 쏙 빠진 차분하고 진지한 톤으로 말한다. 나는 이런 말을 한다. 

 

"오빠가 좋아. 오빠랑 함께 있으면 아무도 생각이 안 나. 우리 가족도, 내 친구들도.. 아무도 생각이 안 나. 심지어 우리 대장마저도.. 오빠랑 있으면 오빠로 충분해. 오빠만 있어도 될 것 같아.." 이 말이 아름다운 햇살을 머금은 바다 위에 시처럼 음악처럼 뿌려지고 있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느낌 그 자체다. 가족, 친구들 곁을 떠나 외국 멀리 떨어져서 살 것 같은 기분이 순간 들었다. 그와 함께라면 그 무엇도 두렵지 않을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져야 하는 슬픔이 뒤섞여 아름답고도 슬프다. 

 

이 꿈을 꾸고 나서 뭔가 뭉클뭉클하고 아련한 느낌에 한동안 감정이 주체가 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뭔가 신에게 받는 완전한 사랑을 느낀 기분이랄까. 무조건적이고 한없이 따뜻하고 큰 사랑. 물론 그에게서 그런 무조건적인 신의 사랑을 원한 적은 없다. 

 

그는 인간이고 불완전한 존재이며, 완전하게 무조건적일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인다. 때론 이기적일 수 있고, 피곤하면 짜증 낼 수 있고, 때론 나를 서운하게 할 수도 있고, 때론 나를 화나게 분노하게도 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인다. 때론 엄청난 실수를 저질러 나를 완전히 절망케 할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인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그 모든 난관을 함께 극복해 나간다는 점. 

그게 이 꿈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 

또한 살아가면서 사랑하면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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