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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나눔 실천 ♥ 헌혈

[일상톡] 사랑 나눔 실천, 헌혈!! 비하인드 스토리

by 앨리Son 2019. 2. 21.

 

지난 화요일, 정말~ 오랜만에 헌혈을 했다. 헌혈의 집을 일부러 찾아가서 하지는 못했을 것 같은데, 마침 헌혈 차가 와서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헌혈을 했던 게 거의 15년 전쯤이었던 것 같다. 

 

그땐 헌혈을 참 정기적으로 열심히 했던 시기다. 별일이 없었다면 아마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죽 정기적으로 헌혈을 했을 텐데... 두 번의 작은 사건(?)을 겪고 아마도 헌혈을 중단했던 것 같다. 그 얘기는 뒤에서 다시 하기로 한다. 

 

너무~ 오랜만에 헌혈을 했더니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다. 예전에는 문항 검사지가 단출하게 한 장 정도였던 것 같은데, 요즘엔 아이패드로 꽤 많은 페이지의 문항을 체크해야 한다. 예전보다 훨씬 더 까다로워졌다. 

 

최근에 피부에 점을 빼거나 눈썹 문신 등의 레이저 시술을 받은 것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문항 체크를 꼼꼼하게 한 후 혈압, 맥박을 재고 피 검사를 하면서 다시 한번 중요한 부분을 질의응답한다. 

 

 

나는 맥박이 제법 빠른 편이다. 긴장했냐고 묻는데, 사실 긴장은 1도 안 되었고 원래 체질적으로 맥박이 빠르다. 잘 때 왼쪽으로 누워서는 잠을 잘 수 없다. 심장이 눌리면 심장박동 소리가 온몸에 울리고, 귀에서도 맥박이 크게 뛰기 때문에 너무 시끄럽다. 

 

 

헌혈증서, 대구경북혈액원, 대한적십자사, 일상, 일상톡

 

당연히 헌혈증서도 예전과 달라졌다. 그때 많이 모았던 헌혈증서는 필요한 곳에 모두 보내고, 지금 가지고 있는 건 한 장도 없다. 헌혈 혈액 중에는 O형 혈액형의 피가 가장 부족하다고 한다. 

 

한국인 혈액형은 A형 34%, O형 28%, B형 27%, AB 11%라고 한다. 헌혈하는 사람의 혈액형 비율도 마찬가지로 비슷하다고 한다. 모든 혈액형에게 수혈 가능한 O형의 피가 가장 모자라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응급실에 온 출혈이 심한 환자의 경우 혈액형 검사할 시간이 없을 때 O형 혈액을 우선 수혈한다고 한다.   

 

나를 비롯한 우리 가족은 모두 O형이다. O형들 헌혈 열심히 하자.. 비록 모든 혈액형에게 나눠 주고, 받는 건 O형한테 밖에 못 받지만 평생 살면서 수혈받을 일 없는 게 가장 좋은 일이고!!

 

헌혈 전에 혹시 바르는 상처 연고도 영향이 있을까 싶어서 물었더니, 다행히 헌혈에는 지장이 없었다. 지난주 금요일에 어이없게 길에서 슬라이딩하며 넘어졌는데 한쪽 무릎은 약간 다치고 한쪽은 청바지가 아주 너덜너덜 다 찢어져서 제법 상처가 크게 났다. 피나고 붓고 피멍도 알록달록.. ㅋㅋㅋ

 

그리고 넘어질 때 왼손은 손바닥으로 짚어서 손바닥이 좀 찢어지고, 오른손에는 폰을 쥔 채로 바닥을 짚어서 중지는 많이 찢어지고, 새끼손가락은 조금 찢어졌다. 오른쪽 중지의 상처가 관절부분이라 손가락을 쓸 때 아직 좀 불편하다. 이렇게 넘어져서 다친 것도 거의 15년 만이다. ㅋㅋㅋ 

 

다쳐서 아프고 불편하고 상처 난 건 사실 아무렇지도 않다. 이렇게 넘어진 게 어이없어서 한참 웃었고, 좋아하던 청바지라 아쉽고(수선은 직접 다 하지만, 이건 구제불능), 휴대폰은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다시 본론으로, 검사 시간을 제외하면 전혈 320ml를 뽑는데 5분이면 끝난다. 예전에는 헌혈 후 솜으로 직접 누르고 있어야 했는데 요즘은 압박밴드로 단단히 고정시켜준다. 그렇게 몇 분 정도 알람이 울릴 때까지 누워 있는다. 알람이 울리면 자리에 앉아 조금 더 안정을 취하며 간식을 먹는다.

 

포카리스웨트와 초코파이는 아닌 초코가 발린 파이 두 개를 받았다. 포카리스웨트만 그 자리에서 마시고 초코파이 두 개는 다른 사람에게 줬다. 헌혈 후에는 소소한 기념품이 나온다. 사실 예전부터 이걸 목적으로 헌혈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목적이 무엇이든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건강한 헌혈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념품은 메가박스 영화관람권, CU 편의점 교환권, 맥도날드 햄버거 세트 교환권,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31, 던킨도너츠 등 10개 처 외식상품 교환권, 손톱깎이 세트, 목걸이형 카드지갑, 치약 칫솔 등 여행용 세트, 남성용 화장품 80ml 2종 세트, 여행용 파우치 세트, 헌혈 기부권 이렇게 여러 가지가 있다. 영화관람권은 1장, 상품권은 3,500원 2장이 지급된다. 

 

헌혈 기부권, 대한적십자사, 일상, 일상톡

 

헌혈기부권을 선택했는데 기부는 2번이 안되고, 기부권을 한번 선택하면 3,500원 상품권을 추가 선택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파바 상품권을 받았는데, 다른 사람에게 줘서 사진에는 없다. 

 

며칠 지나고 주삿바늘 자국 근처에 또 피멍이 올라온다. 피멍이 잘 드는 체질이라 이건 어쩔 수 없다. 헌혈 후에 반창고를 붙이고 나오면서 내 몸에 반창고가 몇 개인지 세어본다.. ㅋㅋㅋ 양쪽 무릎, 손바닥, 손가락 2개, 팔에 1개... 온몸에 반창고를 덕지 덕지 붙이고 다니는 내 모습이 순간 너무 웃긴다.

 

15년 전, 헌혈 작은 사건 두 가지는 이러하다. 한 번은 겨울이었는데 유난히 타이트하게 몸을 압박하는 폴라티를 입고 있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헌혈을 마치고 친구와 함께 쇼핑몰 건물로 들어갔다. 계단을 올라가다가 갑자기 눈앞이 하애져서 그대로 주저앉았다. 

 

얼굴에는 핏기가 완전히 사라지고, 멀미를 하듯 속이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고, 식은땀이 나고.. 너무 괴로워서 주체할 수 없었다. 친구는 병원을 가자며 나를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난 근처 의자에 앉아서 그냥 조금만 쉬자고 했다. 너무 울렁거려서 꼼짝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참 앉아있으니 차차 정신이 돌아왔다. 정말 죽다가 살아난 기분이었다. 

 

쇼핑은 접고 친구와 헤어져서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왔는데, 그때 또다시 눈앞이 하애지며 몸에 힘이 풀려서 두 번째 주저앉았다. 혼자 있을 때 그러니 참으로 난감했다. 그렇게 잠시 쪼그려 앉아있다가 고개를 드니 집으로 가는 버스가 어렴풋이 보였다. 이럴 땐 택시를 타야 하는데, 본능적으로 익숙한 버스 번호를 보고 벌떡 일어나 올라타버린 것이다. 

 

버스에 타자마자 나는 또 세 번째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앉아 계시던 할머니가 놀라서 자리를 양보해 주셨고, 염치 불고하고 어르신께 자리 양보를 받아 집까지 왔다. 버스에서 내려서부터는 몸이 정상으로 돌아와서 걸어갈 수 있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교훈은 헌혈할 때는 절대로 몸을 심하게 압박하는 옷, 압박이 심한 보정 속옷류는 입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헌혈 후 혈액이 충분하고 원활하게 순환되지 않아서 이런 고생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식겁을 한 후에도 나는 변함없이 정기적으로 헌혈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약속을 앞두고 시간이 좀 남아서 헌혈을 하러 갔다. 헌혈 후 솜으로 지혈을 충분히 한 후, 약속 시간이 다 되어서 겉옷을 입으려고 팔을 끼워 넣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다시 팔을 빼보았다. 피를 뺀 자리에서 피가 솟구치고 있었고, 겉옷은 물론이고 한쪽 팔이 피로 완전 물들어 있었다. 

 

줄줄 흘러나오는 게 아니라 거의 뿜어져 나오는 식으로 나오고 있었다. 직원들이 놀라서 여러 명이 달려왔고, 한참 동안 눌러서 겨우 지혈이 되었다. 사실 나는 별로 놀라진 않았는데, 헌혈의집 직원들을 너무 놀라게 한 게 미안했다. 피가 묽고 지혈이 잘 안되는 편이긴 하지만, 몇 년 동안 꾸준히 헌혈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첫 번째 사건 때만 해도 헌혈을 중단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두 번째 사건을 겪은 후로는 헌혈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면역력이나 체력은 엄청 좋은 편이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특이체질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특히 여성들은 매달 하는 생리 때문에 빈혈이 있는 경우가 있어서 헌혈을 함에 주의할 필요는 있다. 

 

나 역시 초경도 빨랐고 매달 출혈량과 기간이 평균보다 많고 길기 때문에 한의원에서는 피가 많이 모자란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었다. 빈혈 증상은 잘 모르겠지만, 기립성 저혈압 증상은 있는 편이다.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핑 돌면서 눈앞이 하애져서 어지러운 증상이다. 

 

헌혈은 이렇게 정말 위험한 것이니 하지 말라는 얘기는 물론 아니다.ㅋㅋㅋ 글을 쓰다 보니 헌혈에 대한 두려움을 조장한 것 같은데, 자신의 건강과 체질을 잘 살피며 건강하게 헌혈을 하자는 얘기다. 

 

정말 오랜만에 했던 헌혈, 앞으로 잘 먹고 잘 자고 다시 정기적으로 꾸준히 할 생각이다. 나는 내 몸속 혈액에도 매일 사랑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내 피를 수혈받는 사람은 내 뜨거운 사랑을 받는 것이다....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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