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금요일은 헌혈하는 날이 되어버렸다. 전에 일하던 곳에서 헌혈의 집이 가까워 금요일에 일을 마치고 바로 헌혈하러 가곤 했던 게 습관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헌혈은 꼭 금요일에 하는 게 제맛이 되어버렸다.
술 마시고, 쇼핑하고, 노래 부르고, 춤추러 가는 불금도 여전히 즐기지만 헌혈하고 서점 가서 책 보고 맛있는 저녁식사로 혈액을 보충하고 수다 떨며 산책하는 금요일도 보람되고 즐겁다. 이번이 13번째 헌혈이다.
은장(헌혈 30회), 금장(헌혈 50회), 명예장(헌혈 100회), 명예대장(헌혈 200회), 최고 명예대장(헌혈 300회)의 적십자 헌혈유공장을 받는 분들에 비하면 아직 햇병아리 수준의 헌혈이다. 전혈을 기준으로 했을 때 헌혈은 2개월마다 1번씩 1년에 총 5회까지만 가능하다.
그러니 10년을 꾸준하게 정기 헌혈을 해야 50회를 채울 수 있고 적십자 헌혈유공장 금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2주마다 헌혈이 가능한 성분(혈장 성분, 혈소판 성분, 혈소판 혈장 성분) 헌혈을 함께 할 경우는 그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문진검사, 피검사, 혈압검사 등을 통해 아예 헌혈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전혈 헌혈을 하기에 몸 상태가 약간 못 미칠 경우, 성분헌혈 중 주로 혈장 헌혈을 권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지난 몇 달간 혈장 헌혈만 연달아 했었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약간씩 모자란 것이다.
심하게 모자라면 당연히 헌혈 자체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전혈을 하기에 약간씩 수치가 미달되거나, 턱걸이 수준이라 혈장 헌혈을 할 수 있었다. 2주마다 가서 혈장 헌혈을 5~6회 정도 연달아했더니 매번 갈 때마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약간씩 부족하여 혈장 헌혈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에는 2주를 넘기고, 약 한 달이 지나 방문했더니 헤모글로빈 수치가 충분하여 오랜만에 전혈 헌혈이 가능하게 되었다. 약 한 달간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았던 덕분인 것 같다. 앞으로는 혈장 헌혈을 하더라도 2주마다 타이트하게 가는 게 아니라, 최소 3-4주 후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은 매달 생리를 하니까 아무리 건강 체질이라 하더라도 헌혈 기간을 타이트하게 잡지 않는 게 좋다. 결국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일인데, 내 생명 내 건강부터 지키는 게 첫 번째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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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대구 헌혈의 집 중 2.28 기념중앙공원센터에서 헌혈을 했었는데, 마침 이번에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휴무일이었다. 안에는 리모델링을 하는지 한참 공사 중으로 보였다. 다행히 다른 센터는 문을 열어서 동성로 센터에 처음 가보게 되었다.
휴무하는 센터가 있으니 동성로 센터로 사람들이 엄청 많이 몰려 있었다. 2.28 기념중앙공원센터보다 규모가 커서 진동벨도 처음 받아본다. 헌혈의 집 간호사 선생님들은 다들 정말 친절하시다. 왼쪽 팔 혈관에 주삿바늘 자국이 선명한 걸 보시고 "헌혈 많이 하셨네요."라고 말씀하시며 최대한 멍 안 들게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래도 혹시 멍이 남게 된다면 용서해달라고 하셨다. ㅋㅋㅋ (정말 친절도 하셔라~) 주삿바늘을 어디에 어떻게 꽂든 그 당시 아픈 것은 잘 참을 수 있다. 그런데 몸 상태가 안 좋거나, 주삿바늘을 잘못 꽂아 넣거나, 내 몸에 힘에 들어갔거나 했을 때 피멍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주삿바늘이 꽂혔던 자리가 한동안 엄청나게 아프다.
뿐만 아니라 피검사를 위해서 찔렀던 손가락이 한 달 내도록 스치고 닿을 때마다 아픈 적도 있다. 특히 생리 시작하기 바로 전에 헌혈을 했을 경우 그렇다. 예민해진 몸이 주삿바늘을 온몸으로 거부한 것이다. 그러니 여성분들은 생리 전후로는 넉넉하게 공백을 두고 헌혈하는 것이 좋다.
올해 초에 전혈을 한번 하고 오랜만에 전혈을 하니, 혈장에 비해서 이렇게 빨리 끝났나 싶어 새삼 신기했다. 대기시간, 준비 시간을 제외하고 순수한 채혈 시간은 5분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피가 빠져나가서 주머니가 빵빵하게 채워지는 걸 보고 있었는데, 정말 순식간에 채워진다.
채혈하는 속도는 대략 비슷하겠지만, 사람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기도 하다. 옆에서 전혈 헌혈을 하던 사람은 나보다 한참 어린 대학생 같아 보인다. 어리니까 헌혈 속도도 빠를까? 하지만 피 주머니가 채워지는 속도가 생각보다 느렸다. 나는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고 있고, 체질적으로 피가 묽기도 해서 좀 더 채혈이 빠른 것 같기도 하다.
헌혈 후 휴식 시간을 가지며 물과 음료를 몇 잔 마시고 뻥튀기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헌혈 전후로 충분한 수분 공급이 중요하다.) 여름이라 그런지 헌혈의 집에 이런 게 다 있네? 이건 음식점에서 나갈 때 후식으로 종종 먹는 건데. 아이스크림을 두껍게 발라놓으니 뚱카롱같은 마카롱 아이스크림 느낌이다.
쫀닥한 꼬끄 대신에 바삭한 뻥튀기지만 그래도 맛있다. 요즘 마카롱, 뚱카롱, 마카롱 아이스크림에 너무 빠져서 먹방 유튜브로 달래고 있다. 먹고 싶은 대로 다 먹었다면 지금쯤 굴러다녀야 할 판.. 한 번씩 먹고 싶은 것에 미친 듯이 꽂힐 때는 내 뱃속에 아기라도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끙;;
어쨌든 결론은 헌혈을 하면 점점 더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헌혈을 하려면 건강 유지를 잘 해야 한다. 더 잘 챙겨 먹게 되고, 헌혈을 하고 나면 건강해서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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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혈은 주로 수혈하는 용도로 쓰이고, 혈장은 의약품을 만들 때 많이 쓰인다고 한다. 쓰임새가 다를 뿐, 전혈도 성분 헌혈도 모두 필요하지만 몸이 건강한 상태라면 전혈을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한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전혈을,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체력을 좀 비축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혈장 헌혈을 하며 균형을 맞추는 게 좋을 것 같다.
가끔 몸에 피가 돈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돈처럼 소중해서? 그런 얘기는 아니다. 피는 돈보다 더 소중하지. 돈은 넉넉한 마음으로 쓰면 쓸수록 순환이 잘 되어 돌고 돌아서 나에게 또 많이 들어온다. 그런 돈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피도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아까운 내 피를 절대로 줄 수 없다고, 헌혈은 절대 못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생각을 비난할 마음은 전혀 없다. 그 생각 또한 옳을 것이다. 다만, 헌혈을 하게 될 경우 내 몸에 피가 모자랄까 봐 걱정하는 것이라면 그건 전혀 아니라는 생각이다. 돈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피도 나가고 나면 신선한 피로 계속 채워지고 그런 순환은 몸을 더 건강하게 유지하는 기분이다.
피나 돈뿐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이치가 그런 것 같다. 비우면 채워지고, 움켜쥐고 있으면 정체되고 썩고 곪는다. 넉넉한 부자 마음으로 나누면 더 부자가 되고, 궁핍한 가난한 자의 마음으로 한 톨의 손해도 보지 않으려 움켜쥐면 쥘수록 더 궁핍해진다. 살아갈수록 그 이치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걸 느낀다...
늘 지금처럼 부자의 마인드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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