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의 꿈 일기 : 칼, 유리, 날카로운 것에 찔리는 꿈 해몽 사례
칼에 찔리는 꿈 역시 하늘을 날고, 도망 다니는 꿈만큼이나 주기적으로 꾼 것 같다. 꿈에서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안 아프다, 칼에 찔려도 안 아프다고 한 건 대체 누구지?
꿈속에서 고통을 느낄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컬러가 아닌 흑백으로 꿈을 꾸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냄새나 촉각을 생생하게 느끼는 경우도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나는 꿈에서도 항상 현실만큼 생생하게 모든 걸 느끼는 편이다. 고통 또한 마찬가지다.
칼을 맞거나 총을 맞을 건 현실에서는 경험하기 드문 일이다. 꿈에서 그런 경험을 했을 때, 훅 하고 들어오는 통증은 '칼 맞고 총을 맞는 고통이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라는 걸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꿈속에서도 이렇게 아프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 필사적으로 도망치거나, 맞서 싸우게 된다.
이날 꿈은 칼이 아니라 날카로운 유리 조각에 찔리는 꿈이다. 지하 주차장 같은 느낌인데, 나는 누군가에게 공격당하고 있었다. 그 상대는 다름 아닌 어린 소녀다. 가녀린 몸에 하늘하늘거리는 하얀색 원피스를 입은 아름다운 소녀다. 순수하고 순진무구한 표정을 짓고서 나를 향해 달려드는 그 모습이란...
그 소녀는 어디선가 주워온 깨진 유리조각을 들고 내 몸을 무자비하게 찔러대고 있다. 힘은 또 얼마나 센지 나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몸 여기저기에 많은 상처를 입고, 마침내 바닥에 주저앉았을 때 그 소녀는 내게 달려들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 배에 날카로운 유리조각을 꽂아 넣는다.
깨진 유리 조각은 날카롭게 날이 선 칼보다 예리하지 않다. 깨진 유리의 단면은 날카롭기도 하고 무디고 투박하기도 하다. 잘 갈아놓은 칼만큼 살에 깨끗하게 파고들지 않는다. 그게 내 몸을 훨씬 더 고통스럽게 한다.
몸 여기저기에 유리조각이 꽂힌 채 겨우 몸을 지탱하고 앉아있는 내게 그 소녀는 마치 악마 같은 얼굴로 달려든다. 마지막 조각을 꽂아서 나를 죽일 셈이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다! 그때 소녀 뒤로 두 사람이 나타난다. 한 사람은 누군지 모르겠고, 한 사람은 엄마였다.
엄마가 깨진 유리 조각을 다른 한 사람에게 건네고, 그 사람이 그 유리조각을 소녀의 등에 꽂아서 죽여버린다. 나는 깜짝 놀라서 꿈에서 깨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다. 몸 여기저기를 살피고, 배를 만져본다. 유리 조각이 깊숙이 박힌 배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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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로부터 계속 쫓겨서 도망 다니다가 어떤 방안으로 막 들어가려고 한다. 뛰고 있는 순간에도 몸이 천근만근 어찌나 무거운지 슬로 동작으로 움직이고 있다. 꿈에서 도망칠 때는 항상 이런 경우가 많다.
만족스러운 스피드로 달리는 것은 극히 드물고, 앞으로 한발 한발 내딛는 게 너무나 힘들 때가 많다. 그 방문 근처까지 겨우 갔을 때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나를 끌어당겨 준다. 나는 그들의 도움으로 방안에 힘겹게 들어온다.
내 뒤에서 따라오던 일행이 몇 명 더 있었고, 나는 문을 열어두고 그들에게 빨리 오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그들은 그 문으로 들어오지 않고 방향을 틀어서 다른 곳으로 가 버린다. 할 수 없이 우린 얼른 문을 닫고 잠근다.
그때 그 방의 다른 벽 쪽에 있던 문의 손잡이가 움직이는 소리가 나고, 이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일행이 다른 쪽 문으로 갔구나 싶어서 한치의 의심도 없이 그 문을 열어준다. 그런데 일행이 아니라 우리를 쫓던 무리였다. 그들은 확인도 하지 않고 문을 열어준 나를 비웃듯이 당당히 들어와 문을 닫는다.
두목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왜 문을 열어줬냐고 묻는다. 대답을 잘 하라는 눈빛이다.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내 목숨이 위태롭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아첨을 해도, 혹은 솔직하게 대답해도 어떤 경우에도 그들은 나를 순순히 보내줄 것 같지가 않다.
방 안에서 나를 끌어당겨주었던 내 편의 사람들은 사라지고, 적들이 우글거리는 가운데 홀로 서 있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가 뭐라고 대답을 하자 칼처럼 날카로운 어떤 도구가 내 옆구리를 향해 깊숙이 파고 들어온다. 과도보다는 큰 부엌칼(식칼) 종류인 것 같다. 고통이 온몸으로 전해 오고 괴로움에 몸부림치다가 깜짝 놀라서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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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도 칼에 베이거나, 바늘, 유리 조각 등 날카로운 것에 찔리고 긁히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특히 날이 선 종이에 베일 때는 정말 쓰라리고 아프다. 손가락이나 팔, 다리, 발 등 신체의 국소 부위를 조금 다쳤을 때는 짧은 비명을 내지르거나 삼키듯이 소리를 내다가 만다.
생각보다 칼에 깊이 베였을 때는 좀 더 크고 긴 비명을 지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복부 쪽에 칼이 깊숙하게 파고들 때는 우선 내지르는 비명 소리가 나지 않는다.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물론 현실에서 직접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꿈속에선 항상 그랬다.
배에 깊숙이 칼을 맞으면 소리를 지를 수 없다. 영화에 나오는 장면에서도 배에 칼을 맞은 사람이 하이톤의 비명을 지르는 경우는 드물다. 그냥 "읍...." 소리를 내며 쓰러진다. 현실과 매우 유사한 체험이다. 굳이 체험하고 싶지 않고, 체험할 필요도 없는 통증이지만 말이다.
칼에 찔리는 꿈, 칼 맞는 꿈을 일반적인 꿈해몽에서는 어떻게 풀이할까? 보통 칼에 찔려서 피가 철철 흐르고 죽게 되면 길몽 중에 길몽으로 본다. 피 꿈, 죽는 꿈을 길몽으로 여기는데 피를 흘리며 죽게 되면 일타쌍피 아니겠는가!
칼에 찔리는 것 자체를 길몽으로 풀이하기도 하고, 피를 흘리지 않으면 좋은 꿈이 아니라는 해몽도 있다. 내가 찔리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누군가를 칼로 찔려서 피가 흐르거나, 죽이는 꿈도 재물운, 사업운, 합격운 등의 길몽으로 풀이한다. 또는 칼을 사거나, 누군가로부터 선물 받는 꿈도 좋은 일이 생기는 길몽으로 해석한다.
반면에 칼 꿈 중 좋지 않은 것은 칼로 위협을 받거나, 칼이 목이나 심장, 등에 꽂히는 경우이다. 목에 찔리는 경우는 목과 관련된 질병(편도선, 인후염 등)으로 고생할 수 있고, 심장에 찔리는 경우는 사고나 질병으로 건강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풀이한다. 등에 칼이 찔리는 꿈은 믿었던 사람으로부터의 배신, 사기를 조심하라는 경고일 수 있다.
상황별로 해석은 달라질 수 있고, 모든 꿈에 적용시킬 수 있는 건 아니다. 내 꿈은 항상 복잡하고 다양하며, 꿈해몽 예시에 없는 사례가 훨씬 더 많다. 두 편의 꿈 사례에서 보면 피를 흘린 내용은 없다. 칼이나 유리, 날카로운 것 등에 찔렸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강한 고통이다.
그 고통과 함께 놀라서 깨고, 심장은 미친 듯이 요동친다. 칼에 찔렸으니까 길몽이네, 혹은 칼에 찔려도 피를 흘리지 않았으니까 흉몽이네. 이렇게 단순하게 풀이할 수는 없다. 인생과 인간의 감정이 얼마나 복잡 미묘한지 안다면, 이 꿈의 세계도 마찬가지라는 걸 알 수 있다.
심신이 허약해지고, 스트레스가 많고, 사람들에게 지쳐가고 시달릴 때 이런 꿈을 꿀 수도 있다. 첫 번째 꿈에서 유리 조각으로 타인을 사정없이 난도질하는 순수한 모습의 소녀는 그런 사람들의 상징인지도 모른다. 왜 그런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생글생글 웃으며 마치 좋은 말 하듯이 사람 상처 주는 말만 골라서 하는 사람.
특별히 상처 주려고 하는 말은 아니겠지만, 생각 없이 말을 툭툭 내뱉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말의 상처는 생각보다 고통스럽고 오래간다. 물론 그런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내가 변화하는 게 가장 빠르고 현명한 방법이다.
또는 정말 단순하게 팔, 어깨에 통증이 심할 때 팔을 칼로 난도질당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혹은 생리통이 심할 때 칼이 배에 깊게 꽂히는 꿈을 꾸기도 한다. 혹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체질의 사람이 새벽 일찍 일어나는 새벽형의 인간이 되기 위해서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깜짝 놀라서 깨는 걸 선택하기도 한다. 눈 뜨자마자 심장은 요동치며 열 일을 하고, 아마도 잠을 다시 자긴 그른 듯싶다.
모든 꿈에는 의미가 있고, 개꿈이란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매일 꾸는 모든 꿈을 해석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기억나지 않는 꿈은 기억할 필요가 없는 꿈이다.
많은 정보들을 꿈의 과정을 통해 정리하고 편집하고 삭제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꿈은 자신이 가장 잘 해몽할 수 있다. 꿈해몽 사전을 참고는 할 수 있지만, 모든 상황별 꿈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꿈 일기를 통해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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