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의 꿈 이야기
지난 금요일의 꿈이다. 다시 학생이 되었는지 학교 교실 안이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친구 한 명과 함께 교실을 나선다. 처음 보는 얼굴의 친구다. 화장실을 향해 가는 복도는 꽤 길었고, 우리는 꽤 진지한 대화중이다.
심각한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의 얘기를 들어주고 있었다.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줄 때는 그 고민에 대한 해답과 조언이 필요한지, 그냥 들어주는 것으로 충분한지를 결정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후자일 것이다. 내 의견을 내세우지 않고 그냥 들어주고 그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 친구는 해결책을 원했고 나에게 조언을 기대했다. 그 문제 안에 갇혀있는 사람은 그 해답을 찾기 힘들지만, 한 발짝 떨어져 있는 사람 눈에는 의외로 해답이 잘 보이는 경우가 있다. 나는 솔직하게 내 의견을 몇 가지 정리해서 말해준다. 하지만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친구는 계속 같은 고민 얘기를 반복하고 있다.
내 의견이 꼭 맞는 것은 아니라고, 틀릴 수도 있다고.. 하지만 내가 봤을 때는 그것이 최선인 것 같다고 말한다. 선택은 너의 몫이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더라도 네가 잘 생각해서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릴 것을 믿는다고 말해준다. 어느새 화장실에 도착했다. 꽤 넓고 아무도 없고 조용하다. 친구가 먼저 비어있는 칸에 들어간다.
꿈속에서 화장실에 오면 늘 깨끗한 곳을 찾다가 찾지 못해서 볼일을 못 보는 일이 많다. 이번에는 깨끗한 곳을 찾아다니지도 않고 아무 칸에나 들어가서 볼일을 금방 본다. 그리고 막 나가려고 하는데 바닥에 대변이 깔려있고 그걸 밟게 된다.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이다. 이 순간 꿈이란 걸 몰랐다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쾌감이 들었으리라.
하지만 그 순간 꿈이라는 걸 자각한다. 오호, 자각몽의 시작이구나. 금방 신나는 기분이 들었다. "나 똥 밟았어!! 이거 되게 좋은 꿈인데, 로또 사야 되겠다!!" 하고 큰소리로 말한다. 그리고 문을 열고 칸에서 나온다.
대화가 필요했다. 자각이 시작되면 난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와의 대화가 필요하다. 그 존재는 나 자신일 수도 있고, 혹은 신일 수도 있다. 눈앞은 어둡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 존재에게 묻는다. "이 꿈을 꾸고 나서 로또를 사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라는 나의 물음이 참으로 일차원적이다.
그게 바로 서민의 삶이겠지.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만 그대로이고, 그 그대로인 월급마저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보니,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벼락 맞을 확률보다도 낮다는 로또의 희망이라는 사실이다. 나의 질문에 그 보이지 않는 존재는 답한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라는 애매모호한 답이었다.
그는 나에게 다른 어떤 딜을 한다.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다양한 방법에 대한 딜이었는데, 제안하는 모든 것이 불법적이고 정당해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가 하는 말에 조목조목 따지며 그런 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하나의 제안을 거절하면 또 다른 제안을 하고 또 거절하면 또 제안을 하고 몇 차례의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나서 잠시 침묵이 흐른다. 아무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마치 그의 표정이 보이는 느낌이었다. 네가 그렇게 대답할 줄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그는 조용히 웃고 있다. 그 모든 질문은 시험이었을까? 어쨌든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제안이었다.
그는 조용히 말한다. "네가 만들 거라." 내가 만들라고? 무엇을? 나는 그의 말을 속으로 계속 되짚고 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꿈에서 깬다. 내가 만들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내가 직접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은 안다. 그 말이 복권과는 상관없는 말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일반적인 해몽에서 똥 꿈은 어떻게 풀이할까? 화장실 안에 또는 변기에 대변이 가득 넘치는 꿈은 돈, 재물이 들어오는 길몽이다. 그리고 그것이 몸에 묻는 꿈 또한 길몽이다. 하지만 몸에 묻고 나서 불쾌한 기분으로 그것을 물로 씻어낸다면, 오히려 금전적인 손실을 입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꿈해몽의 속설을 믿고 자랐기 때문에, 이런 꿈을 꾸고 나면 복권을 사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다. 과연 그 결과는? 다른 사람의 경우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런 종류의 꿈을 꾸고 나서 산 로또가 단 5등에라도 당첨된 적이 한 번도 없다. 언제라도 좋은 꿈을 꾸고 나서 복권 1등에 당첨되는 행운이 찾아오는 날이 있을 수도 있다.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더라도 그건 알 수 없는 일이긴 하다. 하지만 이번 꿈은 그와 상관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나의 뇌는 나의 바람대로 이 꿈을 해석했고 "네가 만들 거라"를 자동이 아닌 수동으로 하라는 뜻이라고 해석한다. 이날 꿈에서 본 숫자가 2개 있었고, 그것과 함께 조합해서 수동으로 로또 몇 장을 산다.
그 결과는 2개의 숫자만 맞아서 결국 꽝이었다. 나는 피식 웃었다. 이 꿈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음을 알면서도 내게 유리하게 제멋대로 해석하는 스스로가 우스웠다. 자각몽을 통해 로또 번호를 맞추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 사례를 듣기도 했지만 믿거나 말거나이다.
그보다는 자각몽을 통해서 다른 멋진 아이디어를 얻을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더 가능성 높아 보인다. 내가 만들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지금 제대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확신은 할 수 없지만 믿고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그 해답을 찾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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