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은 오래된 아파트의 화장실도 여기저기 고장 나는 곳이 많았다. 식구가 많아서 2개를 다 사용하는 집도 있지만, 보통 우리 아파트의 이웃집들은 청소를 따로 하기 번거로워서 거실 쪽 큰 화장실 하나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집은 2개 다 사용하고 있는데, 양쪽으로 청소하는 게 확실히 힘들고 번거로운 일이 맞다.
거실의 큰 화장실은 벽타일 곳곳에 금 가는 현상이 발생했고, 샤워기 쪽 수도꼭지에서 물이 조금씩 새고 있었다. 안방 작은 화장실에선 언젠가부터 변기에 물이 찰 때, 물이 졸졸 새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공사 중에 바닥 누수를 발견하여 더 큰 공사가 되었다.)
아파트 욕실 화장실 리모델링
누수 2차 방수 리뷰
광고, 홍보와 무관한 내돈내산 후기
※ 셀프 시공이 아닌, 인테리어 업체 시공
수도꼭지는 충분히 셀프 교체가 가능하지만 귀찮아서 미루고 있었다. 변기는 물이 샐 때 부속품만 교환하면 쉽게 수리 가능할 수도 있지만, 단종된 부속품이라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안방 화장실은 아빠 혼자 사용하셨는데 고장 난 곳이라도 거기가 편하신지, 변기를 사용할 때마다 수도를 잠갔다 열었다 하는 불편함을 한동안 감수하셨다.
큰 화장실 벽 타일이 추운 겨울에 큰 소리를 내며 터지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깜짝깜짝 놀랄 정도였다. 벽에서 떨어져 나온 것은 아니고, 금만 갔지만 굉음이 발생한다. 온도가 급변하는 시기에 수축 팽창 과정에서 이런 타일 터짐 현상이 주로 발생한다고 한다.
오래된 아파트의 외부 충격도 한몫하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주변 이웃집의 잦은 리모델링 공사나 욕실과 바로 붙어있는 현관문을 지속적으로 세게 쾅쾅 닫는 등의 외부적 충격도 영향을 줄 수 있을 듯하다.
당장 깨져서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금이 가 있는 상황이라, 사용 중에 언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그래서 우선 임시방편책으로 다이소에서 시트지를 사서 타일에 붙여둔 것이다.
주방에 붙였던 시트지와 같은 종류다. 한두 군데가 아니라서 곳곳에 땜빵을 해뒀다. 혹시 타일이 떨어지더라도 조금은 더 안전할 수 있게 말이다.
공사 전 전체 Before 사진을 찍어둔 게 없어서, 예전에 찍은 사진 한 장 투척~ (핸드워시 홍보, 광고 아님 ㅋㅋ) 구식 세면대는 변기 뒤쪽과 죽~ 연결되어, 선반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인테리어 업체를 통한 리모델링 공사 첫날, 싱크대 철거와 함께 안방 작은 화장실 철거가 먼저 시작되었다. 양쪽으로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면 우리가 사용할 수 없는 불편함이 크다. 그래서 하나는 꼭 사용할 수 있게 텀을 두고 공사를 진행했다.
벽타일은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철거하지 않고 그 위에 덧붙이는 방식으로 한다. 손상된 경우 모두 철거할 수도 있겠지만, 손상된 부분만 철거하고 단단한 부분은 덧방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덧방하는 경우 큰 차이는 아니지만 미세하게나마 좁아지는 느낌은 있을 수 있다.
바닥 타일도 누수 현상이 없다면 그 위에 그대로 덧방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이 경우 바닥이 높아져서 욕실 슬리퍼를 문 앞에 바로 벗어두면 걸려서 문이 닫히지 않을 수 있다. 문에서 조금 떨어뜨려 욕실화를 벗어둬야 문이 닫히는데, 아빠는 새로운 습관을 들이기가 쉽지 않아 한동안 꽤 불편해하셨다.
깨끗한 새 타일이 가지런히 붙어 있는 모습은
언제 봐도 기분이가 참 좋다~
바닥엔 미끄럼 방지 타일이 깔리고~
조명도 다 철거된 상태라 이동식 전구 하나를
매달아놓고 작업하신다.
빨간색 플라스틱 도구가
타일 사이사이 간격을 유지해 주고 있다.
타일을 자세히 보면 이런 자잘한 체크무늬다. 고급스럽고 심플한 패턴이라, 엄마는 이걸 더 마음에 들어 하셨다. 양쪽 다 이걸로 했으면 좋았을 텐데, 세세하게 체크하지 않으면 뒤늦게 아쉬움이 남는 법이다. 리모델링은 참 신경 쓸 게 많다는 걸 이번에 다시 한번 배운다.
벽과 바닥 타일만 붙어도, 뭔가 공사가 거의 다 된 느낌이다. 작업하시는 중간에 방해하며 사진을 찍은 게 아니라, 작업을 안 하시는 빈 시간을 골라서 사진을 찍었다.
변기와 비데, 사각 긴다리 세면대를 설치했다. 아빠는 그전에 사용하셨던 수동 비데를 더 마음에 들어 하셨다. 자동 비데의 강도를 최고로 해도, 수동 비데만큼은 아니라고 하신다. 우리 모녀가 테스트해본 결과 충분히 강한 것 같은데?? 어디까지나 개인차가 있을 듯하다~ ㅎㅎ
기존에 있던 구식 세면대는 아래 배관이 노출된 스타일이었고, 새로 설치한 사각 긴다리 세면대는 배관을 감싸주어 디자인이 깔끔한 장점이 있다. 반면 좁은 공간에선 뒤쪽으로 머리카락 등의 이물질을 청소하기가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욕실 리모델링, 욕실 인테리어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고, 좁은 공간 청소에 어려움이 없는 젊은 층에게는 적합하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선 청소하면서 갑자기 머리를 들었을 때 세면대에 부딪히는 일이 없어야 하고, 청소가 수월한 게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 보니 이미 설치한 것은 어쩔 수 없고, 큰 화장실에는 다른 세면대를 설치하게 되었다.
욕실 수납장과 거울~
기존에 있던 욕실 수납장은 칸막이 사이에 쇠막대가 없어서 한 번씩 수건을 꺼낼 때 우르르 쏟아지는 경우가 있었다. 변기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 항상 조심했었는데, 이젠 편하게 꺼낼 수 있게 되었다.
화장실 돔천장과 밝은 조명 덕분에
분위기가 한층 더 고급스럽다~
작은 욕실 공사가 끝나고
큰 화장실 공사가 시작되었다.
원래 계획은 기존 바닥 위에 그대로 타일을 덧붙이는 것이었다. 물이 새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사 소음에 대해 (미리 다 공지하긴 했지만) 엄마가 이웃집에 양해를 구하러 가셨다. 아랫집에 내려갔을 때 갑자기 누수 얘기를 듣게 된 것이다.
아래층 화장실과 인접한 현관 천장에 조금씩 물이 새고 있었던 것이다.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라 벌써 몇 개월이 지난 상황인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말씀을 안 하신 것이다. 피해의 범위가 크든 작든 누수 문제는 조기에 꼭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
우리 집 주방 천장도 위층 누수 때문에 흠뻑 젖은 적이 있다. 즉각 위층에 알려주니, 그 집 싱크대 누수로 인해 바닥에 물이 흥건했는데 전혀 모르고 계셨던 것이다. 일찍 알려줘야 서로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위층에서 도배할 때 비용을 청구하라고 하셨지만, 그렇게 하진 않았다.
누수탐지를 위해서 업체 한곳을 급하게 불렀다. 육안으로 보는 누수탐지 비용은 출장비 5만 원, 누수탐지기를 사용하면 기본 20만 원이다. 전문가분은 누수탐지기를 사용하지 않고 욕조가 있던 자리에서 물이 샌다고 하셨다. 욕조를 들어내면 바닥에 물이 흥건할 것이라 말씀하시고, 욕조 아랫부분에만 방수처리를 하면 된다고 말씀하시곤 급하게 가버리셨다.
하지만 욕조를 들어내니 바닥이 말씀과 달리 물기가 없이 뽀송했다. 그분께 다시 전화했지만 미덥지 않은 태도에, 다른 누수탐지 업체에 다시 연락했다. 물이 새는 문제는 너무 예민한 부분이라, 확실하게 하고 넘어가야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엔 젊은 분이 오셨는데, 마찬가지로 누수탐지기는 사용하지 않으셨고 아래층에 가서 확인하고 와서 상황을 잘 설명해 주셨다. 욕조 자리 모서리 부분의 누수가 맞고, 방수 작업 시 반드시 바닥에서 연결되는 벽 일정 부분까지 올려서 해주어야 된다고 거듭 강조하셨다.
욕조 부분만 해도 될 것 같지만, 전체 2차 방수를 해주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한다. 비용과 상관없이 안전한 방수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결국 욕실 바닥을 모두 철거하고 전체 2차 방수를 하기로 결정한다. 누수탐지업체를 두 군데 불러 비용이 이중으로 들었지만, 뒤에 오신 분이 믿음직스러워서 잘한 일이다 싶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누수 문제로 인해, 급하게 업체에 연락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 지수가 급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사가 다 끝난 후가 아니라 바닥 공사 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 싶다! 엄마가 아래층에 내려가 양해를 구하신 건 이 일을 발견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
인테리어 업체에선 일정에 맞는 방수 업체를 바로 부를 수 없었다. 마침 아빠 친구분 중에 작년까지 방수 일을 하셨던 분이 계셔서 급 초빙하게 되었다. 바닥 타일을 철거하고, 1차 방수 후 충분히 건조하고 다른 날 2차 방수를 하고 건조했다. 그렇게 하여 우여곡절 끝에 안전하고 완벽하게 욕실 방수 작업을 완료했다.
바닥을 철거할 때 나온 폐기물은 인테리어 업체에서 도배할 때 폐기물과 함께 처리해 주시고, 폐기물 비용은 따로 드렸다. 무게와 부피가 제법이라 비용은 생각보다 꽤 나왔다.
그동안 새로 설치할 욕조는 계속 복도에서 대기 타고 있었다. ㅋㅋ 요즘은 욕조 없이 샤워 부스만 이용하는 집도 많겠지만, 우린 가끔 반신욕을 하기 위해서 욕조가 꼭 필요하다.
방수 작업으로 인해 미뤄진 욕실 공사는 맨 마지막 날 다시 진행되었다. 작업 중에 왔다 갔다 하실 때 신발을 신고 벗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이렇게 바닥에 박스를 깔고 작업하신다.
큰 욕실은 비데 없이 변기만 설치하고, 반다리 세면대에 배관이 노출되게 설치했다. 배관이 전혀 보이지 않는 반다리 세면대는 구조상 시공이 가능할 수도 불가할 수도 있는 듯하다.
굳이 화장실 리모델링을 하면서 이렇게 구식으로 배관이 노출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게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엄마에겐 디자인이 예쁜 것보다 청소하기 편하고 안전한 게 무엇보다 우선이다.
욕실 수납장과 코너 선반은 안방 욕실과 똑같은 것이다. 안방 화장실은 공간이 협소해서 거울 앞 유리 선반은 설치하지 않고, 큰 욕실에만 설치했다.
화장실 돔천장과 조명.
복도에서 오래 대기 탄 욕조.
기존의 구식 욕조는 좀 미끄러웠는데,
이건 미끄럼 방지가 잘 되어 있어서
샤워할 때도 참 편리하다.
엄마는 조명 설치 전 휴대폰 조명으로 이 벽타일을 보고 먼지 묻은 줄 알고 계속 닦아내셨다,;;; 이런 무늬일 줄 미리 알았다면, 다른 걸 선택했을 거라고 하신다. 사전에 기본적인 톤만 결정하고 시공할 실물 타일을 직접 본 게 아니라서 이 부분도 좀 아쉽다.
미끄럼 방지가 된 바닥 타일은,
부모님께 꼭 필요하다.
콘센트 커버가 달린 2구 콘센트,
휴지걸이와 휴대폰 선반 거치대
화장실 리모델링, 화장실 인테리어
이전 조명은 은은해서 어두운 감이 없지 않았는데, LED 조명 2개로 교체하니 정말 밝다. 거실 쪽은 환풍기와 조명 버튼을 따로 설치했고, 안방 쪽은 벽을 뚫어야 해서 그냥 스위치 하나로 조명과 환풍기가 함께 작동되게 설치했다.
주방과 마찬가지로 깨끗하고 밝고 환해진 게 무엇보다 좋았다. 물론 얼굴에 미세한 잡티까지 적나라하게 다 드러나는 게 마냥 좋기만 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ㅋㅋㅋ
너무 깨끗하고 밝아서 호텔에 온 느낌이 계속 들었다고 한다~ ㅎㅎ 집수리 과정 통틀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써서 힘들었던 화장실 리모델링이었지만, 알지 못했던 누수도 찾아서 안전하게 2차 방수 처리하고 호텔 욕실처럼 환하게 변신했으니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게다가 오래된 샤워기와 수도꼭지를 교체한 후에, (보일러는 그대로인데) 뜨거운 물이 초고속으로 잘 나오고 수압도 훨씬 강해지고 반대로 수도요금은 더 적게 나왔다. 노후된 것을 계속 사용하면 더 많은 손실을 불러와 결국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오래된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안타깝지만 앞으로는 비대면 사회가 더 익숙한 세상이 올 것이다. 재택근무, 원격근무도 더 많아질 것이니, 그만큼 집이라는 공간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노후된 곳은 빨리 수리해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게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 :)
다음 시간에는 실크벽지 도배와 강마루 바닥 시공 리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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