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의 꿈 이야기


며칠 전 꿈이다. 낯선 건물의 꽤 높은 층 안에 있다. 그곳은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바깥의 풍경이 아찔하고 멋지게 보이는 곳이다. 이곳은 미래의 한 도시 같은 느낌이다. 건물의 전면을 보진 못했지만, 느낌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건물 같았다. 


여러 사람들이 거실에 함께 있었고, 나는 걸어 다니며 이곳저곳을 구경 중이다. 방 안으로 들어가 보니 그곳은 벽면이 유리가 아니다. 창가에 블라인드는 조금만 열려있어서 방안이 어둡다. 침대와 책상 벽지를 보니 어린 남자아이의 방이다. 흑인 남자아이들 몇 명이 그 방 안에서 놀고 있다. 


그때 밖에선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도로가 경찰차로 가득하다. 나는 "Police car!!" 라고 소리치더니 거실로 나와서 밖에 경찰차가 엄청나게 많다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고 말한다. 계속 영어로 말하고 있다. 웅성거리는 그들의 말소리가 한국어로 들려오자 나는 다시 한국어로 말한다. 


내가 밖에 나가서 상황을 살피고 오겠다고 말하고, 붕 날아서 건물 밖으로 나온다. 계속 하늘을 날며 아래 세상에 무슨 일이 있는지 파악한다. 어느새 사람들이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로 낮게 내려와서 날고 있다. 


그때 엄청나게 큰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더니 공룡들이 나타난다. 그건 예전 악몽에서 주로 등장했던 공룡의 형태가 아니다. 그때는 항상 엄청나게 큰 티라노사우루스에게 쫓겼고, 살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도망 다니는 게 일상이었다. 자각몽을 통해 그것을 제대로 직시하는 순간 그 존재는 나를 공격하지도 않았고, 내가 투명인간인 것처럼 나를 스쳐 지나서 그냥 가던 길을 내달렸다. 그 이후로 공룡 꿈은 거의 꾼 적이 없다. 


2017/12/30 - [DREAM TRAVELER] - [자각몽] 문제를 직시하면, 문제는 사라진다.


이번에 나타난 공룡은 트리케라톱스와 비슷한 종류들이다. 초식공룡이고 달리는 속도도 빠르지 않아서 별로 위협적인 느낌은 없다. 다만 그들에게서 잔뜩 공포에 질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우왕좌왕하며 육중한 거구들이 여기저기서 달려오는데 부딪힐 거 같은 느낌이 아찔하고 무서웠다. 


더 높이 날아오르려고 하는데 이상하게 몸이 무겁고 더 높게 날아지지 않는다. 아등바등 거리며 그들을 겨우 피한다. '애들이 왜 이렇게 겁에 질린 걸까? 세상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나는 다시 높이 날아서 그 건물로 돌아간다. 


건물 안에서 밖을 다시 보니, 무장한 경찰, 군인들이 온 세상에 깔렸다. 그들의 모습은 SF 영화 스타워즈 제국 군, 스톰 트루퍼(Storm trooper)와 흡사하다. 여기는 미래인가? 야외에 거대한 풀장이 있었는데, 거기서 수영하던 많은 사람들을 모두 체포하고 있다. 온 세상이 아비규환이다. 


여기서 등장한 군인, 경찰을 굳이 해몽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나를 위협하는 존재는 때로는 사람, 공룡, 괴물, 보이지 않는 존재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그 대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은 내가 만든 허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무엇으로부터 왜 도망을 치고 있고, 그걸 내가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초점을 맞추어 해몽하는 것이 좋겠다.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도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자고 한다. 그들의 눈을 피해 비밀통로로 가야 한다고 말하자, 눈앞에 유리창문이 한 칸 없어지고 둥그런 원통형의 입구가 나타난다. 어떻게 보면 놀이기구 같기도 하고, 사람몸이 들어갈만한 크기의 거대한 주름 빨대 모양이다. 


저 원통의 끝은 1층의 바닥에 맞닿아 있다.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아찔하기도 하다. 사람들이 먼저 타고 내려가고, 순식간에 밖으로 모두 빠져나간다. 어느새 내 차례가 되었다. 그런데 순간 그 원통이 너무 좁아 보인다. 분명 사람들이 수월하게 타고 내려간 것을 눈으로 확인했는데, 어느새 입구가 좁아져 있다. 



난 손으로 그 입구를 늘려보고 내 몸이 들어갈지 확인한다. 아무래도 내려가다가 골반에 끼일 것 같다. 난 좁은 입구로는 들어갈 수가 없다. 이 좁은 구멍에 대한 꿈도 내 꿈의 단골 소재다. 이것도 몇 년 동안 꾸지 않았는데 정말 오랜만에 다시 꾼다. 


사람이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구멍으로 모두들 아무렇지 않게 다 들어가고, 나만 들어가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꿈. 일이 뜻대로 잘 풀리지 않을 때 남들은 다 잘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왜 나만 안되는 걸까 하는 생각, 책임감, 부담감, 답답함, 강박증, 혹은 불가능한 것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과 불안 등이 찾아올 때 이런 유형의 꿈을 꾸곤 한다. 


2018/01/01 - [DREAM TRAVELER] - #쌍둥이영혼 #외계인 #폐소공포증 #피 꿈


사람들은 내가 내려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는 사람들 때문에라도 난 얼른 내려가야 하는데, 내려가다가 통의 중간에 끼어서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못하는 답답하고 숨 막히는 상황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왜 날아다니는 걸 밥 먹듯 하면서 이럴 땐 자꾸 잊어버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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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꺼운 옷을 입고 크로스백을 3개나 메고 있다. 우선 가방 3개를 벗어서 그 원통에 넣어서 먼저 보낸다. 그리고 두꺼운 겉옷을 벗는다. 그리고 원통의 입구를 손으로 잡았는데 이건 아무래도 내 몸이 들어갈 수가 없다. 


그때 나보다 체격이 크고 통통한 여자분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크기라고 말한다. 나는 그녀에게 그럼 당신이 먼저 들어가 보라고 말한다. 나보다 체격이 큰 사람이 통과하는 걸 보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입구에 들어가서 아주 널찍한 공간을 마음껏 누비며 바닥으로 내려간다. 


내가 말하길, 그녀는 얼핏 보기엔 나보다 더 통통해 보였지만, 아마도 뼈대는 나보다 가는 편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어쨌든 나도 내려가야 한다. 그렇게 구멍으로 발을 넣으려고 하는데.. 그 원통에서 눈을 돌려 바로 옆을 보니 1층의 바닥이 매우 가까워 보인다. 뭐지? 



나는 창문에서 폴짝하고 그대로 뛰어내린다. 이건 뭐 1층 창문에서 1층 바닥으로 뛰어내린 수준이다.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지금 이걸로 이렇게 힘들어한 거야? 너무 어이없고 쉽게 문제는 해결된다. 시선을 조금만 돌려도 문제가 너무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이 꿈의 키포인트다. 


1층으로 내려와서 먼저 내려보낸 가방을 찾으러 간다. 건물 뒤쪽으로 돌아서 주차장으로 가니 거긴 마치 스탠딩 공연을 위한 물품보관소처럼 수많은 가방들이 네임텍을 달고 줄지어 놓여있다. '무슨 가방들이 이렇게 많아?' 하면서 나는 내 가방을 찾아서 들고 나온다. 


일반적인 해몽에서 많은 가방을 보는 것은, 현재의 여러 가지 고민, 걱정거리들이 사라지고 일이 잘 풀리는 길몽이라고 한다. 가방에 짐을 싸는 꿈도 오랫동안 힘들었던 문제들이 해결되는 좋은 꿈이라고 풀이한다. 반면에 가방을 잃어버리는 꿈해몽은 좋지 않게 풀이하고 있다. 



아무래도 가방을 잃어버리면 그것을 찾아 헤매고 걱정을 하게 될 것이다. 꿈의 상황과 내가 느낀 감정이 꿈 해석에서는 중요할 것이다. 낡아빠진 가방을 잃어버려서 차라리 속이 시원하고, 새 가방을 사서 기분이 좋아지는 꿈을 꿨다면 그것은 길몽이 아니겠는가? 


"한번 꾼 꿈은 해석하지 마라." 라는 말이 있다. 반복적인 패턴으로 꾸는 꿈은 반드시 확실한 의미가 있지만, 한번 꾼 꿈에 대해서는 굳이 모든 의미를 부여해서 해석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그것이 개꿈이라는 것은 아니다. 꿈에서 개꿈이란 없다고 한다. 다만 개별적인 꿈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미미하고, 그 의미가 신속하게 밝혀지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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