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 책 리뷰 책 추천은 베스트셀러, 추천 도서 [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_ 정신분석 전문의 성유미 지음 ] 입니다.
올해 3월에 출판된 따끈따끈한 책이라 유튜브나 여러 곳에서 이 책을 소개하는 걸 많이 보셨을 거예요. 책 표지에는 "친구가 친구가 아니었음을 깨달은 당신을 위한 관계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있습니다.
친구가 친구가 아니었음을 깨달은 순간이 있었나요? 살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하게 되는 시기가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20대~30대 초반에 특히 그런 고민들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맘때는 모든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그 관계를 끝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인맥을 넓히고, 유지하고, 미련하게 술자리에서 주는 술은 다 받아 마시고, 좀 불편한 관계라도 최선을 다해 그 관계를 유지하자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대하든 그 사람과 똑같은 수준이 되지 말고, 누구에게나 진정성을 가지고 대하자는 마음이었어요.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 '이용당했다'라는 말의 의미?
그런데 지금은? 그 시간을 지나고 오니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들였던 많은 노력들이 상당 부분은 참 부질없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도 관계에서 배려와 노력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남을 사람은 남고 떠날 사람은 떠난다는 단순한 진리가 더 와닿는다는 사실이죠.
이 책에서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이 바로 목차입니다. 목차만 봐도 흥미진진한 내용이 기대되고, 읽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네요^^ 역시! 책은 내용이 가장 중요하지만, 책 표지, 제목과 목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저자의 글
프롤로그 ‘이용당했다’는 말에 관하여
1부 이제는 너에게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다
1장. 그들은 태초부터 관계에는 관심이 없었다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선배가 있어요 _‘이용’과 ‘호의’의 차이
마음이 불편하다면 당신은 착한 것이 아니다 _초자아의 처벌
더 이상 너의 들러리로 살고 싶지 않아 _악성 자기애를 가진 그들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자기중심적인 것은 다르다 _욕구가 자아에 앞설 때
(한 번 더 생각하기) ‘나’는 없고 ‘욕구’만 남았다
나는 너의 2시간짜리 영화가 아니다 _헷갈리지 마세요, 호구의 정의
나는 너에게 너일까, 그것일까? _관계의 성격을 알아차리는 연습
2장. 관계에 속은 것과 배신당한 것은 다르다
돈 가는 데 마음 가고, 마음 가는 데 돈이 간다 _비용의 한계치
경조사비 문제는 신도 해결하지 못한다 _돈은 관계의 바로미터
언제까지 상대에게 맞춰주기만 할 텐가 _잘못된 관계가 반복되는 이유
나쁜 사람을 물리치는 몇 가지 방법 _다섯 사람의 법칙
처음부터 우리는 친구가 아니었을지 몰라 _배신은 없었다, 관계에 대한 착각
너와 나의 애정의 크기가 이토록 다름을 알았을 때 _쌍방향의 의미
미움받을 용기, 그다음에 우리가 알아야 할 것 _다시 사랑할 용기에 대하여
3장. 그들은 가까운 순서대로 이용한다
본래 가족이 더 이기적이다 _수용할 것과 거부할 것
헌신 모드는 이제 끄겠습니다 _희생의 마감시한
(한 번 더 생각하기) 가족일수록 더욱 의도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빨간 머리 앤과 다이애나는 없다 _모태 친구에 대한 환상
가까운 친구의 성공이 나는 불편하다 _질투의 파괴본능에서 살아남기
나에게 잘해줬으니 그만큼 분노를 받아줘야 할까 _감정의 채무관계
(한 번 더 생각하기) 나쁜 사람은 보내고 좋은 사람은 남기는 몇 가지 기준
2부 그와 그녀의 분노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
1장. 싫은 건 싫다고, 아닌 건 아니라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손익계산서가 있다 _물적 자원과 심적 자원의 교환
주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다, 엄마조차도 _손해에 둔감한 사람
어쩌면 당신에겐 뒤끝이 필요한지도 몰라요 _‘감정 조절’의 진짜 의미
분노를 느끼지 못하는 것도 병이다 _어쩌면 당신도 감정 난독증
누구도 나를 속물이라 비난할 수 없다 _정신분석에서 말하는 결혼의 요건
잘난 척도 하면서 살아야 숨통이 트인다 _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
우습게 행동했더니 진짜 우스워지더라고요 _어렵게 보이는 것도 전략
2장. 다시 만날 것처럼 손을 놓아라
지금이 좋은 때가 아니면 비껴 지나가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_아직인 나, 벌써인 너
‘어쩔 수 없이’는 실패를 덮는 이불이다 _YES or YES
나는 너의 공감 주유소가 아니다 _공감 착취에 대항하기
알아버렸다, 내가 너의 감정 쓰레기통이라는 걸 _공격의 다른 이름
나쁜 감정도 내 것이고 불편한 마음도 내 것이다 _감정 객관화하기
내가 요구하지 않으면 상대가 가져간다 _관계를 지키며 할 말 다 하는 연습
만나는 법보다 헤어지는 법이 더 어렵다 _좋은 이별의 정의
그 어떤 순간에도 최우선은 나여야 한다 _엇갈린 관계 바로잡기
다시 만날 것처럼 손을 놓아라 _이별이 아닌 휴식
(한 번 더 생각하기) 관계에 관한 몇 가지 Q&A
에필로그 우리는 서로에게 꽃이 되기도 하고 필요가 되기도 한다
관계 철학자라 불리는 마르틴 부버(Martin Buber)는 내가 타자를 택하거나 내가 타자에게 택하여짐이 만남이라고 정의했다. 택함과 택하여짐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만남이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관계에 대한 중요한 통찰이 있다.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이 상대를 택한 것만 본다. 하지만 이건 반쪽짜리 생각에 불과하다. 자신 역시 상대에게 택하여진 존재다. 이런 '택하여짐'을 이해해야만 '왜 상대가 나에게 집착하고 왜 나를 이용하려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p.10~11)
만남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처음에 누군가가 먼저 능동적으로 다가갔을 것이고, 누군가는 수동적으로 받아주었을 것입니다. "저 사람이 적극적으로 다가와서, 어쩌다 보니 친해지게 됐어."라는 경우가 있을 텐데요. 그 사람이 나를 택하고, 나는 택하여진 것이죠.
그와 동시에 내게도 선택권이 있습니다. 다가온 그 사람을 택할 것인지 말 것인지 말이죠. 그렇게 동시에 서로 택함과 택하여짐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내가 그 사람을 선택한 이유, 만남을 유지하는 이유가 있듯이 상대방 역시 이유가 있을 텐데요. 그 이유가 서로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은 왜 내게 집착하고, 필요할 때만 이용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까요? 그 사람은 왜 나를 필요로 할까요? 내게서 무엇을 채우려고 하는지, 그리고 나는 그것을 줄 수 있는지? 주고 싶은지? 주었을 때 내 기분은 어떤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어쩌면 나 또한 너를 이용해왔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 하나를 던진다. 이용하고 이용당하고, 어느 누가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러저러한 이유에서 모든 사람은 타인을 필요로 한다. 의식을 하든 못하든 우리는 타인을 이용한다.
실상 지금껏 그래왔을 것이다. 중요한 건, 이런 나의 속성을 수면 위로 떠올리는 것이다.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반대로 '누군가가 나를 이용했을 때' 그 즉시 상대를 단죄하지 않고, 제대로 관계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 (p.12)
'이용의 문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다음의 중요한 인식을 놓치면서부터 시작된다. 인격성의 인식 : (내가 필요해서 이용하려는) 그 타인은 나와 같은 인격을 가진 한 사람이다. (p.13)
"나는 늘 당해왔어. 나는 피해자야."라는 피해 의식에 갇혀 있으면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공정한 관계에 영원히 다가갈 수 없다. 사람과의 관계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상처 입은 경험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
내가 늘 피해자가 아닐 수 있다는 점, 나 또한 상대에게 필요한 것을 얻어왔고 그를 이용해왔을지도 모른다는 점, 그 일말의 여지를 열어놓고 관계의 그래프를 다시 그려보길 바란다. (p.14)
내가 늘 피해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 나 역시 필요할 때 누군가를 이용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처럼 자신과 타인에게 적용하는 기준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내가 하는 건 이용이 아닌데, 남이 하는 건 이용처럼 느껴지거든요.
물론 일방적으로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관계도 분명 있을 거예요. 최소한 내가 상대방의 필요에 3번을 응해줬으면, 내가 필요할 때 상대방은 최소한 1번은 응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만일 상대방이 필요할 때 나는 응해줬는데 상대방은 내 필요에 번번이 거절을 한다면 그 관계는 유지되기 어렵겠죠.
관계라는 것이 어쩔 수 없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만나고, 그렇게 서로 충족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필요나 이용이라는 표현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그보다 더 정확한 표현도 없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대화 속에서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것 역시도 필요와 충족이 이루어지는 과정이죠.
그런데 그게 한쪽만 충족되고 한쪽은 전혀 충족되지 않으면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주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고서는 우린 모두 서로가 서로를 필요할 때 어느 정도는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우선일 듯합니다. 그런 마인드를 우선 베이스에 장착하면 관계에서 오는 피해 의식에서 우선 한 발짝 물러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책의 목차와 앞 부분 p.10~14쪽의 내용을 살펴봤는데요. 관계에서 이용이란 필요불가결한 요소이고, 우린 알게 모르게 서로를 이용하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적절히 균형 잡힌 이용이 아닌, 일방적으로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다루고 있는데요.
공감할만한 내용이 많아서 술술~잘 읽히는 책 중에 하나였어요.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는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 무엇보다 그 관계 속에서 나를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어요.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과 고민, 상처가 많은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책 리뷰를 한편의 글로 요약정리하여 마무리하는 것도 재주라고 생각하는데, 전 그런 재주는 없나 봅니다^^;; 썼다 하면 글은 길어지고, 좀 더 이야기하고 싶어지네요~ 나누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다음 시간에 이어서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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