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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성장/DREAM TRAVELER

부성애 결핍의 내면아이, 내가 아이가 되는 꿈

by 앨리Son 2021. 11. 6.

 

부모라고 해서 모두 모성애, 부성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성애보단 부성애의 결핍을 더 많이 느끼고 자랐을 것이다. 부성애 결핍의 내면아이를 만나는 내가 아이가 되는 꿈 이야기 사례를 소개한다. 그리고 꿈 분석을 통해 꿈에 투사된 심리를 알아보자. 

 

"부성애 결핍"은 단순히 자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가 있을 것이다.

 

아버지가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강압적이거나, 반대로 남보다 못할 정도로 무심하다거나, 철없고 지나치게 이기적이거나, 경제활동 의지가 없거나, 불륜, 알코올 중독, 도박 중독, 폭력과 폭언 등 가정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아빠와-딸이-잔디에-엎드려-다정하게-비눗방울-놀이를-하는-모습-섬네일
아빠-아버지-딸-소녀-비눗방울

 

 

나는 독립적인 성격이라 어떠한 결핍이 있어도 스스로 채우고 타인에게 의지하거나 의존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타고난 모성애는 강한 편이라 나이를 불문하고 다른 사람들이 오히려 내게 의지하고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의식에 깊이 자리한 부성애 결핍의 내면아이는 종종 꿈에서 발현되곤 한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는 현재의 모습인데, 나만 아이가 되어 그 사람에게 사랑받는 꿈이다.

 

좋아하는 남자는 때에 따라 바뀐다. 사랑하는 사람, 썸 타는 사람, 지인, 연예인, 작가, 영화나 드라마의 캐릭터 등 그때그때 가장 좋아하는 남자의 모습으로 나온다. 올해 3월에 꾼 꿈 역시 남자는 좋아하는 연예인의 모습이었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매 관계로 나왔다.

 

 

내가 아이가 되는 꿈 이야기 사례 소개

 

2021. 03. 23.  화


우린 도시 중심가에선 제법 떨어진 숲 속 대저택에 살고 있다. 이혼을 했는지 돌아가셨는지 아빠는 없으며, 엄마와 육 남매가 함께 살고 있다. 첫째는 오빠, 그다음 세 명의 언니, 그다음이 나(여자), 막내 여동생 이렇게 육 남매다.

 

첫째인 오빠는 23살, 둘째인 언니는 막 스무 살이 되었고, 셋째와 넷째인 언니는 학생, 나와 막내는 아직 미취학 아동으로 7살, 5살 정도 된 것 같다. 아무래도 첫째인 오빠가 엄마와 함께 가장 역할을 맡고 있다. 

 

전면이 통유리로 된 숲 속의 대저택은 아주 넓고 웅장하고 멋있다. 집도 넓고 방도 많으니 내방 1개의 개념이 아니라, 누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오빠와 큰언니에게 시간을 정해놓고 집안의 한 장소에서 만나자고 제안하는데, 두 사람은 다른 심각한 대화를 하느라 내 얘기에 집중하지 못한다. 오빠는 언니와 얘기하면서 내 머리를 쓰담 쓰담하며 헝클어뜨린다. 7살 꼬맹이의 얘기는 공기 중으로 날아가버린다.

 

도대체 오빠와 큰언니는 무슨 얘기를 하는 걸까? 두 사람은 어른 세계에 살고 있고, 동생과 나는 아이 세계에 살고 있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선이 느껴진다.

 

내 얘기에 집중하지 않는 게 서운했지만, 오빠의 손길이 좋아서 무릎에 기댄다. 만져 달라고 인간의 손길을 요구하는 강아지처럼 말이다. 햇살 따뜻한 오후 소파에서 쓰담쓰담 따뜻한 손길을 받으며 오빠의 무릎에서 고양이처럼 잠든다.

 

어느 날 엄마와 오빠, 막내와 함께 놀이공원에 갔는데 서커스 하는 거대한 천막이 있다. 입구에는 거대한 거인이 지키고 서 있다. 작은 나에게 온 세상은 너무 신기하게 보인다. 

 

 

엄마는 막내를 데리고 있고, 나는 오빠와 손잡고 걷고 있다. 서커스 천막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을 때는 사람들이 많아서 오빠가 나를 안아 올린다. 오빠의 목을 끌어안고 품에 안겨 있으니 세상 포근하고 따뜻하다. 오빠는 23살, 나는 7살 우린 16살 차이의 남매다. 그렇게 나는 오빠에게서 부성애를 느낀다.

 

그렇게 자리를 잡고 서커스를 한참 재밌게 구경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자 날이 쌀쌀해져서 막내가 춥다고 한다. 차에 둔 담요를 가지러 오빠가 잠시 밖으로 나간다. 시간은 지나도 오빠는 돌아오지 않고, 이 안은 불안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모두 소리 지르며 이곳을 빠져나오고, 결국 천막은 폭삭 무너져 내린다. 엄마는 울고 있는 막내를 안아서 달래고 있고, 나는 휴대폰으로 오빠에게 전화를 한다. 오빠가 전화를 받았는데, 누군가가 휴대폰을 낚아채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고 이내 전화는 끊기고 다시 연결되지 않는다.

 

나는 그에게 무슨 일이 있을까 봐, 그를 잃게 될까 봐 두려움과 불안에 떨다가 꿈에서 깬다.

 

 

꿈을 통해 존재를 인정받으려 하는 억압된 부성애 결핍의 내면아이

 

이런 비슷한 꿈을 주기적으로 꾼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내가 아이가 되는 꿈이 처음엔 전혀 달갑지가 않았지만 반복되는 꿈속에서 깨달았다. 현실에서 남녀 역할 구분 없이 모든 걸 주도적으로 스스로 해결하다 보니, 남자에게 의지하거나 의존하고 싶은 마음이 내겐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어릴 때부터 살아남기 위해(?) 그렇게 스스로 훈련하고 단련했을 뿐, 부성애 결핍의 내면 아이는 무의식 깊이 여전히 살아가고 있었다. 지금도 스스로를 지키고 보호하며 잘 살고 있지만, 아이를 케어하듯 보호하고 지켜주려는 남자의 행동을 무의식 중에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면도를 하지 않아 살짝 까칠하게 수염이 자란 남자를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 역시 부성애와 관련이 깊다. 어렸을 때, 한 다섯 살쯤 되었을까. 술을 좋아하는 아빠는 그날도 취해서 밤늦게 들어와 자고 있던 식구들을 모조리 깨웠다. 자다가 강제로 깨워진 나는 얼마나 짜증이 났겠는가!

 

하지만 아빠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다 금방 깬 내 보드랍고 여린 얼굴에 술냄새를 풍기며 까칠하고 따가운 수염이 있는 아빠의 얼굴을 부비부비 하며 뽀뽀를 해댔다. 나는 따갑고 아프다고 칭얼댔지만 아빠의 그 거친 사랑 표현이 물론 싫지 않았다. 그래서 찡찡대면서도 꺄르륵 웃고 있었다. 

 

 

기분 나쁘게 취한 날이 아니라, 기분 좋게 취한 날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오랜 추억 속 그 장면은 항상 아빠의 사랑을 느끼게 해 준다. 그래서인지 까칠한 수염=부성애=사랑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까칠한 수염은 닿았을 때 따갑고, 어울리지 않는 사람에겐 그저 지저분하고 초췌해 보일 뿐인데 말이다.

 

모성애 결핍이든 부성애 결핍이든 결핍된 것을 타인에게서 채우려 하면 건강한 관계가 지속될 수 없다. 다만 모성애, 부성애가 충만한 사람이 부족한 사람과 정서적 교감을 잘 나눈다면 균형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 역시 모성애, 부성애가 결핍된 불쌍하고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가진 나약한 존재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엄마와 나는 모성애가 강하다. 아마 아빠로 인해 더 많은 모성애를 끌어내며 살지 않았을까? 삐뚤고 상처 많은 자식이 내게 어떤 말과 행동을 할지라도, 결국 사랑으로 감싸야하는 엄마라는 숙명.

 

다른 의미에서 아빠는 우리의 영적 스승 인지도 모른다. 물론 엄마가 이 말을 듣는다면 쉬이 수긍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ㅎㅎ

 

 

마무리

 

꿈에서든 현실에서든 내면 아이의 감정을 발견하면 무시하고 외면하고 억압하지 말고, 그 내면아이의 감정을 잘 들어주고 충분히 느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 자신보다 나를 더 잘 이해해줄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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