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에 아로니아가 한참 동안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어요. 특유의 떫고 쓴 맛 때문에 다른 과일과 함께 갈아서 마시곤 했었는데요. 양이 많아서 지인들과 나누기도 했지만, 그래도 남아서 냉동실 자리를 계속 비좁게 하더라고요.
아무리 건강에 좋은 슈퍼푸드라도 손이 잘 안 가면 소용이 없으니, 이참에 잼 만들기로 냉장고 정리를 해봤습니다. 사실 이렇게 천대받을 과일이 아닌데 말이죠. 생으로 갈아 마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고, 가열하여 끓이는 방법은 영양소 파괴가 되니 덜 건강하지만 맛있는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ㅎㅎ
아로니아(aronia)는 생으로 먹으면 특유의 쓰고 떫고 신맛 때문에 숨 막히고 질식할 지경이라(choke) 하여 초크베리(chokeberry)라는 이름으로 불려집니다. 또한 유럽 왕족들이 즐겨 먹어 킹스베리(King's berry), 베리의 제왕이라는 이름도 있고요. 시력 개선에 도움이 되어 천연 눈 영양제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아로니아잼만들기
복숭아 레몬 추가한
수제잼 만드는 법
아로니아 효능은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지만 그중에서도 안토시아닌(anthocyanin)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 노화방지에 도움이 됩니다. 산소가 많이 생성되어 산화작용을 일으키는 활성산소로 인해 몸속 세포가 노화되는데, 이 안토시아닌 성분은 그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줍니다.
생김새가 비슷한 블루베리는 생으로 먹기에도 맛이 좋아서 인기가 더 많지만, 안토시아닌 성분은 초크베리에 4배가 더 많고 복분자보다는 20배나 더 많다고 합니다. 종류는 블랙 초크베리, 레드 초크베리, 퍼플 초크베리가 있습니다. 블랙초크베리를 이용해서 잼 만들기를 해볼게요~
재료 : 아로니아, 복숭아, 설탕 (과일 중량의 50~100%), 레몬 1개 |
마침 집에 복숭아가 많이 있어서 사용했지만, 사과를 넣어도 맛있다고 해요. 새콤달콤한 맛을 더해줄 수 있는 과일을 추가하면 설탕 양을 줄일 수 있고 떫고 신맛을 중화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천도복숭아도 있어서 함께 넣었고요. 가족들이 과일을 좋아해서 복숭아가 무를 정도로 남아도는 일은 없는데, 이건 아빠 지인분 과일 농사하시는 분들께 상품가치는 조금 떨어지지만 먹기에는 충분한 복숭아를 다량으로 얻은 거예요.
사놓은 과일을 먼저 먹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물러서 아로니아잼만들기로 싹 다 처리해버립니다!! 다음엔 새콤달콤한 복숭아 잼 만들기도 해 봐야겠어요~
껍질을 다 깎아서 잘게 썬 복숭아와 식초로 깨끗하게 세척한 블랙초크베리를 큰 냄비에 담았어요. 과일과 설탕 비율이 보통 1:1인데, 굳이 설탕을 그렇게 많이 넣을 필요는 없겠더라고요. 과일 중량의 50~100% 사이에서 적당히 넣으시면 됩니다.
과일 무게가 1kg이라면 설탕은 500~600g 정도 먼저 넣어보고, 끓이다가 조금 더 추가해도 되고요. 단맛을 내는 과일이 많이 들어간다면 설탕 양은 최소한으로 해도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단맛을 조절할 수 있는 게 수제잼 만들기의 장점이죠.
입자를 곱게 하고 끓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갈아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너무 곱고 부드러운 질감보다 적당하게 덩어리가 씹히면서 꾸덕한 질감을 원해서 미리 갈진 않았어요.
강불 ▶ 중불 ▶ 약불로 불 조절해 가면서 잘 저어줍니다. 처음 강불로 시작해서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추고, 그다음은 약불로 낮춰서 천천히 잘 저어주세요.
레몬즙을 약 2큰술 정도 넣거나 레몬을 깨끗하게 세척한 후 껍질째 갈아서 넣어도 되는데요. 레몬을 넣는 이유는 펙틴이란 성분이 질감을 걸쭉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방부제 역할도 해주고, 상큼한 향이 더해져 더 맛있기도 하고요.
냉장고에 레몬소금장(편스토랑 배우 심지호 님) 만들어 놓은 게 있어서 1큰술 조금 안 되게 넣었어요. 레몬을 소금에 절여서 숙성해서 갈아놓은 거라서 향도 강하고 짠맛도 있어서 많이 넣지 않았어요. 근데 이게 정말 신의 한 수더라고요~!! 많이도 안 넣었는데 풍미가 확 살아서 아주 고급진 맛이 났어요.
쨈을 담을 유리병 열탕소독은 미리 해주었고요. 입구가 넓은 냄비나 웍에 물을 자작하게 붓고 유리용기를 엎어서 끓이다가 기포가 발생하면 끄고 꺼내서 잘 말려주면 됩니다. (뚜껑도 함께 끓여요.)
입자가 적당히 살아있고 꾸덕한 아로니아 잼 만들기 완성되었어요!! 입자가 탱글 거려 보이지만, 먹으면 부드럽게 뭉개지는 정도의 질감이에요. 주로 딸기잼을 사 먹거나 몇 년에 한 번 정도 만들어 먹었는데, 이렇게 꾸덕한 질감은 처음이라 참 만족스러운 맛이었어요~!!
신기하게 유리용기 한통에 딱 맞게 차는 양이었어요. 냉장 보관하면 덩어리가 굳어서 더 꾸덕해지는데, 먹기 전에 상온에 미리 꺼내 두면 금방 부드러워지더라고요. 빵에 발라먹거나 무가당 요거트에 견과류와 함께 넣어서 먹으면 아침 식사 대용으로도 좋아요~
설탕 양은 줄이고 푹 물러서 당도가 높은 복숭아의 단맛과 레몬소금장의 상큼함이 더해져서, 빵에 듬뿍 발라 먹어도 많이 달지는 않아요. 살짝살짝 씹히는 덩어리가 있어서 더 맛있고요~
집에 있는 간단한 재료로 토스트 샌드위치도 만들어봤어요. 마침 삶은 계란이 있어서 슬라이스 해서 소금 간 해주고, 상추와 아로니아쨈만 넣고 다른 소스는 넣지 않았어요.
아로니아쨈 아낌없이 발라주고요~
슬라이스 해서 소금 간한
삶은 계란 올리고,
상추도 듬뿍~
친환경 때문에
비닐랩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엄마 먹기 편하시라고
오랜만에 싸 봤어요.
반 잘라보니 내용물은 별 거 없지만, 먹음직스러워 보이네요~ 쨈 만들 때 레몬은 생략해도 되지만, 넣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특히 레몬 소금장을 넣었을 때 그 풍미가 더욱 살아나서 놀라웠어요. 레몬소금장 만들 때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나중에 다시 만들게 되면 공유하겠습니다. 검색하면 많이 나오니까 참고하세요~
여기까지 아로니아잼만들기, 복숭아 레몬 추가한 수제잼 만드는 법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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